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까지 올 배정량 대부분 소진·값도 봄보다 10% 올라

국산 건초 물류비 높아 농가 사용 ‘걸림돌’휴경논·밭 등 활용 생산 확대 방안 찾아야 축산농가들의 조사료 부족현상이 심화되고 있다.전국한우협회의 자료에 따르면 올 초 수입조사료를 배정한 36곳의 시군 중 25곳이 이미 배정물량을 전부 소진해 추가 공급받거나 배정량의 90% 이상을 사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2904톤으로 가장 많은 물량을 배정받은 울산시는 9월까지 약 2807톤을 사용, 96.68%의 이용률을 보였고 남해군은 배정물량 506톤을 훨씬 초과한 635톤을 사용했으며 이천시는 배정량 220톤의 2.3배에 달하는 520톤을 농가들이 이용했다. 한우협회의 올 배정량은 1만7500톤으로 이 중 1만3000톤을 각 시군에 배정했지만 9월까지 사용량은 시군배정량을 초과한 1만3231톤에 달해 부족현상이 심각함을 알려주고 있다. 3만2500톤의 쿼터를 배정받은 낙농육우협회와 4만2830톤의 서울우유조합도 애를 먹기는 마찬가지이다. 지일열 서울우유조합 과장은 "다음달 중순경이면 쿼터물량이 모두 소진될 것"이라며 "현재 알팔파, 연맥짚 등 비쿼터물량이나 볏짚 등을 확보하기 위해 알아보고 있다"고 말했다. 엎친데 덥친 격으로 수입 조사료 가격은 최근 kg당 조사료 가격은 티모시 330~400원, 톨페스큐 240~250원, 라이그라스 240원으로 품목별로 봄보다 약 10% 정도 상승했다. 이처럼 조사료 부족현상이 나타나고 있는 것은 한우의 브랜드화가 가속화되면서 농가들이 고품질 한우고기 생산을 위해 양질의 조사료 공급을 늘려가고 있기 때문이다. 또 정부가 조사료 자급률 향상을 위해 총체보리·총체벼 생산 등 다양한 접근을 시도하고 있지만 농가들은 장비구입의 어려움과 계절적인 악재, 높은 물류비 등으로 생산은 물론 구매도 못하고 있다. 연중 한 번 공급하는 총체보리를 낙농가가 꾸준히 먹이려면 500kg~600kg짜리를 20~30개 정도 구매해야 하지만 이를 수용할 공간도 없고 물류비도 매우 높기 때문이다. 낙농업계의 한 관계자는 "미국에서 수입한 조사료를 낙농가가 구매하는 것과 전북 김제에서 조사료를 사오는 물류비가 별반 차이가 없다"면서 "총체보리는 연간 한 번에 대량으로 구매할 수밖에 없으니 농가들이 수입 조사료를 선호하는 것은 당연하다"고 말했다. 경남 김해의 한우농가는 "국산 건초가 수입 건초보다 질이 높지만 장비대금은 물론 인건비도 나오지 않아 사실상 수입 조사료를 사용할 수밖에 없다"고 하소연했다. 이에 휴경논과 밭을 재배지로 활용해 조사료 생산을 늘리는 등의 방안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특히 현 정부의 조사료정책이 다두사육농가를 중심으로 이뤄져 중소규모농가의 수입 조사료 의존이 불가피한 만큼 이에 대한 개선도 필요하다는 것. 농림부 축산경영과 관계자는 "장비의 경우 공동구매를 통해 사용할 수 있도록 유도하는 등의 현 정책의 홍보강화 및 휴경지에 사료작물재배가 가능하도록 지원방안을 강구 중"이라며 "올 57만톤 정도인 수입조사료쿼터량의 내년도 증감여부는 향후 검토해서 결정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현우leehw@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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