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우리나라의 대일 돈육수출업계는 신규업체의 참여는 물론 수출확대를 위한 지구노력 등에 힘입어 3만톤의 수출목표를 20% 이상 초과하는 위업을 달성했다. 지난해 초만해도 95년도의 두배가 넘는 수출목표 달성여부에 대해 부정적 시각도 있었지만 외형상 수출실적은 당초 예상을 깬 기대이상의 성과였던 것이다.그러나 국내 돈육 수출업계는 지난해 이러한 괄목할 만한 수출신장세와 달리 내부적으로 심각한 경영난은 물론 냉동육위주의 저질돈육 수출로 국내산돈육의 대일 이미지를 크게 손상시키는 등 많은 구조적 문제를 야기시켰다는게 관련업계 전문가들의 공통된 분석이다. 게다가 이같은 문제가 올해까지 이어지고 있어 올해 5만5천톤의 수출목표 달성에 걸림돌이 될 것이라는우려의 목소리마저 높게 일고 있다.지난해 국내 수출업계에 대두됐던 가장 커다란 문제점은 수출돈 확보를 위한 과당경쟁으로 원료돈 구매가격의 상승에 의한 경영난을 자초했다는 점이다. 물론 저조한 규격돈 생산량이 과당경쟁의 주 원인이지만 업체 스스로규격돈 출하농가를 확보하기 위해 정상구매시 물량이 없다고 해도 70%선이면 가능한 규격돈 대금정산기준인 수율(지육률)을 74~75%대 까지 지급한 것이다. 일부 업체는 선도금을 지급하면서 까지 물량구매에 나선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더구나 대규모 축산물종합처리장이 중부권에 집중 설치된 것도기존 수출업체와의 경쟁을 부추겼다는 지적이다.이 결과 지난해 외형상 수출실적이 95년보다 2.57배 증가했지만 일부업체의 경우 한 컨테이너당 2백만원대 적자수출을 하는 등 원가상승에 따른 출혈 수출업체가 다수 출현한 것으로 드러났다.실례로 대일 돈육수출을 주도하고 있는 D사는 인근에 4개의 수출업체가 밀집돼 있어 지난해 3천톤을 훨씬 상회하는 수출실적을 올렸지만 지나친 규격돈 구매경쟁에 의한 돈가상승으로 원가부담이 크게 가중됐다는 것. 이로 인해 대일 신용 유지를 위해 어쩔 수 없이 지난해 한 컨테이너당 2백30만원씩적자수출을 했다는게 D사 한 관계자의 설명이다.또한 지난해 수출확대에만 급급한 나머지 수출돈육중 상당량이 질이 떨어지는 전후지인데다 몇몇 업체는 수출규격에 불합격판정을 받은 돼지마저 무분별하게 수출함으로써 국내산 수출돈육의 이미지를 크게 실추시켰다는게수출업계 관계자들의 주장이다. 최근 일본 수입상사들은 일본시장내 한국산돈육에 대한 평가가 매우 낮을뿐 아니라 앞으로 돈육품질을 개선하지 않는한 수출에 상당한 타격을 입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여기에 지난해부터대만을 통한 전후지 등의 음성수출(백마진 거래)이 암암리에 자행되고 있어향후 안정적 돈육수출에 많은 지장을 줄 것으로 보인다.이와함께 일본 돈육 소비패턴이 점차 냉동육인 육가공용에서 냉장육인 식탁용으로 전환되고 있음에도 불구 지난해 전체 수출량 3만6천8백69톤중 냉장육의 비중이 12.4%(4천5백67톤)에 불과한 것으로 집계됐다.어떻든 올해 대일 수출시장은 지난해 제기됐던 문제점과 오는 4월 원산지표시와 냉장육유통기한 표시 의무화와 맞물려 수출목표 달성에 난항이 예상되고 있다.따라서 올해 대일 돈육수출 활성화를 위한 당면과제는 무엇보다 업계의 유기적 협조체제를 구축, 원료돈 구매 과당경쟁을 미연에 방지하는 일이라고할 수 있다. 이를 통해 원가부담을 줄임과 동시에 채산성이 맞는 수출을 해야만 장기적으로 안정적 수출이 가능하기 때문이다.아울러 일본의 소비추세에 맞춰 안전성이 확보된 고품질의 냉장육수출과수출브랜드 개발과 홍보 등 업체 스스로 한국산 돈육의 대일 이미지를 높이는데 주력해야 한다. 또 계약농가들의 고품질 규격돈 생산유도를 위해 품질에 따른 차등 구매가격 방식의 도입 등 다각적 수출촉진 방안이 요망되고있다.발행일 : 97년 3월 13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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