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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고> 귀농자 영농창업자금 지원, 신중해야 한다
내용 : 귀농자 영농창업자금 지원 계획을 보고 당혹스러웠다. 초보농민들을 빚더미로 밀어대는 잘못된 정책에 대해 지금 짚어주지 않으면 안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농림부는 지난 11일 실직자 지원대책의 일환으로 농업분야에 생명의 숲가꾸기, 농지소유 및 이용실태조사 업무보조인원 채용, 귀농자 영농창업자금지원정책을 펼치기로 했다는 보도자료를 발표했다. IMF 이후 급증하는 실직자들에 대해 정부가 적극적으로 대처하는 것은 환영할 일이다. 하지만 아무리 급하다 해도 ‘바늘 허리에 실을 꿰어 쓸 수는없다’는 속담처럼 어떤 정책을 제시할 때는 충분한 검토가 있어야 한다. IMF로 도시근로자들이 실직을 당하는 만큼 농민들도 엄청난 고통을 받고있다. 농업용 유류나 사료가격 등의 상승으로 인한 농업경영비 상승과 소비위축으로 인한 농산물 가격의 하락 사이에서 많은 능력있는 전문 농업인들도 농사를 포기하고, 농가부채를 어떻게 갚을지 막막한 상태로 놓여 있다. 특히 최근 실업문제 해결에서 귀농이 자주 이야기되는 데에는 ‘도시에서안되면 시골가서 농사짓지’라고 하는 농사를 누구나가 손쉽게 지을 수 있는 것으로 생각하는 잘못된 농업인식에서 비롯된다고 하겠다. 정부는 이런어려운 농업현실을 무시한 채 무턱대고 귀농하려는 사람들에게 올바른 농업·농촌의 현실을 알려주어 초보자들의 실패가 없도록 해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부가 나서서 정책적으로 부실한 귀농을 조장하는 것은 잘못된 발상이다. 영농창업자금 지원은 우선 형평성에서 문제가 된다. 이미 농촌에는 3천만원 안팎의 지원을 받는 농업인후계자가 되기 위해서 몇년간 4-H 활동하며,예비후계자로서 1년 이상 대기중인 젊은이들이 많이 있는데, 이들에 대한지원이 없이 실업으로 인해 농촌에 돌아온다는 이유만으로 2천만원의 지원을 준다는 것은 계속 농촌을 지키고 있었던 사람들에게 심한 박탈감을 줄것이다. 다음으로 현실성의 문제다. IMF를 극복할 수 있는 농업을 운영하려면 농장기반조성에 2천만원이란 돈은 극히 부족한 것이다. 이정도 금액은 이사비용정도의 금액 밖에 되지 않는다. 이미 80년대에 정부는 금전적 지원만을 통해 귀농을 유도하려는 정책을 사용한 적이 있었으나 거의 대부분 실패로 돌아갔다. 문제는 자금이 아니라 농촌에서 생활할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해 주지 못했다는 것이다. 귀농에 대한 지원이 마련되어야 한다는 데는 동의할 수 있다. 하지만 자금을 통한 ‘당근’정책, 하드웨어에 대한 지원이 되어서는 거의 대부분 실패한다. 오히려 정확한 ‘정보’의 제공, 도시의 생활방식에서 농촌의 생활방식으로 쉽게 적응할 수 있는 ‘교육’ 프로그램의 마련과 제공, 농민들과연계를 맺는 후견인제도를 만들어 주는 등의 ‘소프트웨어’적인 측면의 지원책 마련이 더욱 시급하다. 농촌에는 이전 정부의 무분별한 자금지원으로 빚더미에 시달리는 농가들이상당수 있다. 정부가 또다시 정책자금이란 ‘당근’으로 실업자들을 농촌으로 꾀인다면, 그들도 농사를 제대로 짓기도 전에 ‘부채농가’로 전락할 것이라는 것은 불을 보듯 훤히 예상할 수 있다. 관계당국의 신중한 검토를 다시 한 번 기대한다.발행일 : 98년 4월 20일
한국농어민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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