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대통령은 지난달 28일 MBC 100분토론이 특집으로 마련한 ‘쟁점과 진단, 노무현 대통령에게 듣는다’에 출연해 한ㆍ미정상회담과 한ㆍ미FTA, 전시작전권 환수 문제 등 핵심 현안에 대해 손석희 성신여대 교수와 대담을 나눴다. 한ㆍ미FTA와 관련해서 노 대통령은 정부의 입장을 재확인시켜주는 데 그쳤다. 한ㆍ미FTA 관련 대담 내용을 요약한다.

△문=지난 한ㆍ미정상회담에서 한ㆍ미FTA를 빨리 진행하자고 합의한 것에 대해. △답=노력하자란 의미로 해석하면 된다. 어렵지만 서로 극복하고 성사토록 노력해서 윈윈하는 방향으로 가보자. △문=협상 초기부터 졸속 추진이었다는 비판에 대해. △답=정부 차원에서는 2003년부터 준비했고 대통령이 보고 받고 의사표시를 하기 시작한 것은 2004년, 통상교섭본부장에게 지시를 한 것은 2005년 5월달경으로 기억하고 있다. 그렇게 작업에 들어간 것인데 그런 경우에도 졸속이라고 보면 볼 수 있지만 우리가 충분히 검토했다고 볼 수 있어서 졸속이 아니라고 본다. 만일 졸속이고 시간이 없다고 생각했으면 1, 2월에 (한ㆍ미FTA) 문제를 제기했을 때 국회에서도 진작 특위를 만들었을 텐데 특위는 7월 하순께 만들어 졌다. 국회가 밤낮없이 논의하고 있거나 매주 논의하고 있는 것이 아니다. 이따금씩 (회의를) 열어 서류보자고 하고 안 보여준다고만 논쟁할 뿐이다. 실제로 일주일마다 (회의를) 열어 가는 것도 아니고 어디서도 느긋하게 하고 있더라. 제일 바쁜 데는 협상팀이다. △문=정보 공개 문제에 대해. △답=국회의 어떤 의원도 (한ㆍ미FTA) 원본을 보고 아무런 의미를 파악할 수 없다. 나중에 부속 문서까지 다 하면 우리 키만큼 높다고 하는데 의원들이 어떻게 그걸 다 보겠나? 이해득실을 따지고, 자기 이익 집단 이해 분야에서 그걸 따져볼 만한 자료로서는 충분하게 제공하고 있고 다른 나라와 비교해 보면 소위 외교 교섭의 자료를 공개하는 세계 어느 나라보다 더 많이 공개한다. △문=협상에 대한 중간 평가를 하자면. △답=협상은 서로의 이해관계가 정리되고 상대방의 전략을 다 파악하고 마지막에 가서 정리하는 것이다. 지금은 득이니 실이니 계산할 수 없고 어쨋든 우리가 손해가지 않도록 하겠다. △문=손익 계산을 따져 봐서 차라리 안하는 게 낫겠다고 했을 때는 접을 수 있나? △답=물건을 살 마음도 없으면서 남의 물건도 보고 남의 장부도 뒤져보고 할 수는 없다. 안할 협상, 안할 합의는 하면 안되는 것이고 아무리 물건이 탐이 나도 너무 비싸면 못 사는 것이다. 이를 가지고 (협상단이) 최대한 전략적인 사고를 통해서 협상하고 마지막에 자신이 있으면 (성사여부를) 결정하고 올 것이고, 결정이 어려울 때는 대통령한테까지 가져올 것이다. #노 대통령 FTA 관련발언들 "선직국 가는 길" 추진의지 확고농업 피해대책 세우겠다면서도"과장되지 않도록 하자" 선 그어 노무현 대통령은 국민적 논란에도 불구하고 한·미 FTA를 선진국으로 가는 조건으로 생각하는 듯 하다. 노 대통령은 개혁, 개방, 도전, 경쟁, 기회, 경쟁 등의 말을 사용하면서 한·미 FTA에 대한 추진의지를 밝히는 한편으로 '손해보는 협상은 안하겠다'고 말하기도 한다. 그러나 농업분야의 피해규모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거론하지 않는 가운데 특별대책이 필요하다고 하면서도 '과장되지 않도록 하자'는 식이다 올 2월16일 대외경제위원회에서는 "FTA 목표는 한 마디로 경쟁력 강화이고, 개방과 경쟁을 통해 세계일류로 가는 길이다"라면서 "FTA는 세계 최고와 한 번 겨뤄보자는 의미"라고 말했다. 또 "한·미 FTA는 우리가 주도적으로 제안해 성사된 것"이라며 "쇄국을 하면서 성공한 경우는 한 번도 없었다"고 강조했다. 농업분야 피해와 관련해서는 "지난번 우루과이라운드(UR) 때 농업피해 시나리오가 틀린 경우가 많았다"며 "농업에 대해서는 특별대책이 필요하나 과장되지 않도록 차분히 하자"는 식으로 말했다. 이어 "취약분야를 같이 거들어 나가는 협력분위기를 만들어 나가면 좋겠다"며 "특히 농업부문은 농민의 아들로 농사를 지어온 대통령으로서 임기 동안 최선을 다해 노력을 다하겠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노 대통령은 "첫째 국내 이해단체의 저항 때문에 못가는 일은 절대로 없도록 하자. 두 번째는 협상 조건에 따라서는 결렬될 수도 있다. 양보 못하는 절대조건이 있을 수 있다"고도 했다. 국민과의 인터넷 대화(3월23일)에서는 "손해 보는 장사 안하겠다. 감당할 수 있는 수준으로 하겠다. 농업 등 취약부문 대책 세우겠다"고 말했다. 8월15일 경축사에서는 "미국과의 FTA는 또 하나의 도전"이라며 "도전은 항상 불안한 것이지만, 도전하지 않고는 더 나은 미래를 열 수 없다"고 밝혔다.
이상길leesg@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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