곡물 가격·해상운임비 상승 탓 9~10월경 6%대 인상 움직임

축산농가 경영 악화 가속 불보듯

사료가격이 또 인상될 전망이어서 축산농가들의 경영악화가 우려되고 있다.
사료업계에 따르면 국제곡물가격과 해상운임비의 급등으로 오는 9~10월경 약 6% 정도의 사료가격인상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사료협회의 자료에 따르면 17일 현재 미국산 옥수수 가격은 229달러로 지난해 1월 139달러와 비교하면 64% 급등했다. 대두와 대두박 가격도 크게 올랐다. 지난해 1월 269달러, 266달러였던 대두와 대두박은 17일 현재 389달러, 345달러선까지 올랐다. 지난해 7월 톤당 40달러(걸프기준)였던 해상운임비도 최근 84달러까지 상승했다.
사료협회의 한 관계자는 “비가 계속 내리지 않아 작황전망이 어두워지면서 대두는 410달러, 옥수수는 250달러까지 급등한 적이 있었다”면서 “전망하기가 쉽지는 않지만 올해 옥수수의 경우 200달러 이상에서 계속 형성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경기지역 A업체의 임원은 “9월경 약 6% 수준으로 사료값을 인상해야 한다”면서 “곡물가격이 급속도로 올라 사료공장들이 생산성을 아무리 향상시켜도 80% 이상의 곡물을 수입하다보니 한계에 부딪혀 인상이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하반기 축산물 가격하락과 소비 위축, 미국산 쇠고기 수입 본격화 등이 맞물린 상황에서 사료가격이 추가 인상될 경우 축산농가들의 경영악화는 더욱 가속화될 전망이다.
24일 현재 돼지고기 가격은 kg당 3279원(지육기준)에서 형성되고 있다. 사료업계 전문가들이 말하는 생산비 3000~3200원보다는 조금 높은 수치이다. 하지만 미국산 쇠고기 수입 본격화를 앞두고 있고 현재 국산·수입산 돼지고기 재고량도 급증, 공급량이 과잉돼 대부분의 전문가들은 하반기 양돈가격을 생산비 이하에서 형성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또 2/4분기 돼지폐사가 72만두로 사상 최대치를 달성하는 등 소모성질병에 의한 폐사는 점점 심해지고 있다.
양돈협회가 지난해 두당 순수익을 묻는 설문조사를 진행하는 가운데 24일 현재까지 응답자 353명의 25.8%인 91명이 지난해 적자를 면치 못했다고 응답, 돈가하락과 사료가격상승이 맞물리면 농가들의 적자폭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한우농가도 마찬가지이다. 24개월 기준으로 두당 약 150만~160만원의 사료가격이 올랐지만 500만원을 웃돌던 소값은 474만원(농협, 24일, 암소기준)까지 떨어졌다.
경북 청도의 한 농가는 “가을에 또 인상이 된다면 사료값을 갚기 위해 농가들은 홍수·조기출하를 할 수밖에 없다”면서 “2003년 곡물파동 때는 축산물 가격이 좋았기 때문에 버텼지만 지금은 가격전망도 좋지 않아 농가들은 버티기가 힘들 것”이라고 하소연했다.
이와 관련 A업체 임원은 “현재 곡물가격상승으로 사료업체들의 상황이 좋지 않은 것이 사실”이라며 “하지만 9월 이후 축산경기가 위축될 경우 가격적용을 어떻게 할 지 고민스러울 것”이라고 말했다.

 

이현우leehw@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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