벨기에·프랑스 등 '양돈강국', 수입 냉동삼겹살 74% 'EU산'

한국 정부가 EU(유럽연합)와의 FTA 체결을 추진하자 양돈산업의 피해발생이 우려되면서 농가들의 근심도 깊어지고 있다. 현재 돼지고기 수입량의 절반을 차지하는 EU산 돼지고기가 협상 체결 후 수입량 증가로 이어질 수 있을 것이라는 우려 때문이다. 실제 농림부의 수입검역통계자료에 따르면 올 11월 중순까지 EU로부터 수입된 돼지고기 물량은 총 8만4764톤으로 전체 수입량의 47.5%에 달한다. 2005년에도 17만3598톤 중 47.2%인 8만1903톤이 EU에서 수입됐다. 특히 EU의 경쟁력이 가장 높은 냉동삼겹살의 경우 7만9799톤(2006년 기준) 중 73.6%인 5만8741톤이 국내에 유통됐다. 가격경쟁력도 뛰어나다. 한국육류유통수출입협회자료에 따르면 11월 현재 국내산 냉동 삼겹살은 kg당 6950원에 달하지만 덴마크 4500원, 프랑스 5300원(10월 도매가 기준) 등으로 상당히 저렴하다. 주요 수입국으로는 양돈산업의 강대국으로 유명한 벨기에(1만6034톤), 프랑스(1만5484톤), 네덜란드(9404톤), 덴마크(8874톤) 등이 포함돼있다. 외교통상부가 지난달 24일 코엑스에서 개최한 한-EU FTA 공청회에서 서진교 연구위원은 협상체결에 따라 국내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축산물로 돼지고기를 꼽았고 협상체결시 EU가 냉동 삼겹살의 수출경쟁력을 갖춘 만큼 수입증대로 인한 생산감소가 예상된다고 밝혔다. 서 위원은 또 관세를 2009년부터 10년간 50% 감축시 2005년 3조7586억원이었던 생산액은 2020년 3조4897억원으로 감소한다고 전망했다. 이규철 양돈협회 논산지부장은 "고돈가가 유지됐던것은 현장에 돼지가 없었기 때문"이라며 "미국은 물론 EU와의 FTA가 체결된다면 돼지값이 떨어질 것이 분명하기에 농가들 고민이 많아질 것"이라고 밝혔다. 정규성 축산물유통연구소 소장도 "지난해보다 올해 EU산 돼지고기 수입량이 다소 증가하는 등 수입 돼지고기 물량이 늘어난다는 것은 가격경쟁력이 있다는 말"이라며 "국내 양돈산업에 다소 좋지 않은 영향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이현우leehw@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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