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 : 4백억원대에 가까운 초대형 농림사업이 성공가능성이 극히 불투명한 가운데도 계속 진행되고 있다. IMF로 인해 첨단온실의 신규설치보다는 시설활용도를 높이기 위한 개보수나 에너지절약시설 설치를 지원하는 쪽으로 정책방향을 바꾸었음에도 불구하고 기존의 시설원예생산·유통사업 10개를 합친것에 맞먹는 대규모 사업이 계속되고 있는 것이다.
96년부터 추진돼온 ‘기존사업’이고 이미 상당한 투자가 이루어졌다는점, 재정자립도가 높은 구미시가 적극적인 투자의욕을 보이고 있다는 점,그리고 사업주체인 구미시의 경북원예개발수출공사가 화훼수출과 계열화참여농가 기술지도 등에 자신을 보이고 있다는 점 등이 수많은 우려에도 불구, 사업계속을 결정한 이유로 설명되고 있다. 여기에 국민정부가 강조하는수출농업육성방침에 따라 계속해야 한다는 명분을 갖게 된 점도 또다른 이유의 하나로 거론되고 있다.
화훼계열화사업은 그러나 계획수립단계부터 대기업을 계열주체로 참여할수 있도록 했다가 농민단체 등의 강력한 반대로 철회하는 등 곡절을 겪었고, 구미시와 함께 사업신청을 냈던 전북 고창군에서는 중도에 사업을 포기하는 등 사업의 타당성에 대한 논란이 끊임없이 제기돼온 사업.
“무조건 대형화, 첨단화, 단지화만을 추구하고 현실여건과 능력을 제대로고려치 않는 문민정부 농정의 문제점을 극명하게 보여주는 정책”으로 비판받던 사업이다. 또한 각계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끝끝내 정책이 수립되고 집행되는 과정에서 “윗사람들의 구미에 맞추기 위해 전문가들의 반대도 무시하고 정책을 만들어가는 당시 관련 농림부 공직자들의 잘못된 자세를 보여주는 사례”로 꼽혀오던 사업이다.
구미 첨단원예농단사업은 현재 1단계로 1백83억3천만원을 투입 12월말까지2만4천평의 유리온실을 설치한다.
또 올해부터는 시설원예생산·유통지원사업 3.5개소를 합친 1백27억5천5백만원을 투입, 경질판온실 2만7천평을 설립, 농민들에게 분양할 계획이다.
그러나 당초 분양계획이던 유리온실이 전혀 분양되지 않는 등 구미첨단원예농단사업은 계속 난관에 부딪치고 있다. 더욱이 최근에는 ‘공사’ 관계자들이 입찰비리로 구속까지 되는 등 난맥상을 보이고 있다.
물론 경북도와 구미시 등 지방자치단체의 첨단원예농단 사업에 대한 기대와 의욕은 매우 강력한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그러나 무엇보다 계열주체로서 확실한 수출시장을 확보, 농민들이 생산한꽃의 판로를 책임지고, 농민들에 대한 종묘공급과 생산지도 등의 역할을 담당해야 하는 ‘공사’의 경영능력 및 생산기술, 수출능력 등에 대해 근본적인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실제로 입찰비리 등에서 드러났듯 사업추진의 투명성도 보장되지 않고 있는데다 ‘공사’의 능력에 대한 객관적이고 전문적 평가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이와 관련 관계 전문가들은 “계열화사업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확실한 계열주체가 있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1백% 실패한다”고 조언하고 있다.
결국 ‘공사’의 이러한 능력과 IMF 등으로 인한 상황변화 속에서 전체사업의 타당성 등에 대한 전면적인 재평가를 거쳐 화훼계열화사업, 구미첨단 원예농단조성사업은 전면재검토되지 않으면 안된다는 주장이다. 이미 투자가 시작됐고 구미시가 투자의욕을 보이고 있는 1단계사업은 어쩔 수 없더라도 농업인이 직접 분양에 참여하게 되는 2단계 사업의 추진은 신중을 기해야 할 것이라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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