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불 나서 이제 신문도 안 봐” 진천의 심우진 씨

작년비 지육㎏당 700원 하락 월평균 350두 출하 감안하면연 매출 2억580만원 주는 셈정부 피해액 추산 ‘어이없어’ 충북 진천군 문백면 계산리 대원농장(대표 심우진). 이곳은 무항생제 양돈을 한다. 그 때문일까 축사라 느끼기 힘들만큼 냄새가 없다. 방역복과 장화를 입고 분만사를 둘러봐도 역겨움을 전혀 못 느낀다. 농장에서는 일체의 항생제를 쓰지 않는다. 항생제 주사는 물론이요 사료에도 항생제가 첨가되지 않는다. 사료공장에서 별도 제조된 사료만 쓴다. 심우진 씨는 대한민국 양돈농가중 최상위 꼭지점에 위치해 있다. 농림부 고위관료가 이곳을 둘러보고는 감탄을 연발하며 우리 양돈산업의 미래라고 극찬을 했을 정도다. 여기서 출하되는 돼지는 전량 대형 백화점에서 판매된다. 백화점 현재 판매가는 삼결삽이 kg당 2만6000원선이다. 일반 돼지고기에 비해 훨씬 비싼 가격이다. 그러나 정작 심씨는 한미FTA 타결 후 직격탄을 맞고 있다. 계약형식으로 출하되는 가격은 지육 kg당 최저 3200원. 여기에 규격돈의 경우 두당 2만3000원의 장려금을 받는다. 심씨는 이같은 방식으로 두당 평균 27만원선을 받는다. 작년보다 훨씬 낮은 가격이다. 계약가격이 축산물공판장 등 시세를 반영해 결정되기 때문이다. 작년에는 최저 단가가 3900원 선이었다. kg당 700원이 까지는 것이다. 심씨가 월평균 350두를 출하하는 것을 감안하면 작년대비 올해 매출은 월 1715만원이 감소한다. 연간 2억580만원의 매출감소다. 심씨는 “돼지는 5, 6월이 값이 제일 좋다. 그러나 올해는 벌써 큰 폭으로 하락하고 있다. 가격이 문제가 아니다. 무항생제 농가는 다른 돼지고기와 차별화해 사육하는데 현재가 같이 안정적인 출하가 지속가능할까 하는 점이다”고 고충을 토로한다. 보은군 내북면에서 모돈 200두를 사육하는 양돈농 이상욱 씨. 그는 요즘 방송과 신문을 보지 않는다고 한다. “속에서 열불이나 신문을 집어 던졌다”고 한다. “내가 작년 이맘때 지육 기준으로 3800원을 받았다. 올해는 3100원선이다. 마리당 4만9000원이 내려간 것이다. 월평균 300두 출하를 감안하면 자그마치 1470만원 밑지는 거다. 연간 1억7000만원 넘게 타격을 본다. 그런데 언론에는 피해규모가 적다고 하니 도저히 참을 수가 없다.” 충북도는 농촌경제연구원 자료를 근거로 도내 돼지고기 피해액이 126억원이 될 것으로 예상했다. 이후 지난 5월2일 농림부가 국회에 보고한 자료를 도가 자체 분석한 충북 피해액은 5년차 기준 80억원으로 추산했다. 당국의 이같은 예상치는 실제 시장가격을 대입하면 금세 허구임이 드러난다. 2006년 5월 전국평균 지육가격은 kg당 4408원이었다. 올해는 9일 현재 3237원이다. 무려 1171원이 떨어진 가격이다. 이 가격하락분에 지육 70kg를 기준하고 충북 연간 돼지출하 두수 65만두를 곱하면 소득감소액은 532억에 달한다. 충북도가 추산한 피해액 보다는 네 배, 농림부 예상액 보다는 일곱 배나 많은 수치다. 농민들이 정부의 대책을 신뢰하지 못하는 이유는 당국과 농민들의 이같은 현격한 인식차 때문이다.
이평진leepg@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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