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패류 상장경매 ‘지각변동’수협의 노량진시장 인수는 생산자 중심의 유통질서 재편의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를 모았다.소비지 도매시장은 패류 상장경매가 실시되면서 새로운 유통질서가 자리잡혀 갔고 유통인들은 경매제의 실효성을 놓고 치열한 논란을 벌였다. 산지에서는 위판량 감소로 산지수협과 중도매인 등이 어려움을 겪었으며 어민들은 패류 상장경매 뒤 자발적으로 출하협회를 구성하는 등 유통흐름에 적응하려는 모습을 보였다.▲패류 상장경매 논란=가락수산시장과 노량진수산시장은 패류 상장경매를 놓고 법인, 중도매인, 출하주, 개설자 등이 지루한 논란을 거듭한 끝에 5월부터 4단계에 걸쳐 11개 품목을 단계적으로 경매하기로 했다. 바지락, 굴, 홍합 등 11개 품목은 패류 거래량의 80% 이상을 차지하며 나머지 품목들은 상장예외거래로 1시장 2거래제도 체제가 굳어졌다.패류 상장경매 뒤 어민들은 출하협회를 구성하는 등 산지유통이 변화될 조짐을 보였다. 마산의 진동미더덕영어조합, 구룡포 우렁쉥이 출하협회 등이 대표적인 사례. 이들은 포장·규격출하로 시장교섭력을 키워 나갔고 물량조절을 통해 가격폭락을 막을 수 있었다. 정부도 홍수출하 시기에 자체수매자금을 지급하는 등 출하협회 활성화를 도왔다. 또한 도매시장 법인들도 패류 상장경매 뒤 거래물량이 늘었고 투명한 거래로 도매시장이 활성화됐다고 주장한다.▲상장경매로 영업권 위축=반면 패류 상장경매를 바라보는 중도매인들의 시선은 싸늘하다. 이들은 경매장, 결재시스템 등 준비가 전혀 없는 상태에서 경매제를 실시함으로써 유사시장이나 다른 수도권 도매시장에 상권을 잃어 영업권이 급격히 위축됐다고 주장한다. 더욱이 중도매인들은 영업권 확보와 자금 회수, 잔품처리 등 3중고를 겪으면서 궁지에 몰렸다.이들은 “중도매인은 영업권 위축에 시달리고 도매법인이 자금압박에 시달리게 되면 결국 그 책임은 고스란히 생산자가 떠 안게 될 것”이라며 “경매제가 거꾸로 가고 있다”고 입을 모았다.▲생산자 중심 유통변화 새바람=수협의 노량진시장 인수는 소비지 유통흐름을 생산자 중심으로 바꿀 것으로 기대를 모았다. 수협은 노량진시장을 인수함으로써 가락동, 외발산동, 구리 공판장과 함께 수도권 유통의 64% 이상을 점유하게 된다. 또한 생산자 조직이라는 특성을 살린다면 직거래, 계통출하의 활성화로 그 동안 유통인 중심의 소비지 수산시장 관행이 생산자 중심으로 바뀌는 계기가 될 것이란 평가다.▲산지공판장 갈수록 ‘썰렁’=연근해 어족자원 고갈로 산지 공판장의 위판량이 갈수록 줄어들었고 수협과 중도매인들은 경영압박에 시달렸다. 특히 8∼9월에는 적조, 비브리오패혈증, 콜레라 등이 겹치면서 산지 공판장의 거래물량이 뚝 떨어졌다. 이에 따라 일선수협 조합장들과 중도매인들은 임의상장제를 강제상장제로 전환하고 어대금 연체이자율을 낮춰달라고 여러 차례 정부에 건의했다.▲가락시장 이전 목소리=11월 들어 가락수산시장 상인들과 재임한 허신행 서울시농수산물공사 사장이 시장이전을 본격적으로 제기해 수면위로 부상했다. 이들은 “현재 가락시장이 주차장, 경매장, 냉동보관창고 등이 갖춰지지 않아 중앙도매시장으로써 기능을 잃었으며 유사도매시장으로 상권이탈이 심각하다”면서 “시장이전으로 새로운 활로를 모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종찬 기자 parkjc@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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