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연 산지 젖소값 폭락세가 언제까지 계속될 것인가. 지난해 광우병파동이후 곤두박질치기 시작한 젖소값이 이미 생산비 이하로 폭락한데 이어 농가들의 경제적 파탄은 물론 낙농산업 전체의 붕괴를 몰고올 정도로 최악의상황으로 치닫고 있다.산지 젖소값은 한우값이 지난해 3월 광우병 파동이후 소값안정을 위한 정부의 한우 큰수소 수매에 힘입어 어느정도 회복세를 보인 것과 달리 줄곧소비위축에 따른 저가행진이 계속됐다. 특히 지난해 우유의 위생논쟁과 함께 분유에 DOP, DBP 등의 발암물질이 들어있다는 잘못된 내용이 언론에 보도되면서 극심한 소비둔화에 따른 분유체화 현상을 초래, 가격폭락이 가속화됐다는게 일반적 분석이다.이에따라 산지 젖소값은 송아지의 경우 지난해말 현재 초유떼기 암컷 33만원대, 수컷 34만원대, 분유떼기 암컷 46만원대, 수컷 49만원대로 전년동기(88만원대, 87만원대, 1백4만원대, 1백2만원대)대비 무려 1백20%~1백70% 정도 폭락했다. 성우의 경우도 수정단계 1백13만원대, 초임만삭 2백4만원대,초산우 1백66만원대, 수소 1백35만원대로 전년동기(1백95만원대, 3백5만원대, 2백54만원대, 1백81만원대)대비 각각 72.6%, 49.5%, 53.0%, 34.1%씩 크게 하락한 것으로 드러났다.더구나 올 1월 1일부터 한우고기와 젖소고기, 육우고기의 구분판매가 의무화되면서 현재 소비자들로부터 외면당하고 있는 젖소와 육우고기의 소비위축에 따른 가격하락을 우려한 낙농가들의 출하량이 크게 증가, 수급불균형이 심화되고 있다. 정부가 젖소고기 수입육의 한우둔갑판매 방지등 부정유통 근절을 통한 한우고기의 소비촉진과 한우가격 안정을 위해 이 제도를 추진했지만 낙농분야에 미칠 악영향은 감안하지 않은채 쇠고기구분판매 방식을 도입, 이같은 부작용을 낳고 있다는게 낙농업계의 공통된 지적이다. 이결과 올들어 송아지값이 지난해말보다 더욱 떨어진 20만원 이하에 거래되는등 젖소값 하락세가 장기화되고 있으며 현 수급동향을 볼 때 가격은 좀처럼회복되기 힘들 전망이다.게다가 주요 조사료로 이용되는 볏짚과 알팔파큐브가격이 kg당 각각 95년1백70원대, 2백50원대에서 지난해 2백30원대, 2백90원대로 30%, 15% 이상큰폭으로 오른데다 현재까지 이같은 강세가 지속되고 있어 생산비가 크게오른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결국 농가들의 체감 가격하락폭은 수치상으로나타나는 것보다 훨씬 심각한 상황이다.따라서 낙농가들은 현 젖소값으로는 도저히 생계유지가 어렵다고 판단, 사육두수 축소는 물론 아예 낙농업을 포기하는 농가들까지 속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낙농업의 전망이 극히 불투명하다는 농가들의 위기감이 팽배해지면서 겨우 20만원대의 송아지조차 입식을 기피하고 있는게 이같은 낙농현실을 대변해 주고 있는 것이다. 어떻든 향후 젖소값 회복여부는사육여건 악화에 따른 사육두수의 점진적 감소가 예상되고 있는 만큼 한우와 차별화된 젖소고기의 홍보확대와 함께 젖소와 육우매장을 통한 판매촉진등 어떻게 소비를 활성화하느냐에 달려있다고 할 수 있다.<엄일용 기자>발행일 : 97년 1월 16일
한국농어민신문webmaster@agrinet.co.kr
저작권자 © 한국농어민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