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봄 '손님맞이' 분주…전국 과수 60% '옥천 출신'

3월이 되면 가장 바쁜 곳이 있다. 나뭇가지에 새순이 돋기 시작할 즈음, 전국에서 묘목을 사려는 손님들이 몰려들면 조용하던 작은 면단위 시골마을이 북적대기 시작한다. 충북 옥천군 이원면. 이곳은 일반인들에겐 생경한 곳이나 과수농가나 농원을 경영하는 사람, 조경을 하는 이들에겐 너무도 잘 알려진 곳이다.묘목으로 유명한 곳, 전국에서 둘째가라면 서러워 할 곳, 바로 옥천군 이원면이다.

◇김철기 옥천묘목영농조합 대표-“사후관리 철저히, 명성 이어나갈 것”이원면에서 그린농원을 운영하고 있는 김철기 사장(49)은 2003년에 옥천묘목영농조합법인을 설립함으로써 옥천묘목성장의 새로운 전기를 마련했다. 기존까지는 각각의 농원이 개별적 판매에 치중해왔으나 영농조합이 생김으로써 공동판매를 할 수 있게 됐고 옥천묘목시장의 발전이라는 공동의 목표를 갖게 됐다."옥천이 묘목의 고장으로서 명성은 높습니다. 그러나 명성에 걸맞는 우수한 묘목을 생산하고 사후서비스를 강화하기 위해서는 통일된 조직이 필요하다는 것을 느꼈어요. 영농조합이 생김으로써 보다 우수한 묘목을 책임있게 공급할 수 있게 됐고 소비자들은 안심하고 묘목을 구입할 수 있게 됐습니다."올해부터 옥천에서 묘목을 구입하려는 수요자들은 이제 개별농원이 아닌 영농조합법인을 통해 묘목을 구입할 수 있게 됐다. 행여 묘목에 문제가 생기면 영농법인이 책임을 진다. 그만큼 품질관리를 철저히 할 수 있게 된 것이다. 또 영농법인에서 공동으로 묘목을 팔 수 있는 전문 판매장인 묘목유통센터가 올해 완공됐다. 3월19일 묘목축제에 맞춰 개관식을 가질 예정인 유통센터는 부지가 1만여평에 달해 넓은 주차장을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고 각종 묘목을 한자리에서 구경할 수 있다.건물 내부에는 전시실과, 회의실, 전산실 식당 등이 들어서 언제든 필요에 따라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다고 한다. 김철기 대표는 "묘목유통센터의 개장은 유통이 한단계 발전된 상태에 올라섰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그런점에서 옥천은 지금까지도 그랬고 앞으로도 전국의 묘목시장을 이끌게 될 것입니다"라며 자신감을 표했다. 문의 옥천묘목유통센터 (043)733-0073. #옥천묘목시장은…옥천 묘묙시장은 과수묘목부터 조경수수, 약용수 등 묘목이란 묘목은 다 있다. 처음에는 과수묘목이 주를 이뤘으나 최근에는 묘목축제로 이름이 알려진 덕인지 약용수나 관상수를 찾는 이들의 발길도 부쩍 늘었다고 한다.2월말부터 묘목 도매상들이 하나둘 드나들기 시작하고 3월이 되면 농원마다 묘목을 사려는 사람들의 문의가 빗발치기 시작한다. 옥천군 이원면 묘목시장은 3월초순부터 묘목축제가 열리는 3월중순경 절정에 달한다. 물론 가을묘목시장도 봄시장 못지 않게 제법 큰 규모로 형성된다. 옥천군 이원면이 묘목으로 유명해진 것은 역사가 오래됐기 때문이다. 지금으로부터 약 70년전인 1930년대에 이곳 이원면에서 복숭아 자가양묘를 통해 최초의 묘목이 생산됐고 이를 계기로 40년대에 과수묘목 생산토대가 마련됐다고 한다.1942년에 종묘를 본업으로 하는 농원이 생기기 시작하면서 연간 50만주 규모로 묘목생산이 본격화 됐다. 48년, 유실수 묘목장려운동을 계기로 충북도 농사시험장이 우량 감나무를 접목해 생산함으로써 접목기술의 근간이 세워졌고, 이것이 옥천 묘목시장이 성장하는 계기가 됐다.99년 묘목의 고장임을 전국에 알리자는 차원에서 제1회 옥천묘목축제가 개최됐고, 2000년에는 옥천묘목이 북한에 보내지기도 했다. 2003년 묘목업을 하는 농가가 옥천묘목영농조합법인을 설립하기에 이른다.옥천묘목시장은 전국 과수묘목 거래량의 60%를 점하고 있다. 명실공히 전국 최대규모의 시장이다. 특히 우량묘목을 구입하려는 이들에게 옥천이 알려지면서 찾는 이들의 발길이 점점 늘고 있다는 것이다.옥천묘목이 우수한 이유는 기후조건에 있다. 충북 옥천군이 국토의 중간지점에 위치해 있어 너무 따뜻하지도 춥지도 않은 조건에서 묘목이 자라기 때문에 기후변화에 강한 묘목생산이 가능하다는 것이다.