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마다 2월말이면 농어촌주부문학회 전국의 회원이 서울에 모여 봄 문학강좌를 열고, 동인지 ‘농어촌여성문학’을 세상에 내놓고 있다.올해 출간된 제6집에는 회원들이 고달픈 농어촌 주부의 삶을 살아내면서 틈틈이 써온 여러 장르의 글 1백11편이 실려 있다. 고개 끄덕이다 울기도 하고, 웃기도 하고‘농어촌여성문학’에 실린 글들은 농어촌 주부의 곱고 순수한 감성으로 엮어낸 진솔한 삶의 고백이다. 그래서 읽는 이를 무한한 감동에 빠져들게 하는 매력을 갖고 있다. 이들의 작품들을 한 편 한 편 읽어가면서, 지금 이 세상에 나만큼 행복한 사람이 또 있을까, 하는 행복감에 빠져들게 되고 말았다. 순박하면서도 억척스러운 시골 아낙네들이 자기들 멋대로 나를 울리기도 하고 웃기기도 하다가, 고개를 끄덕이게도 했다. 행간에 배어 있는 가슴 저리게 하는 따뜻한 마음씨, 시부모님과 친정부모님, 남편과 자식들, 그러고도 넘쳐 이웃들한테까지 퍼져나간 애틋한 사랑은 내 가슴을 훈훈한 기운으로 가득 채워주었다. 가족·이웃에 대한 따뜻한 시선에 감동숨쉴 새 없이 농촌에 몰아닥치는 어려움 속에서도 좌절하지 않고 또박또박 써내려간 회원들의 글을 읽어가면서 나는 그들을 끌어안고 등을 두드려주고 싶은 충동을 느꼈다. 그리고 이 책은 더 많은 사람에게 읽혀져야 한다고 생각했다. 농어촌주부문학회 회원 중에는 이미 문단에 나가 작품 활동을 하고 있는 분도 있고, 요사이 신문이나 잡지에 등단된 새내기 작가도 있으나, 이번에 책에 실린 글이 첫 작품인 사람도 있다. 호롱불 아래에서 몽당연필에 침을 묻혀가며 쓴 듯한 이런 글들에 더 끌리는 것이 사람의 마음이다. 누구 한 사람 의논해 볼 이 없는 외떨어진 곳에서 자신과의 싸움을 계속해야 할 그들을 생각하면 안쓰러운 마음 금할 수 없다. 국어사전 가까이, 낱말 잘 가려 써야그러나 회원들이 제 자리에 머물지 않고 앞으로 나갈 꿈을 갖고 있다면, 급한대로 몇 가지 유념해야 할 점이 있다. 국어사전을 가까이 하는 생활을 해야 하고, 띄어쓰기나 맞춤법에도 더 신경을 써야 할 것이다. 뒤틀린 문장이나 허술한 문장을 바로잡기 위해서 소리내어 낭독을 해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며, 정확한 문장과 글의 품위를 생각해 낱말들을 잘 가려내서 썼으면 좋겠다. 오경자 / 소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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