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천지역 D·I사 비닐 구매농가 피해호소

“작년 10월에 964만원이나 들여 8250㎡(2500평) 하우스의 비닐을 모두 교체했는데 11월부터 갑자기 멀쩡한 하우스에서 물방울이 떨어지기 시작했어. 이미 시작한 농사인데 제대로 수확이나 가능할지 모르겠네.” 하우스 내부에 이슬이 맺히는 현상 때문에 올해 오이 농사를 망쳤다는 지창례(58·순천 도사 녹진회 대표) 씨의 한탄이다.

하우스 이슬맺힘 현상을 호소하고 있는 지창례 씨.

낮에도 햇빛 제대로 들지 않아 난방비 급등
내부 습도 상승에 역병·곰팡이 발병도 늘어
농가 “비닐 제작당시 무적처리 부실탓” 주장

지난해 지 씨를 비롯해 순천 도사 녹진회에선 ‘D사’에서 제조한 비닐을 공동 구매했다. 공동구매에 나선 농가만 25농가?만9000㎡(3만여평)으로 1억1000만원에 달한다. 현재 이들 하우스 대부분이 똑같은 현상을 보이고 있다.

농민들은 “비닐을 제작할 당시 무적처리(이슬이 맺히지 않게 하는 처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고 주장한다.   
농민들에 따르면 하우스에 이슬이 맺히면 난방비가 30%정도 더 들어가는 것은 물론 새벽에 언 이슬을 녹여야 되고 낮에도 이슬 때문에 햇빛이 제대로 들지 않아 온도가 상승하지 않는다. 이와 함께 하우스 내부의 습도가 높아지다 보니 역병이나 곰팡이병 등의 발병율이 높아지고 있다고 한다.

이렇다보니 곡과 등 불량비율이 높아져 전체적으로는 상품화율이 30%정도 감소했다는 것.
지씨를 비롯해 피해를 본 도사 녹진회 회원들은 “6월까지 오이수확을 해야 하는데 상태가 가장 심각한 바깥쪽 비닐부터 시급히 교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순천시 별량면 송학리에서 2145㎡(650평)의 오이농사를 짓고 있는 조동조 씨도 같은 피해로 고심하고 있다. ‘I사’ 제품을 사용한 조씨는 “하우스 농사만 30년인데 이런 경험은 처음”이라고 난감해했다.

이에 대해 I사 관계자는 “농가로부터 소식을 듣고 1차 현장검사를 마쳤다”며 “원인규명과 함께 농가피해를 최소화하는데 적극 협조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무적처리 효과를 감소시키는 원인이 바람, 기온, 하우스형태 등 다양하므로 나중을 위해서라도 정확한 원인을 밝히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또한 D사 제품을 공급한 유통업체 관계자는 “지난해 태풍이 불었는데 이 때문에 무적효과가 감소한 것으로 보인다”며 “원인규명과는 별도로 본사측과 협의를 통해 농가에 최대한 피해가 가지 않도록 조치를 취하고 있다”고 밝혔다.

안병한anbh@agrinet.co.kr
저작권자 © 한국농어민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