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산과 다름없는 품질 ‘충격’

국립식물검역소 중부지소를 방문한 제주지역 농협조합장들이 인천항 보세창고에 보관한 중국산 당근상자를 열고 품질 등을 확인하고 있다.

현지 선별·병해충 검역 강화…불합격 줄고대부분 냉장운송으로 신선도도 문제 없어“국산 차별화 전략 수립 발등에 불” 한목청 “한 눈 팔면 안 되겠습니다. 중국산 칠레산 할 것 없이 국내로 수입되는 대부분의 외국 농산물들이 국내산 농산물보다 품질이 떨어지지 않는 것 같습니다.” 최근 농림부 산하 국립식물검역소 중부지소와 영남지소를 방문한 농협제주지역본부와 서귀포·위미·구좌농협 조합장들은 검역대기 중인 중국산 당근과 칠레산 키위 등을 살펴본 후 제주농업이 살아남기 위해서는 경쟁력 강화를 통한 차별화 전략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하동호 중부지소장은 중국산 세척당근에 대해 “실제 중국산 세척당근과 국내산 당근과의 품질차이는 크지 않다”며 “중국 현지에서 철저한 선별과 병해충 검역을 거쳐 들어오기 때문에 폐기처분이나 소독할 게 없다”고 말했다. 실제로 본지 취재기자가 인천항 보세창고에 있는 중국산 당근 상자를 무작위로 선정해 열어본 결과 외관, 선별도, 굵기, 세척도 등 모든 면에서 국내산에 뒤지지 않을 정도로 최상품 수준이었다. 보세창고를 안내한 좌성민 검역관(35)도 “최근 수입되는 중국산 농산물 가운데 채소류의 경우 불합격률이 10% 미만으로 떨어지고 있다”며 발 빠른 대처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실제 중부지소로 수입되는 당근의 경우 2003년 8278톤에 그쳤으나 2004년 1만4080톤, 2005년 2만1078톤 등으로 급증했고 양파도 2004년 1만1955톤에서 지난해 2만1329톤으로 두 배 가까이 늘어났다. 강희철 서귀포농협조합장은 검역현장을 보고 “매우 놀라운 사실들이다. 농가들이 국내로 수입되는 외국산 농산물의 품질을 직접 확인해야 한다”며 “중국산 마늘쫑의 경우 마치 공장에서 생산한 제품을 보는 것과 같았다”면서 위기감을 드러냈다. 당근 주산지인 구좌농협조합장도 “중국산 당근을 직접 먹어보니까 당도 등의 차이는 있으나 전체적으로 제주산과 큰 차이는 없어 보인다”며 “대농가 지도·홍보를 강화해 제주산 당근의 차별화를 꾀하는데 노력 하겠다”고 말했다. 중부지소에 이어 취재기자가 찾은 영남지소는 외국에서 들여오는 오렌지 검역을 담당하고 있어 관심이 높았으나 미국산 네이블 오렌지의 수확이 마무리되는 시기여서 오렌지 검역 현장은 확인할 수 없었고 칠레산 키위의 검역장면을 볼 수 있었다. 검역대기 중인 칠레산 키위는 국내산과 크게 다르지 않았으며 수입당시 0℃ 상태를 유지하기 때문에 사실상 병해충이 발견되는 경우도 거의 없는 실정이다. 제주농협본부 오상현 팀장은 “행정·농협·농가가 삼위일체가 되어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제주산 당근의 경우 최소한 1만톤 정도는 산지서 상품화 과정을 거쳐 출하해야 하기 때문에 정부차원에서 산지유통 인프라에 대한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내로 수입되는 대부분의 채소류에는 기본적으로 문제되는 병해충이 없다는 게 검역관들의 한결같은 얘기다. 특히 미국산 중국산 칠레산 할 것 없이 국내로 수입되는 대부분의 농산물들이 콜드시스템에 의한 냉장유통이 기본이어서 신선도가 뛰어난데다 검역에도 별다른 문제가 없는 실정이어서 제주농업의 경쟁력 강화와 이에 따른 대처방안이 시급하게 요구되고 있다.
김현철kimhc@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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