벼 고수하자니 소득 감소 걱정되고.. 눈 돌려보자니 대체 작목 마땅찮고

지역실정 맞는 고소득 품목 개발 절실유통·마케팅 관련 교육 다양화했으면 2006년도 새해영농설계교육이 지난 3일부터 전국에서 실시되고 있다. 지난 11일 찾은 경북 군위군 소보면 면사무소. 벼농사 관련 새해영농교육을 실시하는 이곳에는 추곡수매제 폐지와 쌀 재협상 등의 영향 때문인지 찬 날씨에도 불구하고 여느 해와는 달리 회의실은 200여 농민들의 열기로 가득찼다. 이날 교육에 참석한 서재수(54·평호리)씨는 "복합영농으로 벼농사 25마지기를 짓는데 지난해 쌀값이 좋지 않아 올해는 벼농사를 좀 줄이고 작목 전환을 해서 버섯농사나 소를 좀 키워볼까 고민 중"이라고 밝혀 벼농사 농민들의 고민을 여실히 드러냈다. 1000여 평의 벼농사를 짓는다는 이병민(72·봉황1리)씨는 "지난해 농협 등지에서 40킬로 조곡 한가마 당 4만3000원밖에 받지 못해 소득이 다소 떨어졌다"며 "하지만 딱히 벼농사 말고는 지을만한 대체작목이 없어 가격이 어느정도 더 떨어져도 벼농사를 계속 지을 것"이라며 고민을 토로했다. 이처럼 올 3~4월 수입쌀 시판을 앞두고 있는 벼농사 농민들은 다른 농사로 바꿔보려고 골똘히 구상을 하지만 이것 또한 쉽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같은날. 전남 장성군 삼계농협 2층 대회의실에서 열린 친환경 쌀 생산 농법별 교육현장에서 만난 벼 6000여평을 재배하는 김수열(53·생촌리)씨는 "매년 새해영농교육을 통해 유익한 기술을 배우고 있지만 농산물값 하락으로 소득이 나지 않는다"며 "앞으로 지역실정에 맞는 품목 개발과 보다 고소득에 초점을 둔 영농교육으로 발전해 나갔으면 하는 바램"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올해 어떤 농사를 지을 것인가에 대해 고민하는 농민들에겐 새해 영농설계교육에 대한 관심은 높다. 이런 이유에서인지 농민들은 새해영농설계교육 내용 또한 기존 기술 중심에서 유통·마케팅 분야 등으로 다양해져야 한다고 주장한다. 김 모 농민은 "생산에 필요한 기술적 측면의 교육에만 편중된 과거 교육방식과는 달리 생산후 판매와 유통 등을 고려해 마케팅 관련 교육을 포함시켜 상당히 많은 정보를 얻을 수 있었다"고 만족감을 표했다. 그러나 경기도 가평군 농업기술센터에서 실시된 영농설계교육현장에서 만난 이한길(34·도대2리)씨는 "친환경 농업을 해야 한다는 당위성에 대한 정신교육 차원에서는 좋았지만 현실에 적용될 수 있는 부분에 있어서는 매우 미약했다"며 "천적의 현황이나 이용 방법, 친환경 농자재의 종류와 구입 방법 등 구체적인 방법이 제시됐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한농연 농업정책연구소 이헌목 소장은 “새해 영농설계 교육에 참가하는 농민들의 목적은 궁극적으로 소득향상인데 이론이나 일반적인 기술 교육에 치우쳐 소득과 연결되기에는 괴리가 있다”며 “지역의 특색을 살려 품목별로 전문화할 수 있는 새해 영농설계교육이 이루어져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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