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 : 추곡수매가가 2년만에 5.5% 인상된다. IMF로 인한 자재비 상승 등으로심각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농민들에게는 만족할 만한 수준은 아니지만 김영삼 정부 5년간 3차례의 추곡수매가 동결을 경험했던 점에 비추어본다면‘정권교체’의 효과를 나름대로 보게 된 것이다.누구보다 농업부문에 관심과 애정을 많이 쏟고 있고 농업인들의 절대적인지지를 받고 있는 김대중 정부로서도 정권교체후 처음 이루어지는 추곡수매에서 수매가를 동결할 경우 농민의 여망을 저버렸다는 비난을 받게 되는 정치적 부담이 적지 않다는 점에서 어느 정도의 수매가 인상은 예견됐던 것이었다.이와 함께 야당인 한나라당도 김대중 정부의 이같은 점을 집중적으로 공략함으로써 5.5% 인상을 이끌어내는데 주요한 역할을 했다고 평가된다.이같은 수매안에 대해 8% 인상을 요구했던 농민단체에서는 다소 상반된 반응을 보이고 있다.한국농업경영인중앙연합회는 “농민의 어려움을 반영하려는 정치권의 노력의 흔적이 보인다”며미흡하지만 이해한다는 수준의 논평을 내고 있다. 반면 전국농민회총연맹은5.5% 인상안에 불만을 나타내고 8% 인상을 재차 촉구하는 입장을 발표했다.이번 수매가 인상결정에는 무엇보다 IMF로 인해 농민들이 겪고 있는 고충을 반영해야 한다는 점이 크게 작용했다고 풀이된다. 비료, 농약, 유류, 금리 등 인상에 따른 경영비 상승요인을 쌀가격 상승으로 일부 보전해야 하고쌀생산농가의 영농의욕을 북돋기 위해 수매가 인상이 필요하다는 것이 여야의 공통된 인식이었다.또한 이번 수매가 인상 결정에는 김대중 정부의 농업관과 쌀자급의 중요성에 대한 인식이 크게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물가인상률 반영, 생산비를보장하는 수매가인상 등은 김 대통령은 물론 김성훈 농림부장관도 ‘원칙’으로 주장해온 것.한편 이번 수매가와 수매량 결정도 생산비 증가율이나 물가인상률 등 수매가와 수매량이 합리적이고 객관적 기준에 의해 이루어지지 못하고 여전히정치적 타협에 의해 이루어짐으로써 향후 정부수매방식과 수매가 嗤킹 결정방식에 대한 논란의 여지를 남겨 놓고 있다는 지적이다. 수매가 ·수매량결정이 계속 정치적 부담으로 남을 경우 이를 해소하기 위한 양곡관리방식등 제도적 개선방안 마련이 주요 쟁점으로 부각될 것이라는 전망이다.특히 수매가가 높아진 만큼 수매량이 8백10만석에서 7백70만석으로 줄어들음으로써 추곡수매 자체를 통한 농가이득의 총량은 변함이 없다는 점도 이번 수매가 인상의 한계로 지적되고 있다. 이는 WTO 규정에 따라 쌀에 대한보조총량을 매년 줄여야 하는 상황에서 불가피한 것이지만 수매가 인상이냐, 수매량 확대냐 문제로 해마다 논란을 겪어야 하는 부담을 안게되는 것이다.또한 나름대로 농업현실과 농민의 요구를 반영하여 수매가를 결정한 것으로 평가되지만, 농민들의 집중적인 기대를 받고 있는 직접지불제 등 WTO가허용하면서도 쌀농가의 소득보전을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의 제시 등도 함께논의되지 못한 점이 아쉬움으로 남는다는 분석이다. 이밖에 제현율이 높아진 만큼 쌀등급을 현실화하고, 모든 미곡종합처리장의 수매시 실제 제현율을 반영하는 등 정부재정 부담 없이도 농가수익을 높일 수 있는 방안의 실천 등도 적극 이루어져야 한다는 주장이다.발행일 : 98년 3월 26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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