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확한 통계 자료 부족ㆍ수급·값전망 예측 못해

올 양파 생산량이 지난해보다 증가하고 소비둔화로 인해 도매시장 평균거래 가격이 하락한 상태다. 특히 일부 주산지 생산농가들은 판로를 확보하지 못해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문제는 양파 생산량 증가로 농가들은 시름에 잠겨있는 상황에서 수입양파 유통량은 크게 증가하고 있는 것이다. 저장업체가 출하조절 기능을 제대로 갖추지 못해 단경기에는 가격이 급등하는 기현상을 보인다. 이러한 양파 유통의 불균형을 해소할 수 있는 방안은 없는지 알아본다.

수입 노린 무역업체 가짜정보 전파 ‘한몫’저장 시설 낙후…출하시기 조절도 어려워 ▲현황=전체 양파 생산량은 100만500톤으로 지난해보다 5.6% 늘었다. 이상기온으로 작황은 다소 부진했으나 재배면적이 늘어났기 때문이다. 이중 중겦말卉?생산량은 85만4000톤으로 지난해보다 10% 증가했고 냉장업체 및 생산자조직의 저온저장량은 7% 많은 47만톤 내외다. 2000년 이후 가장 많은 저장량이며, 평균 저장가격은 290원(1kg 기준) 선으로 전년동기 390원대보다 34% 하락했다. 이에 따라 생산농가에서 가저장돼 있는 물량은 어림잡아 37만톤에 육박한다. 양파는 종자를 구입해서 재배하는 것을 감안하면 대부분의 농가 보유물량은 소비지에 출하되거나 부패 등으로 소모해야 하는 형편이다. 농협수매와 산지유통인과 거래 시기를 놓친 일부 농가들은 생산비 이하에라도 양파를 처분하려고 수요처를 찾고 있는 실정이다. 그러나 양파 생산량이 많아도 중국산 수입량이 늘어나거나 익년 1월 이후 가격이 큰 폭으로 상승하는 현상을 나타내 생산농가들은 혼란을 겪고 있다. 지난해 양파 저장량은 44만1000톤으로 예년수준보다 늘었으나 수확기 이후 올 3월까지 양파 수입량은 5만3352톤에 육박했다. 지난해 연말까지 500원(1kg 상품기준)대를 밑돌았던 양파 가격이 3월에는 1010원대까지 급등하는 현상을 보였던 것이다. 특히 올 이상기온으로 저장성이 낮을 것이라는 예상으로 인해 산지 가격 상승에 기대를 거는 분위기도 감지되고 있다. 한국청과 권종태 경매사는 “현재 소비둔화로 원망 거래가격은 350원을 밑돌고 있다”며 “그래도 일부 농가들은 300원 선에서 산지거래를 기피한다”고 밝혔다. ▲대안=올 단경기에 가격 혼란 및 수입량 급증은 정확한 통계 자료가 부족하기 때문으로 지적됐다. 국내산 저온저장량에 대한 정확한 물량을 집계할 수 없어 저장업체들의 출하조절 기능이 현저하게 떨어졌다는 것이다. 또 수입을 노린 무역업체들이 가공된 유통정보를 퍼뜨려 국내 유통업체의 출하조절을 어렵게 하고 있어 공식화된 통계자료 확보의 중요성이 더욱 강조되고 있다. 최근 저장업체들도 부정확한 통계로 적정한 출하시기를 놓쳐 경영 손실이 입고 있어 보완대책 필요성에 공감대를 나타낸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저장물량 통계자료가 마련되면 전체 생산량 조정을 위한 기본 자료로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또 유통전문가들은 양파 저장 기술 및 시설개발로 감모율을 낮추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매년 우수한 종자로 갱신되고 있으나 저장 과정에서 부패율이 높아 품질을 떨어뜨리고 있다는 것이다. 한 유통업체 관계자는 “저장량 중 10% 이상 부패율이 발생하면 막대한 영업손실 뿐 아니라 수급불균형 현상이 심화된다”며 “낙후된 저장기술과 시설로 외국산 농산물과의 경쟁에서 더 어려움을 겪는다”고 호소했다. 이에 대해 한국농촌경제연구원 홍승지 채소관측팀장은 “양파 수입이 지속적으로 이뤄질 가능성은 낮다”며 “최근처럼 가격 불안정 현상을 겪지 않고 출하시기를 조절하려면 보다 정밀한 통계자료를 만드는데 역점을 둬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동광leedk@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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