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출범 초에는 농협이 돈장사나 하고 유통은 소홀하다는 비판도 나왔지만, 지금까지 물류센터를 비롯한 유통혁신으로 국가적인 IMF 위기에서불길을 끄는데 크게 일조했다. 그러나 최근 금리문제로 비판받는 것은 자체적인 구조조정 등을 통해 불식해야 한다.” 김성훈 농림부 장관은 지난 10일 농협 창동물류센터에서 있었던 농협 업무보고에서 농협의 유통개혁을 추켜세우고, 올해는 전자직거래의 활성화와산지유통혁신, 상호금융 구조조정에 중점을 둘 것을 주문했다. 이날 업무간담회에는 안종운 기획관리실장 등 농림부 당국자와 농·축·임협중앙회, 농수산물유통공사의 임원·간부외에도 김천주 주부클럽연합회장, 창동의 김재숙 주부 등 소비자들도 참석해 농·소·정이 함께 하는 새로운 업무보고 형식을 선보였다. 이날 농협은 99년 농협 농산물 유통개혁 및 설맞이 수급안정대책을 설명하고, △99년산 추하곡 수매가 5% 이상 인상 △쌀농가에 대한 생산중립적직접지불제 도입 △농협의 자동차공제 취급 허용 △농협의 종묘업 확대를위한 지원 등을 건의했다. 이와 별도로 원철희 회장은 RPC 육성과 관련, 전국 1천3백개 양곡창고를저장식 개량형 창고로 고칠 수 있도록 지원을 건의했고, 농협의 정보화와관련, “회원조합들이 인터넷에 올린 내용이 미흡한 것에 대해 진작부터 시정을 지시하려던 참이었다”고 김 장관과 인식을 같이 하는 모습을 보였다. 특히 원 회장은 상호금융 금리 문제와 관련, “상호금융 문제로 심려를끼쳤다”고 양해를 구한 뒤 “사실 회원조합들이 비과세 예탁금 기한을 2년연장한 뒤 상호금융에 대한 부담이 늘었다”고 설명했다. 원 회장은 “상호금융이 (무리하게 대출금리를 내려) 조달금리가 낮아지면 (수신경쟁력이 떨어져) 결국 조합이 제 발을 찍는 결과가 된다”고 이해를 구했다. 농협의 업무보고에 이어 김천주 주부클럽 회장은 21세기 식량전쟁에 대비한 국내 종자개발, 농산물 신선도를 유지하기 위한 저온저장 확대, 농협과가락시장의 동시 육성, 농협의 농산물 수입 검토, 물류센터의 농학계 교육기관 실습장 활용 등을 요청했다. 이에 대해 김 장관은 “농협도 사실 종자를 취급하는데는 부담이 크다”면서 “농림부가 직접 할 수는 없어서 농진청과 종자관리소가 개발하고 농협이 취급하는 것을 검토했다”고 답했다. 김 장관은 “종자산업법에는 종자산업국을 농림부에 두도록 하고 있는데도 구조조정 때문에 두지 못하고 있으나, 이제 담당과라도 둬야겠다”고 덧붙였다. 김 장관은 또 “RPC나 저온저장고는 보조비율을 높이고 지원액도 조정하도록 검토하겠다”고 답했으며, 가락시장 육성과 관련, “가락시장이 잘해야한다. 허신행 농수산물공사 사장은 선임 장관이기도 하지만, 그분이 가신 뒤많은 변화가 있어 기대가 된다”고 말했다.김 장관은 그러나 “(농협의) 농산물 수입은 아직 때가 아니다”고 선을 그은 뒤 “농협이 수입하는 순간 온갖 공격의 빌미를 주게 되는 만큼 그것은완전 개방 후 (여론이) 농협이 수입해 달라고 할 때 검토할 사항”이라는견해를 밝혔다. 원철희 회장은 창동 물류센터의 주차 문제에 대한 소비자들의 지적에 대해 “고수부지를 주차시설로 활용할 수 있도록 서울시가 매듭을 풀어줘야한다”고 건의했고, “출하선도금을 더 지원해달라”는 김제 백산농협 강원구 조합장의 건의에 대해서는 “사실 중앙회가 1억을 지원하려면 1조원을확보해야 하는 어려움이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김 장관은 농협중앙회에 대해 “농민단체를 이사회에 참여시켜 투명성을 높여야 한다”며 “가장 강성인 분을 이사회에 참여시켜야 한다”고주문했다. 또 “(단위)농협도 자구노력을 해야 하며, 적자생존하지 못하면 과감히 합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이상길 기자 leesg@agri 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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