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설채소 수급 ‘불안’

지속되는 고유가의 영향으로 시설채소의 수급 불안이 야기되고 있다. 올겨울은 오이가 귀해지고 토마토 가격은 하락할 것으로 전망된다.

기름값 부담 줄이려 오이 대신 토마토 재배오이값 상승 반면 토마토값 하락 우려 높아풋고추도 품위간 가격 차…생산 차질 걱정 고유가 여파로 가온 재배하는 시설채소의 품목별 수급불균형 현상이 나타날 것으로 우려된다. 국제원유 가격이 급상승하면서 농업용 면세유 공급가격도 동시에 크게 올랐다. 10월 하순현재 전국 면세유 평균가격은 1ℓ당 638원(경유기준)으로 전년동기 529원보다 21% 상승했다. 지난해보다 33% 높은 수준이다. 이로 인해 시설채소 품목별 재배면적이 상당한 변화를 보였다. 우선 오이 재배에서 토마토로 전환한 농가들이 증가했다. 12월 오이 출하예상면적은 전년동기보다 7% 줄었고 토마토는 약 25% 늘었다. 토마토가 오이에 비해 상대적으로 노동력을 줄일 수 있는 데다 재배온도를 낮춰 유류비 절감을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11월 하순 도매시장 거래가격도 백다다기오이의 경우 3만7000원(100개 상품 가락시장 기준)으로 예년평균보다 40% 높은 반면 토마토는 예년수준인 1만4000원(10kg 상품기준)대에 머물러 있다. 오만석(전남 고흥) 씨는 “오이 농사는 힘에 부치고 기름도 많이 들어가기 때문에 올해 토마토를 정식 했다”며 “12월 하순부터 수확할 예정인데 산지출하량이 크게 늘어날 것으로 보여 걱정이 앞선다”고 밝혔다. 고온작물인 풋고추 재배면적은 지난해와 비슷한 것으로 나타났으나 가격에 따라 출하량이 편차를 보일 전망이다. 11월 하순 풋고추 평균가격은 2만5000원(10kg 상품기준)으로 예년보다 18% 정도 낮았다. 이러한 현상이 지속되면 농가에서는 고추 생육에 필요한 15℃ 이상의 적정 온도를 유지하기 어려울 가능성이 높다. 고추 재배농가 김준현(경남 밀양) 씨는 “면세유 가격이 지난해보다 30%나 올랐는데 공급량도 매년 10% 이상 줄어 충분한 가온을 하려고 해도 힘들다”며 “연간 기름 값만 1300만원에 육박하는데 풋고추 평균가격이 3만원을 밑돌면 인건비도 건지기 어려울 것”이라고 밝혔다. 이럴 경우 시설채소 품위도 예년보다 낮아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어 고품질 풋고추 생산도 차질이 예상된다. 한국청과 이재욱 경매사는 “고유가로 12월 하순 이후 풋고추의 유통량 증감현상이 상당히 심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물량이나 가격을 예측하기 어렵지만 현재로써는 고품질 가격이 높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동광leedk@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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