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 농사꾼, 의정활동도 깐깐하게”

“색채선별기 하나에 1억2000만원 이상을 줘야 삽니다. 완전미를 생산하려면 이 시설이 꼭 들어가야 하는데 지원액수가 너무 작은 거 아닙니까. 그곳에서 색채선별기는 몇채널 짜리를 쓰고 있습니까.” 충북도의회 산업경제위원회 박종갑 의원의 진면목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그는 농사꾼이다. 프로다. 논농사 2만평을 짓는다. 쌀과 관련된 내용이라면 누구에도 뒤지지 않을 만큼의 식견을 갖고 있다. 그러니 사무감사에서 보통의 사람들은 알아듣기 힘든 전문적인 내용까지 거론한다. 감사준비도 꼼꼼하게 한 것으로 보인다. 미곡종합처리장을 운영하는 농협의 자료를 보이면서 충북도내 농협중 2곳만 빼고 모두가 적자라고 지적했다. 박 의원은 직업이 농업인 만큼 도 농정국의 소관업무를 훤히 꽤고 있다. 또 사업예산이 어디에 집중돼야 하고 어떻게 효율적으로 배치돼야 하는지도 안다. 이같은 그의 식견 탓에 사실 집행부는 껄그러운 점이 많다. 뭘 하나 물어도 대충 넘어가는 법이 없다. 행정사무감사때가 되면 집행부로 하여금 ‘이번에는 뭘 터뜨리려나’ 긴장하게 만든다. 꼭 지원해야 할 곳이 있으면 예산에 반영하도록 다짐을 받아두는 일도 잊지 않는다. 조금이라도 더 예산을 확보해야 농업이 그나마 살 수 있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이평진leepg@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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