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철만 되면 초저가 세일 ‘몸살’

봄기운이 완연해질수록 유통업체들은 소비자들의 발길 잡기에 더욱 분주해진다. 토마토·딸기·오렌지·봄나물 등 각종 농산물의 공급량이 증가하면서 본격적인 가격할인행사가 시작되기 때문.

시장가 60~70%선 공급…농가·농협 손해감수출하규모 작을수록 불공정 납품 요구 심해A급상품 독식…평균 시장가 하락 부작용도 소비자 입장에서는 100원이라도 싼 값에 제철 농산물을 구입할 수 있는 좋은 기회지만, 농민들은 대형 할인점들의 가격파괴 행사가 곤혹스럽기만 하다. 지난 2002년 창단, 지역 내 4개 농협이 공동으로 딸기 유통에 주력하고 논산딸기연합사업단. 논산딸기연합사업단은 주요 할인점 공급을 시작하면서 안정적인 판로 확보와 농가 소득 증대에 긍정적인 효과를 보고 있다. 실제로 딸기를 일반 도매시장에 출하할 때와 비교해볼 때 공동작업을 통한 할인점 공급의 농가 수취가격이 평균 10% 가량 높은 편이다. 그러나 제철만 되면 경쟁적으로 벌어지는 초저가 할인행사는 출하 농민들과 농협에서도 골치 아픈 문제인 것이 사실이다. 특히 딸기·방울토마토 등은 할인 행사에 몸살을 앓고 있는 지경이다. 논산딸기연합사업단 나정현 과장은 “유통업체가 세일에 들어가면 출하농가와 판매를 담당하는 농협이 일정부분 손해를 감수하는 것이 사실”이라며 “피해를 최소화하는 차원에서 나름대로의 협상 마지노선을 정해고 시장가격의 60~70% 수준을 유지하는 선에서 공급하고 있다”고 말했다. 논산연합사업단보다 규모가 작은 전북 익산의 한 딸기 시설원예영농법인은 할인점과의 계약에 있어 더욱 불평등한 대우를 받고 있다고 호소하고 있다. 법인 대표 원 모씨는 “지난해백화점과 일부 할인점 공급으로 총 13억원의 매출을 달성했는데 손익계산을 따져보니 세일행사로 인해 약 5000~6000만원 정도의 손해를 입었다”며 “출하조직의 규모가 작을수록 대형 유통업체와의 불공정한 거래에서도 대응능력이 떨어지는 것이 현실”이라고 말했다. 더욱이 A급 상품은 대부분 백화점과 할인점으로 출하하고, 상대적으로 상품성이 떨어지는 딸기를 도매시장으로 내보내고 있는데 이로 인해 평균 시장 가격이 낮아지면서 할인점에서도 시장 가격을 기준으로 더욱 낮은 납품 단가를 요구하는 것. 여기에 한 업체가 세일에 들어가면 점입가경으로 타 업체들은 이보다 낮은 가격을 제시, 공급하는 출하자 입장에서는 유통업체들의 연쇄 세일행진에 죽을 맛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할인점 공급을 중단할 수 없는 이유는 물류비 절감과 판로 확보 때문. 개인이 시장으로 공급할 때는 선별 및 선별 등을 각자 알아서 해야 하지만 할인점으로 공급 시에는 법인이 공동으로 선별장을 이용할 수 있는데다 수송도 유통업체가 알아서 하기 때문에 농가 입장에서는 일손과 비용을 줄일 수 있는 것이다. 하지만 장점보다는 고충이 더욱 큰 산지출하 조직들은 할인업체들의 세일횡포에 정부가 나서 할인점들의 농산물 공정거래를 유도해 줄 것을 촉구하고 있다. 충남 부여의 한 영농법인대표 최 모씨는 “농민들이 세일 횡포에서 벗어나 농산물을 제값에 판매할 수 있도록 정부의 대책마련이 시급하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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