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 : 농협 창동물류센터가 개장 3개월이 지났는데도 하나로클럽 중심의 소매를 탈피하지 못해 신물류체계의 조기정착이라는 당초 취지에 미흡하다는 지적이다.창동 물류센터는 개장이후 물류센터 병설 회원제 할인매장인 하나로클럽을중심으로 인근 신세계 E마트와 치열하게 경합하면서 도봉구, 노원구 일대아파트 단지 소매상권을 빠르게 장악하고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하나로클럽의 경우 일일 매장 이용객이 2만4천명에 이를 정도이며, 판매액은 하루 6억원 정도.하나로클럽은 1천여종의 농산물과 생필품을 시중가보다 20~30% 싸게 판매하고, 개장기념으로 3천원의 연회비를 면제하는 한편 신선도를 유지하기 위한 1일 2배송체제 운영에 24시간 개장으로 상당한 성과를 거두고 있다.그러나 이런 성과에도 불구, 창동 물류센터는 도매기능보다 소매기능에 치중함으로써 예약수의거래와 선진 물류체계 구축으로 농산물 유통을 개혁한다는 당초 지원 취지를 충족하지 못하고 있다.실제 창동 물류센터는 지난 7월 1달간 총 판매실적 2백10억8천2백만원 가운데 물류센터를 통한 도매는 31억7천2백만원에 그친 반면 하나로클럽을 통한 소매는 도매의 약 6배인 1백79억1천만원에 달했다. 이는 도매거래가 시작된 것이 지난 6월1일부터로 아직 도매기능이 활성화 되지 않았다는 점을감안하더라도 물류센터가 하나로클럽 소매중심으로 운영된다는 사실을 증명한다.또한 물량 수집에 있어서도 아직 자체 완결적인 수집보다는 상당부분의 물량을 양재물류센터의 수집체계에 의존, 독립된 물류센터의 기능을 수행하지못하고 있다.이같은 소매중심의 운영은 예약수의거래방식에 의한 또다른 형태의 도매시장인 물류센터를 통해 △기존 도매시장의 문제점을 보완하고 △우리 농산물의 근대적 유통채널을 마련한다는 정부의 지원취지와는 거리가 있다는 지적이다. 더욱이 농특세 재원으로 2004년까지 16개나 건설될 물류센터가 소매형태로 고착될 경우 정부나 지방자치단체의 엄청난 지원을 받아 소매매장만늘리는 꼴이 된다는 것이다.따라서 창동 물류센터가 제기능을 하기 위해서는 기존의 소매상권을 유지하면서도 대형유통업체, 요식업소, 일반 소매점 등 사업자 고객을 충분히확보, 도매기능을 활성화 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지적이다.또한 산지 농협을 중심으로 영농법인, 작목반, 전업농 등 전속 출하자들을전산망을 통해 연결하는 한편 유통업체들이 원하는 품질기준과 포장단위를개발, 산지에서부터 유통업체들의 요구를 맞춰주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나아가 농협 전체의 차원에서 현재 제대로 가동되지 않고 있는 산지의 농산물 포장센터, 집하장 등 산지 물류시설을 통한 출하자에 대해 인센티브를적용해 고정 출하자로 확보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이러한 조건이 충족될 때 농협이 표방하는 21세기 신물류의 최소요건이 갖춰질 것이고, 정부 지원으로 물류센터를 건설하는 취지에도 부합된다는게전문가들의 지적이다.<이상길 기자>발행일 : 98년 8월 10일
이상길leesg@agrinet.co.kr
저작권자 © 한국농어민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