보수화의 바람이 뒤덮은 제 18대 국회의원선거가 끝났다. 20여명의 농업계인사들이 출마를 위해 공천을 신청했으나 대부분 공천을 받지 못해 정치의 높은 문턱을 실감해야 했다. 선거에서도 농업계 출마자들은 농민의원인 민노당의 강기갑 의원의 당선을 제외하고 기존 정치의 벽을 넘지 못했다.

설상가상으로 KBS의 이번 선거의 성향분석에 따르면 이번 18대에서는 40여명의 당선자가 한·미FTA를 반대하는 입장을 표명한 반면 국회정원의 절반이 넘는 180여명의 당선자가 찬성하는 입장인 것으로 분석, 개원 후 조속한 한·미FTA의 비준이 추진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를 반대하는 농업계의 입장에서는 농업의 기반을 송두리째 흔들 한·미FTA의 비준 저지에 빨간불이 커진 것이다.

우리는 18대 국회의원 당선자에게 요구한다. 첫째로 약속을 지키라는 것이다. 이 약속은 이명박 대통령이 선거공약으로 외친 한·미FTA 비준과 관련해서 공약한 ‘선대책후비준’을 말한다. 정치가 약속의 이행을 통해서 이뤄지지만 만일 이것이 지켜지지 않으면 유권자의 준엄한 심판이 기다린다는 사실을 인식해야 할 것이다. 둘째는 법을 지키라는 것이다. 지난해 국회는 법적요건을 갖추고 한·미FTA와 관련해서 국정조사를 요구한 바 있다. 그러나 국회는 지금까지 이를 이행하지 않고 있다.

농업계는 지금까지 개방을 인정하지 않은 것은 아니다. 다만 우리의 모든 법과 제도가 무력화되는 내용을 담은 것이나 몇 년안에 모든 관세를 철폐하거나 긴박한 시기에 필요한 긴급특별관세 마저 철폐하는 등의 내용을 담은 협정 자체에 문제를 삼는 것이다. 우리는 당선자들에게 국가의 장래를 좌우하는 이와 같은 상기한 내용을 반드시 숙지하고 지켜줄 것을 요구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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