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 : 장기화되고 있는 한우고기 소비둔화의 파장이 소값폭락에 따른 농가의경제적 손실뿐 아니라 고급육생산사업의 차질 등 일파만파로 확산되고 있다.한우고기 소비는 90년대 들어 꾸준한 증가추세를 보였으나 지난해 3월 광우병파동에 이어 병든소 도축과 병원성대장균 0-157검출 등 잇따른 소비악재로 쇠고기의 위생과 안전성에 대한 문제가 크게 부각되면서 위축되기 시작했다. 여기에 전반적인 경기불황과 노동법파문, 대기업부도 등 사회불안을 조장하는 사건마저 계속 발생, 한우고기 소비위축을 더욱 부추겼다는 분석이다.더구나 이같은 한우고기의 소비둔화가 3백만두에 육박할 정도의 한우 사육두수 증가와 맞물리면서 산지 큰수소값이 지난해 초 3백20만원대에서 3월현재 2백40만원대로 폭락한 것이다.이 결과 산지 양축가들은 현재의 한우 출하가격이 밑소 구입가격과 사료비, 기타경비 등을 감안할 때 5백kg 수소기준으로 두당 80만~90만원 가량생산비를 밑돌아 심각한 경제적 타격을 입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아울러큰소값 폭락과 함께 이러한 하락세가 지속될 것이라는 양축가들의 불안심리가 확산되면서 밑소 입식기피 현상은 물론 아예 번식사업을 포기하는 농가가 속출, 한우 생산기반마저 크게 흔들리고 있는 실정이다.그러나 이같은 한우고기 소비둔화의 부정적 파급효과가 최근 다른 분야에까지 번지고 있어 사태의 심각성이 더욱 커지고 있다는 지적이다.우선 소비둔화가 장기화되면서 지속적 소값하락을 우려한 상당수 양축가들의 조기출하로 한우고급육 생산사업에 차질을 빚고 있다는 것이다. 가장 보편적인 고급육생산 방법이 수소거세와 24개월 이상의 장기비육이며 특히 20개월령 이상의 마무리단계가 고급육생산의 결정적 요소인 근내지방(마블링)형성을 좌우함에도 불구 조기출하로 인해 근내지방이 제대로 침착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와 반대로 소비위축에 따른 출하지연 사례가 곳곳에서 발생함에 따라24~26개월령의 거세우 적기 출하시기를 놓쳐 육량등급에서 많은 손해를 보고 있다는 농가들의 주장도 높게 일고 있다. 출하시기가 26개월령을 넘어서면 등지방량 증가속도가 빨라지기 때문에 육량등급 판정시 최하인 C등급 출현율이 높게 나타나고 있다는 것이다. 실례로 대표적 고급육생산 협업조직인 경남지역의 N육우회의 경우 설 대목 전까지 백화점과 축협매장에 20여두를 공급했으나 대목 이후 극심한 소비둔화에 의한 공급량 급감으로 이미 출하됐어야 할 한우가 1~2달 정도 밀려있다는게 한 회원농가의 설명이다. 물론 거세비육농가뿐 아니라 일반 수소비육농가중에서도 비슷한 상황에 처한경우가 상당수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이와함께 필요 이상으로 사육기간이 늘어날 경우 일당증체량이 3백g대 전후로 적기 출하시기의 절반 수준으로 떨어지는 반면 소요되는 사료비는 별다른 차이가 없어 생산성측면에서 커다란 손해를 보고 있다는 지적도 대두되고 있다.게다가 거세비육후 적기출하를 통해 다행히 1등급판정을 받더라도 저등급에 비해 가격 하락폭은 적지만 점차 내림세를 나타내 과거와 같은 고소득보장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게 현실이다.어떻든 한우고기 소비부진은 농가의 피해뿐 아니라 안정적 생산기반 구축과 고급육생산사업에도 악영향을 미치는 등 한우산업의 경쟁력제고에 많은지장을 주고 있는 만큼 한우고기의 소비촉진책 마련이 시급한 해결과제라고할 수 있다.이를위해 소값하락에 상응한 한우고기의 소비자가격 인하 유도와 쇠고기구분판매의 조기정착, 수입육의 한우둔갑판매 방지, 항생제 잔류방지와 위생도축에 의한 안전성확보 등 소비자들의 한우고기에 대한 신뢰제고 등에주력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한 일이다.발행일 : 97년 3월 6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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