싹 녹아 내리고 뿌리 내리지 않아… 생산업체 “농가 관리허술 탓” 발뺌

경남 함안군 칠서면 김봉수(50) 씨가 곰팡이가 가득한 'ㄷ' 사의 육묘용 상토매트를 무논에서 꺼내 보이며 피해를 호소하고 있다.

지자체가 지원에 나선 벼 육묘용 상토매트에서 곰팡이가 발생해 농가들이 낭패를 보고 있다. 경남 함안군 칠서면 김봉수(50) 씨는 지난 8일 부모님을 모시고 가족과 친지들과 계모임을 할 계획이었으나 모든 일정을 접고 못자리 논에 매달렸다.함안군의 지원으로 공급받은 벼 육묘용 상토매트 1600장에 볍씨를 파종해 논에 넣었으나 곰팡이가 너무 심해 싹이 녹아 내렸기 때문이다. 급기야 김씨는 무논의 매트를 걷어내고, 종자와 황토를 급히 구해 이날 모판을 새로 만드느라 가족과 친지들을 총출동시켰다.김씨는 볍씨파종 전부터 이 상토매트에 곰팡이가 있어 ‘ㄷ’사 대리점에 문의전화를 한 결과 유해곰팡이는 아니라는 답변과 함께 약물처리 방법까지 안내를 받았다. 그러나 상자쌓기 이후 곰팡이가 더욱 기성을 부렸으며, 이후에도 뿌리가 내리지 않자 철거키로 했다는 것. 이웃 피해농가들도 새 작업에 따른 종자난·인력난을 호소했다.함안군농업기술센터는 올해 3억원으로 ‘ㄷ’사의 상토매트 70만장을 구입, 7000여 농가에 공급 중이었으나 초기 사용한 다수의 농가에서 김씨와 같은 피해가 발생하자 비상에 걸렸다.함안군농업기술센터 관계자는 “상토매트가 갑자기 대량으로 공급되면서 건조되지 않은 제품이 많았기 때문인 것으로 추정된다”고 답했다.이에 ‘ㄷ’사 관계자는 “제품 하자는 아니며, 농가가 통풍·물 관리 등을 관행대로 하는 바람에 고온피해가 발생한 것 같다”며 “직접 농가에 기술교육을 못했던 것이 아쉽다”고 답했다.그러나 ‘ㄷ’사가 직접 재배기술교육을 한 창녕지역에서도 이 제품만 같은 피해가 속출, 원성을 사고 있다.
구자룡kucr@agrinet.co.kr
저작권자 © 한국농어민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