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열치열’로 한기 다스려야

무더운 여름 차가운 음식과 에어컨 등에 지친 몸은 따뜻한 기운의 삼계탕으로 양기를 보충해 달래주는 게 좋다.

장마철이 시작되었습니다. 이 장마가 끝나면 본격적인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겠지요. 오늘은 여름철에 건강을 지키기 위한 방법으로 활용된 음식문화에 대한 이야길 해 보렵니다. 우리나라의 여름철은 고온다습한 기후가 특징입니다. 온도와 함께 습도가 높다는 이야기입니다. 이 습기는 인체에 많은 해를 끼치는데, 특히 사람을 무기력하게 만들고 몸이 무겁게 느껴지게 하는 작용이 있습니다. 따라서 여름철, 특히 장마철에는 집안에 통풍이 잘 되도록 하고 침구도 눅눅하지 않도록 자주 햇볕에 말려서 사용하는 게 좋습니다. 더운 여름철에 우리는 어떻게 생활하고 있는지 한 번 살펴보겠습니다. 우선 옷을 가볍게 입습니다. 그리고 시원한 음료수와 수분이 많은 과일(참외, 수박이 대표적이죠)을 많이 먹습니다. 아이들의 경우 아이스크림과 탄산음료, 어른들의 경우에는 맥주도 많이 먹게 됩니다. 최근에는 사무실과 가정에서도 에어컨의 사용이 많아졌습니다. 이런 모습들을 나열해보는 이유는 이런 생활습관이 질병의 발생과 밀접한 관계가 있기 때문입니다. ○차가운 음식,에어컨 냉방에 지친 몸 첫째 옷을 가볍게 입고 시원한 그늘만 찾아다니며 생활하다보면 어느 틈엔가 차가운 한기가 스며들게 됩니다. 대표적으로 아이들이 밤에 이불을 걷어차고 자다가 아침에 일어나면 배가 아프다고 합니다. 밤사이에 찬 공기가 배를 서늘하게 만들어 복통이 생긴 것이지요. 어른도 마찬가집니다. 덥다고 찬 바닥에서 그냥 잤다가 아침에 몸이 무겁고 허리가 아픈 경험들이 있을 것입니다. 이처럼 여름에도 차가운 한기가 인체에 많은 피해를 끼친다는 점을 주의하시기 바랍니다. 둘째 차가운 음식과 수분이 많은 과일을 너무 많이 먹으면 소화기에 많은 부담을 주게 됩니다. 여름철에 배탈, 설사 등의 질환이 많은 이유는 바로 이런 음식습관과 수인성 전염병 등이 대부분의 이유입니다. 마지막으로 에어컨은 더운 여름철에 필수적인 조건이지만 그 피해도 만만치 않습니다. 은행에 근무하는 직원들중 여름철에 긴팔 와이셔츠를 입고 있는 사람들이 많다고 합니다. 냉방병에 시달리기 때문이지요. 이렇게 여름철에 오히려 냉해를 당하고 있는 것이 바로 우리의 현실입니다. 그래서 우리 조상들은 이열치열의 건강법을 고안해 두었나 봅니다. 여름철에 대표적으로 많이 먹는 음식이 무엇입니까? 보신탕과 삼계탕이 대표적이지요. 보신탕과 삼계탕에 들어가는 재료를 보면 모두 뜨거운 음식으로 구성되어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뜨거운’ 보신탕,삼계탕으로 보양 개고기를 살펴볼까요? 한의서에 보면 “犬肉性溫 益氣壯陽(견육성온 익기장양)”이라 하였습니다. 개고기의 성질은 따듯하고 기운을 더해주며 양기를 보태준다는 뜻입니다. 음식으로 보면 대표적인 보양식인 셈이지요. 닭고기는 “雄鷄味甘 補虛溫中(웅계미감 보허온중)”이라 하여 맛이 달고 허한데를 보해주면서 중초(인체의 소화기 계통)를 따듯하게 해 준다고 했습니다. 여기서 웅계(수탉)라고 표현한 뜻을 생각해 봐야 합니다. 수컷은 양, 암컷은 음으로 대표되기 때문에 보양식으로 쓰이는 닭고기는 수탉을 사용했으리라 생각됩니다. 이처럼 삼계탕과 보신탕은 개고기와 닭고기의 더운 성질을 이용하여 몸에 침입한 한기를 몰아내려는 뜻을 가지고 있습니다. 또한 삼계탕에 들어가는 약재를 보면 인삼, 마늘, 찹쌀 등이 있습니다. 이들도 모두 뜨거운 성질을 가진 약재들로서 인체의 양기를 키워주는 효능이 있습니다. 따라서 이런 보양식을 먹음으로써 체내에 들어온 한기를 몰아내며 습기로 쳐진 기운을 끌어올리려는 뜻을 담고 있는 것입니다. 이렇게 우리 조상들은 음식문화에도 건강철학을 담아두며 민중들의 건강을 염려하고 있었던 것입니다. 이런 내용은 여름철 음식만이 아니라 겨울철 음식에도 적용됩니다. 곰탕 하면 나주곰탕, 냉면 하면 함흥냉면 이지요? 나주는 남도지방, 함흥은 북도지방의 대표지역인데 왜 거꾸로 뜨거운 곰탕이 남도에 발달하고, 추운 북도지방에서 냉면이 발달했을까요? 이것이 바로 여름철에 뜨거운 삼계탕을 먹는 원리입니다. 더운 지방에서는 자꾸 몸을 서늘하게 만들고, 추운 지방에서는 몸을 따듯하게 보온하는데 주력하다 보니 그런 병리적인 현상이 잘 만들어지기 때문에 이런 음식문화가 생긴 것이라 여겨집니다. 여러분, 올 여름엔 보신탕과 삼계탕 많이 드시고 더위를 잘 이겨내시길 기원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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