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희 중앙대 산업경제학과 교수

최근 쥐머리 새우깡과 칼날 참치캔 등 일련의 식품안전 사고가 사회적인 파문과 함께 세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식품안전 사고는 2004년 불량 만두소 파동과 2005년 김치의 기생충알 검출로 일어난 김치파동, 중국산 장어 말라카이드 검출, 2006년 학교급식 식중독 사고에 이어 끊임없이 이어지고 있다. 이러한 식품안전 사고는 소비자에게 뿐만 아니라 식품산업계에도 큰 위협이 될 것이다.

안전관리 소홀시 산업기반 위태

소득수준이 높아지면서 ‘웰빙’에 대한 관심과 수요가 높아지고 있는 오늘날 식품안전 사고는 식품소비의 위축을 가져올 것이고 나아가, 식품산업의 구조적 변화까지 초래할 것으로 보인다. 식품안전성에 관한 높은 관심은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인 현상이라 할 수 있다. 최근 국제적으로도 식품안전과 관련한 무역 분쟁이 증대하고 있는데, 최근에 발생한 미국의 중국 불량식품에 대한 제재 논란과 일본의 중국산 농약만두 파문에 따른 국가간 갈등 등이 그 예이다.

식품의 안전성을 소홀히 다룬 결과가 생산자에게나 유통업체에 얼마나 큰 타격을 주는지는 많은 사례가 있다. 미국 뉴욕 인근 사과농장에서 사과생산에 발암물질 성장촉진제가 사용된 것이 알려진 후 84∼89년 동안 New York City-Netwark(N.J.) 시장의 사과매출이 30% 하락하였다고 한다. 또한 96년 영국에서도 광우병 발생으로 소고기 관련제품 매출 40%가 하락한 것으로 알려졌다.

생산이력시스템 도입·관리 필수

일본의 식품안전 사고 사례의 하나로는 2000년대 초에 발생한 유키지루시(雪印)유업의 집단 식중독 사건과 니폰(日本)햄의 원산지 허위표시사건이 대표적이다. 유키지루시 오사카(大阪)공장이 생산한 저지방우유가 유통과정에서 변질돼 집단 식중독을 일으킨 이른바 ‘유키지루시 사건’은 회사측의 고의가 아니었음에도 불구하고 이 사건으로 일본의 대표적 유가공업체인 유키지루시는 파산직전에 이를 정도의 큰 타격을 받았다.

이러한 식품 안전사고는 사후관리보다는 사전예방이 보다 중요하다. 식품안전사고의 예방을 위한 노력의 하나가 생산이력시스템을 통한 안전관리이다. 생산이력시스템(Traceability System)이란, 정보통신기술을 이용한 상품의 추적관리이며 식품의 경우, 식품원료의 생산, 식품의 생산에서부터 중간가공 및 유통과정을 거쳐 소비자에 이르기까지 식품에 관한 정보를 추적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말한다.

생산이력시스템의 의의는 위험관리기능의 제고와 제품의 식별정보 제공이라 할 수 있으며 경로의 투명성 확보, 목표를 정한 정확한 제품의 회수, 표시 입증성 제고, 정확한 제품정보의 소비자 제공 등에 그 목적을 두고 있다. 이러한 안전관리시스템의 성공을 위해서는 이력정보의 표준화, 이력정보의 수집과 이력인증 등의 관리체계가 전제조건이 될 것이다.

그리고 식품유통에서의 안전성을 위해서는 콜드체인시스템의 확대와 HACCP의 강화 및 SCM 구축 등의 노력도 필요하다. 식품업계에서는 국가 차원의 안전성 기준에만 의존할 것이 아니라 보다 능동적인 자세로 한 차원 높은 자체적 안전관리를 통해 소비자의 신뢰를 얻을 수 있어야 한다.

안전성 높여야 국제 경쟁력 제고

또한 정부는 식품유통의 안전성체계 구축을 위한 기반조성에 노력을 아끼지 말아야 한다.

이는 국민에게 안전한 식품을 제공할 뿐 아니라 글로벌 경쟁시대의 우리 식품산업 경쟁력을 높이는데 필요한 것이다. 개방화 시대에 있어서 품질력과 안전성을 갖춘 식품을 생산하고 유통시키는 능력이 바로 식품산업의 글로벌 경쟁력임을 명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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