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00년부터 정부 지원하에 실시되고 있는 농산물의 물류기기공동이용사업이 수요증가에도 불구, 정부 예산 부족으로 활성화되지 못하고 있다. 물류기기공동이용사업은 농산물 유통의 풀 시스템을 도입하여 저비용 고효율의 물류체계를 구축하고자 98~99년 시범사업을 거쳐 2000년부터 정부 농림사업으로 채택돼 지원이 이뤄지고 있다. 지원대상 물류기기는 파렛트(1,100×1,100mm)와 프라스틱상자(컨테이너, 팰릿), 다단식 목재상자 등 3가지다. 기기별 지원규모는 2002년 기준 파렛트의 경우 풀 이용료 1500원(입고비 400원, 사용료 500원, 회수비 600원) 중 60%인 900원. 프라스틱상자는 490원 중 294원, 다단식 목재상자는 1145원 중 687원이다. 시행 첫 해에는 국조보조 70%와 자부담 30%로 77억8700만원의 사업규모 중에서 10억7600만원 가량 밖에는 시행하지 못했다. 2001년도 상반기까지 사업 부진이 계속되면서 국고 예산 중 5억원 가량을 국고 반납하는 등 어려움을 겪다가 하반기 들어 지원금 정산방법의 개선으로 사업규모가 늘기 시작하여 한 해 동안 약 50억200만원(2000년 대비 486%)의 실적을 올렸다. 그러나 2002년도 정부 지원예산이 수요증가에도 불구, 사업 초기연도보다 적은 35억원으로 책정되면서 사업에 제동이 걸리기 시작했다. 예산당국이 정부 예산 책정액 중에서 사용하지 못한 불용액이 많다는 이유로 국조 보조율을 당초 70%에서 60%로 내리고 예산을 줄였기 때문이다.사업을 주관하고 있는 농협중앙회는 지난 2년간 물류기기공동이용사업에 대해 수치상 뿐만 아니라 물류비 절감 효과가 뛰어나다고 평가하고 있다. 우선 물류기기 개별구입과 같은 고정투자비용 절감액이 기존보다 4배 가량 줄고, 회수·관리비용과 쓰레기 처리비용 감소·하역기계화에 따른 비용과 포장재비 절감 등 기타 물류비에서 지난해 약 70억원의 절감 효과를 봤다고 분석했다. 뿐만 아니라 농산물의 품질보전과 쓰레기 발생 감소 등 환경적 측면에서도 큰 이점이 나타났다. 사업참여 생산자단체와 유통업체들도 “물류기기공동이용사업 자체가 경제적이고 효율이 높다”며 긍정적 평가를 내렸다. 앞으로 물류기기공동이용사업은 가락시장 등 공영도매시장의 표준하역비제가 실시되면서 이용율이 증가될 전망이다. 또한 가락시장의 경우 자부담에 대한 별도 지원도 검토하고 있어 생산자단체들의 참여가 크게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여기에 사업에 참여하고 있는 풀 업체가 기존 3개사에서 4개사로 늘어나면서 적용되는 물류기기도 다양해질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관련업계는 단기간 사업규모가 급신장하고 있기 때문에 농산물 물류체계의 조기정착을 위해서는 정부 예산지원이 반듯이 확대되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농협의 한 관계자는 “올해만 하더라도 사업규모가 크게 늘 것으로 보이기 때문에 35억원 가량의 추가 지원이 필요하고, 내년도에도 시장성장율을 감안할 때 약 150억원의 국조보조금이 요구된다”고 말했다. 한편 유통전문가들은 물류기기공동이용사업이 농산물의 물류표준화와 물류체계 개선차원에서 활성화돼야 한다는데 인식을 같이하고, “현재 수요가 많은 도매시장의 하역체계 개선과 물류기기 회수·관리시스템의 구축부터 서둘러야 한다”고 강조했다. 홍치선 기자 hongcs@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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