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내 농협·유통업체,

농협 평균 재고율 55% 수준수확기 이전까지 처분 '골치' 농촌진흥청이 지난해 최고급 쌀을 주창하며 야심차게 내 놓은 '탑 라이스'가 판매부진에 따른 재고누적이 가중되면서 쌀 등급을 한 단계 낮춰 가격을 인하하고, 일부 유통업체는 미끼 상품까지 얹어 판매해 빈축을 사고 있다. 최근 경기도내 산지농협과 유통업체 등에 따르면 탑 라이스가 높은 가격대비 품질에 대한 소비자 만족도가 떨어지고 홍보도 미흡, 판매부진이 심각하다는 것. 이로 인해 경기도내 탑 라이스 위탁판매업체인 K사는 고육지책으로 탑 라이스 생산단지와 협의 후 당초 완전미 비율을 95%에서 92%로 낮춘 실버등급을 새로 만들고, 대형 유통업체를 통해 기존 5kg 1포대 가격을 2만2000원에서 1만7800원의 대폭 인하된 가격으로 판매하고 있다. 특히 K사는 최근 수원의 한 유통매장에 탑 라이스 입점 명목으로 개당 1000원 상당의 섬유유연제 2~3개씩을 덤으로 증정, 판매해 탑 라이스의 저가미 전락과 함께 고가의 가격을 유지했던 경기미와 지역 고품질 브랜드 쌀마저 피해가 우려되고 있다. 수원시의 G백화점 관계자는 "탑 라이스는 1주일에 1포대(5kg), 한달에 4~5포대 팔리는 게 전부여서 많이 구매하지 않고 필요에 따라 소량을 발주해 판매하고 있다"고 말했다. E 유통매장 관계자도 "명품 쌀에증정품까지 얹어 많이 나갈 줄 알았는데 행사 이후에도 물량이 남아 아직 판매하고 있다"며 의아해 했다. 쌀 전문 인터넷 유통판매업체인 C사 관계자는 "출시 초창기에는 서울 강남과 전국 대도시 부유층에서 많이 주문했는데 현재는 일반 브랜드 쌀과 밥맛 차이도 없고 가격도 비싸 경기미나 친환경 쌀을 많이 찾는다"고 말했다. 유통업체 뿐 아니라 탑 라이스 공급계약을 맺은 산지 농협들도 어려움은 마찬가지다. 올해 중간 유통업체와 45톤의 공급계약을 맺은 경기도의 한 농협RPC 관계자는 “탑 라이스의 소비자 구매가 신통치 않아 현재 21톤의 재고가 남아있고 적자까지 발생했다"며 “한달 후면 신곡이 나오기 때문에 일반 쌀도 처분해야 하는데 설상가상"이라며 하소연했다. 경기도내 3개 농협도 탑 라이스 재고율이 평균 55%에 달해 다음달 수확기이전까지 처분해야 하는 부담을 안고 있다. 특히 이들 농협들은 중간 위탁판매업체에 10kg 기준으로 2만6000원에 쌀을 공급하고 있지만 실제 유통매장에서 판매되는 10kg 1포대 가격은 4만3000원으로 공급가 대비 165% 가량이 수수료와 포장?운송비 등의 유통비용으로 빠져 농가 수취가는 일반 브랜드 쌀 생산농가와 별반 차이가 없다는 것이 농협 관계자의 설명이다. 경기도내 한 농협RPC 관계자는 “자체 고급 브랜드 쌀도 10kg 기준 공급가가 2만2000원인데 탑 라이스의 까다로운 생산 경영비 대비해서는 오히려 자체 브랜드 쌀 생산이 농가에 더 이익"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농촌진흥청 관계자는 “현재 전국 16개 단지에서 58% 가량이 판매됐지만 일부 지역은 70% 이상 잘 팔리고 있는 곳도 많다"며 ”아직 사업초기라 판매율 보다 수입쌀에 대응할 고품질 쌀 생산을 목표로 추진하는 것이어서 탑 라이스 확대 생산에 더욱 매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장희leejh@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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