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 : 소비부진으로 인한 수박값의 약세가 지속되면서 노지수박의 본격 출하를앞두고 있는 전북 고창군 대산면 일대 수박재배농가들은 걱정이 이만저만아니다.오는 7월 중순 본격 출하를 앞두고 과가 제대로 형성도 안된 상태에서 지난주부터 본격 장마철을 맞아 연일 비가 내리고 있어 생산량이 크게 차질을빚을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대산농협 관계자는 “수박은 비에 약하기 때문에 올해처럼 비가 계속되면탄저병, 잎마름병과 같은 병충해가 극성을 부리는 것은 물론이고, 비로 인해 생육이 멈췄다가 갑자기 기온이 오르면서 터진 수박이 많이 발생하게 된다”며 “다른 농산물은 비로 인해 생육이 부진하면 생산량이 감소하거나기형과가 발생하는 것으로 그칠 수 있지만, 수박의 경우는 1백에서 0이 되어 버리기 때문에 생산농가의 피해가 크다”고 밝혔다.고창 대산의 수박재배면적은 시설재배를 포함, 1천2백∼1천3백여ha에 달해국내 최대를 자랑하고 있다.또한 대산지역의 수박생산량은 시설재배품 1만2천5백여톤(5톤트럭 80대 분량), 노지재배품 55만여톤(5톤트럭 9만1천여대 분량)에 달해 전국 주요도매시장의 노지수박 물량을 좌우하고 있다.이에 따라 대산지역 수박생산 농가들은 출하를 앞두고 수박값 변동에 큰관심을 기울이고 있다.고창군 대산면 성남리에서 10여년 이상 수박농사를 지어온 김모씨는 “수박값이 앞으로 현재 시세만 유지해도 다행이겠다”며 걱정이 크다.현재 노지수박 4천여평을 갖고 있는 김씨에 따르면 5톤 트럭 한 차당 최소3백만원은 보장이 돼야 생산비라도 찾을 수 있다고 한다.3백만원에 경락될 경우 출하작업비 25만원, 운임비 35만원, 도매시장 수수료 5∼7%, 하차비, 선별비 등 출하비용으로만 90여만원이 지불된다는 것이김씨의 설명이다.김씨는 또 예년의 경우 5톤 트럭 한차에 실리는 수박의 갯수는 8백∼9백여개지만 올해의 경우 기형과의 발생이 많고 대과가 적어 1천개 이상이 필요할 것이라며, 평균 5백평의 면적에서 5톤 트럭 1차의 물량이 나올 수 있다고 한다.이에 따라 생산비를 따져보면 김씨와 같이 자신이 소유한 땅의 경우는 1평당 3천∼3천5백원이 소요되지만, 임대한 경우 최소 4천원을 생산비로 계산해야 한다. 즉 5백평에 투자된 생산비는 1백50만∼2백만원이 된다.하지만 김씨는 “전국적으로 수박출하량이 증가하고 있는 반면, 소비가 현재와 같이 부진해서는 3백만원 이하로 판매될 가능성이 높다”고 비관한다.고창읍의 오모씨도 사정이 비슷해 “올해 수박농사로는 농협의 대출금 이자도 갚기가 어렵겠다”고 푸념했다.대산농협 관계자는 “대산지역의 경우 생산비의 90%이상이 부채”라며 “게다가 대부분의 농민들이 서로 맞보증으로 융자금을 이용하고 있기 때문에농가들의 연쇄부도 우려도 높다”고 지적했다. 지난달 29일 현재 가락동 농수산물도매시장에서는 수박 8kg 상품이 일부최고 8천5백원까지 판매되고 있는 반면, 대부분의 물량이 6천원대에 판매되고 있다. 하지만 그나마 지속된 비로 인해 일반가정의 소비는 물론 냉면집과 같은 대중음식점의 영업부진으로 인해 도매시장내 재고물량이 증가하고있는 실정이다.도매시장내 중도매인들은 “수박은 낮시간대보다 퇴근시간에 기온이 높아야 소비가 이뤄지는 품목인데 비 오고 흐린 날이 많아 낮시간대에는 기온이높다가도 아침, 저녁으로는 기온이 낮아져 좀처럼 소비가 살아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서정민 기자>발행일 : 98년 7월 2일
한국농어민신문webmaster@agrinet.co.kr
저작권자 © 한국농어민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