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광운 농업부 기자

최원병 농협중앙회장이 최근 농민단체장 간담회에서 수입농산물 취급 필요성을 제기. 이유는 간단하다. 농협이 국산 농산물만 취급하는 반면 일반 대형 할인점들은 다양한 수입농산물을 취급하고 있어 농협을 찾던 소비자들이 그곳으로 떠난다는 것이다.

소비자들은 한 곳에서 모든 상품을 구매하는 ‘원스톱 쇼핑’을 원하는데 농협은 거기에 맞추지 못해 갈수록 경쟁력이 약화된다는 논리다. 소비자들이 외면하면 결국 농협의 피해이자 농민 조합원들의 피해로 귀결되므로 농협도 수입 농산물로 구색을 갖춰 소비자들을 유치할 수 있어야 한다는 주장으로 이어진다.

하지만 이를 받아들이는 농민들은 ‘농협 너마저’라는 정서가 팽배하다. 지난해 국회 국정감사에서도 의원들은 농협매장의 수입농산물 취급과 자회사의 쇠고기 수입 판매에 대해 협동조합 본분을 망각한 처사라고 비판했다. 더욱 중요한 것은 농협이 경제사업활성화를 위해 2015년까지 산지·소비지에 13조원을 투자하고 대형매장 설립을 추진하는 이유도 농협의 본령인 ‘조합원이 생산한 농산물을 제대로 팔아주기 위한 것’이다. 지난해 장기순이익중 7000억원을 사내유보로 적립한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또한 농협이 수입농산물을 취급한다고 해서 국산 농산물의 소비지 유통이 해결된다는 보장도 없다. 농협의 현행 소비지유통 점유율은 7%에 그친다. 이를 2015년 목표인 15%까지 높이기 위해서는 일반매장과 다른 차별화된 전략으로 접근하는 지혜가 요구된다. 농협의 취급상품은 공산품 비중이 높은 일반 할인점과 다르다.

농협이 수입농산물을 취급한다고 일반 매장으로 가는 소비자가 돌아오는 것도 아니다. 농협은 농산물 취급매장이란 특성을 살려 차별화하고 소비자들을 세분화해 접근하는 것이 오히려 효과가 클 것이다.
문광운moonkw@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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