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인·백화점 ‘웃고’ 한살림 등 생협 ‘울고’.. 저가 실속형 상품·'친환경' 청과세트 인기

올 추석은 예년보다 열흘 정도 빨리 찾아온데다 연휴가 짧아 소비가 다소 위축될 것으로 전망됐으나 대형 할인업체를 중심으로 비교적 매출이 신장된 것으로 나타났다. 유통업계별로 백화점과 할인마트 등은 상품권과 청과 선물세트 등의 판매가 증가한 반면, 소비자 회원들을 상대로 직거래를 하는 생협 등은 예년 수준을 밑돌아 경기 불황과 소비 형태의 변화를 보여줬다. ㈜농협유통은 지난해 매출보다 10% 상승한 1470여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올 추석 매출 신장의 주역은 역시 1만~2만원대 저가 생활필수품과 사과·배 등의 청과 선물세트로 이 중 친환경농산물 선물세트의 소비 신장이 두드러졌다. 농협유통 집계에 따르면 이번 추석에만 총 5억원에 넘는 친환경농산물 선물세트가 판매됐으며 이 가운데 90% 이상을 사과·배 세트가 차지했다. 현대백화점은 전년동기 대비 17.9%를 상회하는 매출 실적을 나타냈다. 경기 침체를 반영한 듯 주로 2만~5만원대 실속형 상품 판매 비중이 높아졌다. 청과의 경우 33% 신장을 보였는데 역시 전년보다 2배 이상 물량을 늘려 준비한 친환경선물세트가 견인차 역할을 했다. 롯데마트의 선물세트 매출은 지난해보다 18.2% 늘었으며 농산물 중에는 송이·표고 등 버섯류 세트와 수삼, 청과 등이 각각 20%씩 많이 팔렸고, 참기름·참치통조림 등도 40% 이상 매출이 증가했다. 반면 생협 등은 이번 추석에 그다지 대목 경기를 누리지 못했다. 한살림의 경우 선물용품 판매가 지난해보다 오히려 16%가량 떨어지는 등 매출 신장에는 역부족이었다. 일반 할인마트, 전문 친환경농산물 판매장 등이 확대되면서 편의성과 가격 경쟁력에서 밀려 소비자 회원들의 활동이 둔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한살림 구매관리부 최은숙 부장은 “제수용품 판매는 늘어난 반면 선물용품의 판매는 하락했다”며 “백화점이나 대형 할인점으로 친환경농산물 유통이 확대되면서 생협의 판매기능이 위축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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