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빗나간’ 농업대전망“농경연, 2000년 농가경제 전망서“축산,노지채소,과수부문 낙관“농업실질소득 3.3% 늘 것” 예상“지난해 실제상황과 너무 ‘먼거리’‘2000년 농업실질소득은 전년대비 3.3% 증가한 16조4천6백70억에 달할 것으로 전망되며 축산, 노지채소, 과수가 소득증가를 주도할 것으로 전망된다. 축산은 실질 사료가격이 하락하고, 노지채소는 생산감소로 가격이 상승하는 반면 농업투입재 가격은 계속 하락할 것으로 전망돼 농업소득이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지난해 1월28일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농업전망2000 발표대회’에서는 이같이 2000년도 농업경제를 낙관적으로 전망했다.이날 발표대회의 주최를 맡은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은 “전망은 관련정보들을 종합해 도출되는 논리 과정이기 때문에 전망에 불과할 수밖에 없다. 그러나 예측성을 높여 합리적 의사결정을 유도하고 대응력을 높여 나갈 수 있도록 하는데 목적이 있다”고 전제를 달았다. 그러나 문제는 이러한 취지의 농업전망이 한해를 결산하는 시점에서 ‘정반대’의 내용을 담고 있다는데 농민들이나 관계자들이 혼란을 빚고 있다. 현재의 전망수준으로는 농업정책이나 농가들의 사업적 결정 등에 오류를 범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개선돼야 한다는 여론이 비등하다.‘농업전망2000’에 나타난 지난해 농업전망은 장기적으로 수입개방으로 인해 어려움이 따르지만 2000년은 전반적으로 평년수준내지 다소 좋아질 것이라는 예측이 주된 골자였다. 특히 품목별 전망에서는 사과, 배 가격은 대체로 평년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전망했고, 감귤은 수요가 약간 감소하고 재배면적이 늘어 가격 하락세를 보일 것이라고 예측했다.그러나 지난해 사과, 배 등 저장과일은 출하량 증가와 당도 저하로 일부 품목은 전년보다 거래가격이 절반에도 못미치는 가격대를 형성했고, 태풍피해로 농가들의 소득감소를 더욱 부추겼다. 감귤가격 하락 전망 요인을 재배면적의 증가로 분석한 것은 대표적인 전망 실패로 지적된다. 지난해 감귤가격은 수입오렌지의 수입 폭증으로, 이러한 오렌지 수입문제는 국내 모든 과일·과채류 가격폭락을 주도하는 역할을 해왔는데 ‘농업전망’에는 이에 대한 언급이 전혀 없었다. 구제역파동으로 돼지가격과 한우사육두수가 급격히 떨어진 것 또한 농업전망과 내용을 달리했던 부분.농업경제부문에서 외환위기에서 벗어나고 소가격 상승, 투입재가격이 하락하는 등 소득여건이 개선돼 농업실질소득이 3.3%정도 증가한다는 전망은 아예 ‘다른 나라 얘기’로 치부할 정도의 엉뚱한 분석이었다. 국내외 경제여건에 대한 종합적인 판단능력이 부족했다는 지적이다.이같이 오차범위가 큰 이유는 우선 당해연도 관측정보를 중심으로, 이를 전담하는 연구진도 없이 전망을 제시하는데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다. 돌출변수가 많은 농업분야를 전망하기 위해서는 유통문제에 정통한 전문기구가 필요하다고 전문가들은 주장한다. 농학계의 한 교수는 “미국의 경우 품목별 관측위원회(LOCK-UP)를 상시적으로 운영, 농무부 산하의 모든 기관에서 분석한 수치를 검토하고 이에 대한 정보를 탄력적으로 알린다”며 “1년 후면 바로 평가되는 농업전망을 현상태로 끌고 간다면 농민들이나 관계자들에게 공신력을 얻기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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