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랴~ 힘차게 갈거라’

경남 남해군 홍현리 가천 다랭이마을을 찾은 도시민들이 다랭이논에서 써레질을 구경하며 탄성을 자아내고 있다.

한려수도를 내려다보고 있는 설흘산이 바다로 내리지르는 45°의 산비탈을 깎고 석축을 쌓아 일구어 놓은 108층의 계단식 논은 쟁기질하던 소도 한 눈을 팔면 절벽으로 떨어질 것 같다. 옛날 한 농부가 일을 하다 논을 세어보니 한배미가 모자라 아무리 찾아도 없었으나 집에 가려고 삿갓을 들어보니 그 밑에 논 한배미가 있었다는 이야기가 전해올 정도로 작은 3평 미만의 삿갓배미에서 300평이 족히 넘는 논까지 다닥다닥 붙어있는 모습이 장관이다.
섬마을인 경남 남해군 홍현리 가천 다랭이마을 선조들의 억척스런 생활력이 베여 있는 이 다랭이논은 이미 남해군은 물론 한국의 농촌 어메니티의 대명사가 된지 오래다.
아직도 농기계 작업이 힘든 이 다랭이논에서는 요즘 주말마다 손 모내기가 한창이다. 마을주민들이 도시민들을 불러들여 모내기체험 축제를 벌이기 때문이다.
이곳에서 지난 2일과 3일 양일간 개최된 ‘제1회 다랭이마을 모내기 축제’는 손모내기, 가족써레질, 두렁 만들기, 농요 부르기 등 전통농사 체험으로 가족과 함께 온 도시민들에게 즐거운 추억을 선사하며 다랭이 논을 푸른 활기로 물들였다.
또한 물논 달리기, 새끼줄씨름, 마늘지게 지기, 단체줄넘기, 풍물놀이, 달빛 음악제, 가배놀이, 손그물 낚시, 특산물 시식 등 다채로운 이벤트도 풍성했다. 특히 농부와 호흡을 맞춰가며 황소가 써레를 이끌고 다랭이논을 내달리는 써레질은 아이들에게 탄성을 자아내게 했다.
구자룡kucr@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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