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 장미농가, 국산 모종 공급 지연…농사 망쳐

장미연합회 불찰 인정 "보상대책 강구 중"'민간기업 주도 육종 개발·보급확대" 여론 국내 장미재배 농가들의 로열티 부담해소를 위해 농촌진흥청과 각 도 농업기술원 등이 국산 장미품종을 연구·개발하고 있지만 대량 생산·공급시스템 결여에 따른 육묘 공급 차질로 농가 피해만 야기 시켜 대책마련이 시급한 실정이다. 고양시 장미재배 농가인 이경원(43)씨는 외국산 품종의 로열티 부담을 덜기 위해 올해 1200평 시설하우스에 국산장미를 재배키로 하고 농촌진흥청과 경기도농업기술원으로부터 국산품종 판매권을 부여받은 한국장미생산자연합회를 통해 국산 모종을 공급받기로 계약했다. 그러나 올 3월까지 이씨에게 국산 모종을 공급해 주기로 한 장미연합회는 육묘를 제때 구하지 못해 공급이 계속 지연됐으며 6월초에 겨우 300평 규모의 국산장미 품종을 공급했다. 이로 인해 이씨는 올 상반기 장미농사를 모두 망쳤으며, 나머지 900평은 또 비싼 로열티를 물고 외국산 품종의 장미를 재배해야 할 상황이다. 이씨는 “로열티 부담도 덜고 국산품종 재배확대 차원에서 위험을 무릅쓰고 결단을 내렸는데 피해만 입어 허탈하다”며 “공급계약을 이행하지 못한 장미연합회에 피해보상도 청구할 것이지만 연구 개발만 해 놓고 대량생산, 공급에 소홀한 정부책임이 더 크다”고 비난했다. 이씨는 “정부는 국내 육성품종을 대량 생산·증식해 농가에 보급할 수 있는 인력·시설·모본포장 등의 취약한 기반을 개선하기보다 성과위주의 단기성 연구·개발에만 치우쳐 농가들만 피해를 입고 있다”며 “육종 연구인력 확충을 통한 소비자 선호의 다양한 품종개발과 국산 품종의 모주를 일시적으로 대량 공급할 수 있는 모본포 시설 및 증식처 등을 확대해 농가들이 적재적시에 국산 모종을 공급받도록 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공급 계약자인 장미연합회 석진환 회장은 “각 연구기관 모본포와 육묘 증식처 등을 통해 국산 모종을 쉽게 구할 것이라고 판단했던 게 불찰이었다”며 “농가피해에 대한 대책을 강구 중”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경기도농업기술원 관계자는 “우리는 화훼 작물의 품종육성 보급이 국가기관 위주로 추진되다보니 시장변화 대응에 미흡하고 경쟁력이 낮은 게 사실”이라며 “화훼 선진국처럼 정부 지원 하에 민간기업 주도로 육종개발 및 생산 보급체계가 확대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장희leejh@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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