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들어 공영 농수산물도매시장의 전자경매가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 전자경매시스템도 기존의 표출식에서 무선응찰식 전자경매로 바뀌는가 하면 거래내역에 대한 정보가 인터넷 등을 통해 실시간으로 전파되는 등 유통정보화 기반이 구축되고 있다. 가락동 농수산물도매시장의 경우는 6개 청과법인 모두가 전자경매 추진계획을 완료하고 단계별로 시행에 들어가 올해 말이면 전 출하물량이 전자경매를 통해 거래될 것으로 보인다. 지방도매시장도 이미 대전 중앙청과가 전품목 무선응찰식 전자경매를 실시하고 있고 대구 중앙청과도 대형 멀티화면을 활용한 새로운 방식의 표출식 전자경매를 실시하고 있다. 이밖에 농협공판장도 가락공판장을 시작으로 대전, 부산공판장에서 전품목 응찰식 전자경매를 목표로 시스템을 확대하여 가동하고 있다. 이같이 도매시장의 전자경매가 확대 시행되고 있는 것은 올 농림부의 도매시장법인에 대한 평가 부문중 전자경매의 평가지표가 기존 3점에서 15점으로 대폭 늘어난 데다 상·하반기 추진실적에 대한 가중치를 차등 적용,도매시장법인들의 참여도가 높아졌기 때문이다. 여기에 출하자들과 소비자들이 예전과 달리 투명하고 공정한 거래를 위해 노력하는 도매법인을 선택하는 사례가 많아 도매법인들이 경쟁적으로 전자경매 시스템 구축에 나서고있는 것. 이밖에 올해 농림부가 전자경매를 확대하기 위해 44개 도매법인에게 자부담포함 1백17억6천2백만원의 전자경매시스템 구입비를 지원하는 것도 전자경매를 촉발케한 원인이 되고 있다. 농림부는 지난해 4월 유통개혁의 일환으로 전자경매 도입 계획을 대통령께 보고하고 올 연말까지 15개 공영도매시장의 44개 도매법인에 대해 전자경매시스템을 도입키로 했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인터넷을 통해 경락가격의 실시간 전파체계를 구축할 계획이다.홍치선 기자 hongcs@agrinet.co.kr<가락동 농수산물도매시장> 가락시장은 97년 5월 서울청과가 과일품목 전자경매 시연회를 시작으로같은해 하반기 한국청과가 채소류 시연회를 가지면서 과일, 채소에 대한 전자경매 가능성이 진단됐다. 당시는 현장입력 시스템을 구축하여 전광판에표출하는 방식으로 수지식과 병행하여 실시했다. 이후 98년 2월 중앙청과가 무선응찰기식 전자경매를 국내 최초로 실시하여 새바람을 일으켰으나 시스템 보완관계로 실시되지 못하다 같은해 7월 배와 메론의 시연회를 통해 무선응찰식 전자경매의 가능성을 확인했다. 지난해 8월에는 농협공판장이 버섯류 무선응찰식 전자경매를 실시한데 이어 10월 동화청과가 고추류, 한국청과가 과일류로 전자식 경매를 확대했다. 서울, 중앙, 한국청과는 오는 8월부터 과일류 전품목, 10월에 채소류 전품목에 대해 무선응찰식 전자경매를 실시할 계획이다. 또한 농협공판장과 동화청과는 8월부터 채소류 전품목, 10월부터 과일류 전품목에 대해 전자경매를 실시할 계획이다. 이들 5개 도매법인들은 올 연말에 무·배추도 전자경매를 통해 거래할 방침이다. 대아청과는 6월말부터 양배추, 무·배추는 9월말, 대파·마늘·쪽파는 연말까지 전자경매를 실시할 것으로 알려졌다. 가락시장은 비가림 시설이 없는 경매장이 많아 전광판 설치가 어렵고 무선응찰기를 동시에 다수가 이용할 경우 전파의 충돌로 경매자료의 유실이우려돼 전자경매 여건조성이 시급한 과제로 지적되고 있다. 이에 따라 도매법인들은 최근 회의를 갖고 이 문제를 포함하여 전자경매시행시기가 일치되지 않아 출하주의 이탈현상과 시행법인의 피해의식이 확대된다고 판단, 매장별 시행시기를 통일키로 합의했다. 한편 가락시장 도매법인들은 전자경매를 위해 시스템 구축에 4억~6억원의자체예산을 투입했다.<농협 농산물공판장> 가락공판장은 지난 98년 12월 과일류 표출식 전자경매를 시작으로 99년 5월 채소류로 확대 적용했으며 99년 8월에는 버섯류(팽이, 양송이,느타리, 표고 등)를 대상으로 응찰식 전자경매를 실시하고 있다. 