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여성정책개발원 ‘혼인귀화여성농업인 부부캠프’

“말이 잘 통하지 않아 참 갑갑했습니다. 여기에 우리나라 사람끼리도 서로 생활문화가 달라 고생하는데, 외국인과는 상상하는 것 이상이죠.”외국 여성과 결혼한 남편들의 경험담이 쏟아져 나온다. 더위를 식혀줄 비가 쏟아지지만 교육장은 이들의 열기로 쏟아지는 비를 무색케 한다.

이번 캠프에서 대부분의 혼인귀화여성농업인들은 자신의 꿈을 그림으로 표현하는 미술치료 시간에 모국에 대한 그리움이나 우월성 등을 강하게 표출했다.

의사소통·문화적 차이 극복 어려워귀화 여성들 오히려 의사표현 당당국제결혼 급증…충남에만 4500여쌍한국생활 적응 프로그램 마련 시급“말이 잘 통하지 않아 참 갑갑했습니다. 여기에 우리나라 사람끼리도 서로 생활문화가 달라 고생하는데, 외국인과는 상상하는 것 이상이죠.”외국 여성과 결혼한 남편들의 경험담이 쏟아져 나온다. 더위를 식혀줄 비가 쏟아지지만 교육장은 이들의 열기로 쏟아지는 비를 무색케 한다. 지난 23일 저녁 충남 공주시에 자리잡은 충남여성정책개발원. 혼인귀화여성농업인부부캠프 참석자들은 결혼 2개월차부터 10년이 넘은 베테랑까지 다양하다. 무더위에 비까지 내리지만 이날 33쌍의 부부들은 그간 혼자서 쌓아온 고민과 스트레스를 한꺼번에 날리며 흥겨움에 젖어 있다. 이 ‘캠프’는 결혼과 함께 한국에서 여성농업인으로 살아가는 혼인귀화여성들을 위해 마련된 최초의 행사이다. “의사소통과 문화적 차이로 남편들에 의한 폭력·무시 등 귀화여성들이 피해사례가 클 것으로 생각했으나 오히려 반대현상이 나타났습니다. 여성들은 자신의 의사를 강하고 단호하게 표현했지요. 오히려 이런 문제로 남성들이 큰 스트레스를 받고 있었습니다.” 이날 캠프에서 남편들을 대상으로 사이코드라마(역할극)를 준비한 선원필 예술치료강사는 이번 부부캠프 참석자들의 행동방식에 대해 의외라는 반응이다. 이에 대해 선 강사는 “부인들이 문화적 차이를 이해하거나 인정하려 하지 않는 것에 남편들의 불만이 집중됐다”고 분석했다. 오히려 남편들은 부인들의 행동방식에 충분한 배려와 함께 서로 이해하지 못하는 부분에 대해서는 그저 참고 지낸다는 것이다. 결혼한 지 10년이 넘었다는 이모(47·부여군 부여읍) 씨는 부인이 한국생활에 적응할 수 있도록 “부인의 모든 모습을 참고 이해하려 했다”고 한다. 그는 스스로 매우 운이 좋다고 생각했다. 주변에서 외국여성과 결혼한 많은 사람들이 이혼하거나 부인들의 가출로 문제가 크다는 것이다. 그저 운에 맡기는 것이 불합리하지 않느냐는 질문에도 “예전에도 일부 교육프로그램이 있었지만 큰 효과가 없었다. 교육 후에도 변화가 없다”며 귀화여성들을 위한 교육프로그램의 문제를 지적했다. 주변 사람들에게 국제결혼을 적극 권한다는 김모(47·예산군 신안면) 씨도 “농촌에 있어서 국제결혼은 더 이상 특별한 경우가 아니다”며 “짧은 기간동안 어떤 여성을 만나고 선택하느냐가 안정된 결혼생활의 첫 조건이기도 하지만 형식이 그치지 않고 실제 생활에 도움이 될 수 있는 적응프로그램이나 교육이 반드시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이번 부부캠프를 준비한 충남여성정책개발원의 이영세 정책실장은 “2002년 통계의 따르면 충남도에만 4500여쌍의 국제결혼 부부가 있으며, 지난해 국내 전체 결혼건수의 8.4%가 국제결혼이었다”며 “이제는 국제결혼이 특수한 몇몇 사람들의 일이 아니다”고 말했다. 특히 “그 수가 점차 증가하고 있는 농촌지역 국제결혼 부부를 위한 적응프로그램 개발은 물론 외국인들을 위한 시군별·국가별 쉼터나 모임 등의 정형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또한 이 실장은 “한국생활의 적응이나 문화적 차이 극복을 위해서는 가족 구성원들의 적극적인 지원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안병한 기자 anbh@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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