또한 옥천을 제외하곤 대부분이 남부지역에서 묘목시장이 형성되고 있으나 이곳과 비교할 때 동해를 입을 가능성이 적고 추위에 강한 특성을 보인다고 한다.토양조건도 빼놓을 수 없는 요소다. 옥천 이원면의 대부분 토양은 사질양토로 묘목이 자라는데 최적의 조건을 갖추고 있다는 것이다.옥천군 이원면에서 생산되는 묘목은 연간 1200만주 가량. 이중 과수묘목이 가장 많고 목련 과 무궁화 등도 각각 50만주에 달한다. 400여 농가가 126ha의 면적에서 묘목을 생산하고 있으며 묘목판매를 전문으로 하는 농원이 40개소에 달한다. 묘목을 통한 연간 소득액만도 120억원에 달할 정도로 특화된 시장이 옥천 이원묘목시장이다. 옥천=이평진 기자, leepg@agrinet.co.kr<형제농원 김유진 사장>#올 묘목시장의 특성사과·복숭아 ‘품귀’ 약용수 '인기'"사과묘목은 이미 동이 났어요. 팔 물건이 없습니다. 거의 전체 농원이 그렇습니다. 복숭아 일부 품종도 찾는 이는 많은데 물량이 없어요." 형제농원을 운영하고 있는 김유진(41)씨에 따르면 묘목수요가 쏠림현상을 나타내고 있다고 한다.사과나 복숭아 등이 대표적인 예. 작년에도 사과묘목은 품귀현상을 보였는데 이같은 현상이 올해까지 이어지고 있다고 한다. 특히 작년에 사과값이 워낙 좋아 그 영향이 크게 작용하고 있다는 게 김 사장의 전언이다. 당연히 묘목값이 뛰는 것은 불문가지. 사과와 복숭아 일부 묘목은 30%이상 가격이 상승했다는 것이다. "이것도 오래 못갈 겁니다. 지금은 포도나 배가 죽으니까 사과로 몰리지만 2-3년후면 사과는 큰 인기를 못얻을 겁니다. 과일값이 내려가면 누가 묘목을 찾겠습니까?" 이런 면에서 김사장은 묘목선택에 신중을 기할 것을 주문한다. 당장 과일값이 좋은 묘목을 찾았다가 수확할 때쯤 되면 과잉으로 인한 폭락의 위험이 높기 때문이다."매실이 뜬다니까 우하고 몰리고 석류가 좋다니까 우루루 몰리는데 시장을 멀리 보는 눈이 필요합니다. 과수는 일년농사가 아닌데 섣부른 선택은 큰 손실을 낳을 가능성이 높습니다."작년까지는 곶감용 둥시가 많이 나갔는데 올해는 연시용 품종인 '대봉' 등을 찾는 이가 많다는 것이다. 또 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웰빙바람이 불면서 약용수를 많이들 찾는다고 한다. 왕벚나무, 엄나무, 옻나무, 당뇨에 좋다는 구찌뽕 등이 대표적인 예다. 문의 : 형제농원, 043)733-9066.#옥천묘목축제-“옥천묘목 우수성-직접 확인하세요”매년 3월, 옥천군 이원면을 방문하면 묘목을 공짜로 얻을 수 있다. 1인당 두주씩 모두 3500여명분을 무료로 나눠준다. 옥천묘목축제기간동안 벌어지는 이벤트다. 옥천군과 옥천묘목영농조합은 지금까지 6회째 축제를 개최했다.옥천묘목의 우수성을 널리 알리고 소비자들에게 직접 눈으로 확인시켜주기 위함이다. 올해는 19일부터 1주일간 축제가 열린다. 행사기간 중에는 묘목에 관한 다양한 정보를 취득할 수 있는 각종 이벤트가 준비된다. 묘목전시는 기본이고 접목시범 및 접목체험 시간도 마련된다.올해는 묘목유통센터가 개관됨에 따라 보다 많은 인원이 주차불편없이 행사를 즐길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김철기 옥천묘목영농조합 대표는 "묘목유통센터는 만여평의 부지에 주차장과 묘목전시장이 들어서 이곳을 찾는 소비자들에게 보다 편리한 축제참여공간을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묘목축제 마지막 날에는 옥천묘목 북한보내기 행사가 진행된다. 옥천군과 묘목영농조합은 2001년 강원도 고성지역 산불 때 묘목을 지원한 것을 계기로 북한에도 묘목을 보낸 바 있다.올해는 해상이 아닌 육로를 통해 북한으로 옥천묘목이 들어갈 예정이다. 또한 묘목지원 수준에서 그치는 게 아니라 식재지도까지 할 계획에 있다. 물론 이것이 가능키 위해서는 통일부 등 관계부처의 협조가 필수적 요소라고 한다.묘목을 주제로 축제가 열리는 곳은 옥천이 유일하다. 그만큼 옥천지역 경제에 미치는 묘목의 비중은 크다. 금강변 사질양토에서 자라는 옥천묘목의 다른 점이 무엇인가 눈으로 확인해보는 것도 봄나들이로 좋을 성싶다.
이평진leepg@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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