민간법인에서 응찰식전자경매를 시도하여 실패했으나 버섯류 중도매인들에 대한 교육 강화로 제일먼저 응찰식 전자경매를 실시하게 됐다. 올 6월에는 사과, 배 등 과일류일부 품목에 대해 응찰식 전자경매를 실시하고 9월부터는 채소류 전품목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부산공판장은 지난해 10월 오이, 고추, 호박과 포도, 홍시 등 일부 품목에대해 전자경매를 시작했다. 무선응찰식 전자 경매로 엽채류는 하루평균 3천만원, 버섯류는 4천만원을 취급하고 있다. 대전공판장은 오는 10월부터 전품목 응찰식 전자경매 실시를 계획하고 있다.<대전중앙청과(주)> 지방도매시장중 유일하게 전품목 무선응찰식 전자경매를 모범적으로 실시하고 있다. 지난 97년부터 전자경매시스템을 구축키로 하고 전직원 전산교육을 실시한 이후 97년 9월 현장입력시스템 개발, 같은해 12월까지 과일, 채소품목의 표출식 전자경매를 실시하여 전자경매시스템을 갖추고 98년부터는무선응찰식 전자경매를 실시하여 현재는 과일 31개 품목, 채소 56개 품목을대상으로 실시하고 있다. 현장입력, 표출식, 응찰기식 장비구축을 위해 총 2억4천2백여만원의 예산이 투입됐다. 경매낙찰과 동시에 판매원표가 출력되고 아피스(AFFIS)망을 통해 경락정보가 즉시 전송된다. 관계직원에 따르면 전자경매를 통해 법인의 경쟁력을 높이고 업무전산화와 사무자동화를 촉진시킨 것으로 분석했다.<대구중앙청과(주)> 지난해 7월 대형 멀티화면을 활용한 전자경매로 이목을 끌었다. 대구중앙청과가 대형 멀티화면을 활용한 표출식 전자경매를 도입한 것은 지방도매시장의 거래환경에 적합하고 최소의 예산으로 전자경매의 효율을 높이기 위한조치이다. 진행과정을 보면 낙찰가격과 낙찰중도매인을 경매사 컴퓨터에 입력하는 동시에 대형 멀티화면에 표출됨으로써 출하자와 중도매인이 손쉽게거래내역을 살펴볼 수 있도록 했다. 경매장에 2개의 대형 멀티화면을 설치,누구나 확인이 가능하게 했고 출하주 대기실에 별도의 30인치 TV를 설치,경매과정을 실시간으로 중계한다. 이를 통해 얻어진 경락정보를 실시간으로 컴퓨터 통신망에 올리는 ‘실시간 경락정보 제공기반’도 구축했다. 또한 ARS시스템으로 출하주별 경락가와 주간 시세동향이 전달된다.<전문가진단>한국농촌경제연구원 전창곤 부연구위원 도매시장의 전자경매로 소비자와 출하자들로부터 신뢰를 얻고 있는 것은사실이다. 기존의 수지식 경매과정에서는 가격형성이 뚜렷하지 못했다는 지적이 많았으나 전자경매로 이를 불식시켰다. 그러나 기대하는 만큼의 전자경매 효과를 보기 위해서는 농산물의 품질등급·규격화가 조기에 마련돼야 할 것이다. 현재 공영도매시장에서 전자경매를 하기 위해서는 이동이 많다. 반입물량이 많고 다수 출하자와 품질등급이표준화되지 않은 상황에서 이동이 많다보니 효율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많다. 전자경매가 잘 갖춰진 선진외국에서는 고정식 전자경매를 실시하고 있다.그만큼 농산물의 품질규격화가 제대로 이뤄졌다는 이야기다. 또한 현재와같이 다수출하자에 등급이 제각기 틀린 출하구조에서는 전자경매를 효율적으로 진행하기 어렵다. 산지 공동출하는 물론 공공계산제가 마련돼야 할 것이다. 도매시장내 전자경매시스템도 출하물량과 출하자 등 시장별 여건을 고려,해당 도매시장의 실정에 맞는 시스템이 도입돼야 한다. 네트웍을 전제로 하되 공개적이고 투명한 거래를 위한 시스템이 구축돼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수지식과 전자경매와의 소요시간, 물류비 비교가 이뤄져야하고 도매시장 여건에 맞는 시스템 연구가 뒤따라야 할 것이다. 특히 도매시장 전자경매시스템 구축과 맞물려 농산물의 품질등급·규격화, 공동출하·계산제 등 출하여건 조성에 많은 노력이 요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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