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 : 축산물유통업계를 강타하고 있는 도매시장과 육가공업체들의 부도가 그치질 않고 있어 출하농가의 피해는 물론 돈육유통산업의 붕괴 우려와 대일돈육수출 차질 등 파장이 일파만파로 번지고 있다.최근까지 확인된 부도상황을 보면 지난 7월 30일 민간 도매시장인 부산 태강산업이 1백20억원대의 부도를 낸데 이어 지난달 13일 부광과 지난 3일 대성종합식품 등 유망 돈육수출업체들이 연이어 부도를 냈다. 또 이같은 대형유통업체뿐 아니라 서울 성동구의 S사 등 중소 육가공업체들의 부도마저 잇따르고 있으며 올해만 30개 이상의 업체가 부도를 낸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이같은 부도원인은 올들어 일부 업체들의 무리한 자금투자와 함께 돈육 소비부진에 의한 판매부진과 이상 돈가강세에 따른 원료돈 구매가 상승 등의영향으로 업체들이 경영난을 극복하지 못했기 때문으로 분석되고 있다. 여기에다 T사 등 일부업체의 경우 건물신축 등 무리한 자금투자를 한 것은 사실이지만 부도가 날 정도는 아니라는 주위의 분석에 따라 고의부도 가능성도 다분하다는 추측마저 나돌고 있다.그러나 보다 심각한 문제는 이러한 축산물유통업체들의 부도로 출하농가들의 피해발생 등 많은 폐해가 속출하고 있는데도 좀처럼 해결방안이 제시되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태강산업의 경우 부도를 낸지 40여일이 지났음에도 아직까지 농가 출하대금 15억원중 대부분이 지급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부도 이후 지급되지 않았던 직원들의 월급은 그동안 도축경매에 의해 발생한 수익금으로 해결됐지만 농가 출하대금은 지난 2일 20%만 지급된 채 나머지 대금에 대해선 별다른 대책이 마련되지 않고 있다는 것이 출하농가인 H모씨의말이다. 또 태강산업의 부도로 인해 그동안 태강을 이용해 오던 양축가들이인근 도매시장인 동원산업에 몰리면서 출하량 급증에 의한 도축지연 등 원활한 도축이 이루어지지 않아 출하처의 확보에도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덧붙였다.돈육 수출·육가공업체인 부산·경남지역의 부광과 대성종합식품의 부도파장도 심각하기는 마찬가지이다. 부광이 지난달13일 2백억원대의 대형 부도를 낸 뒤 60억원 정도의 농가 출하대금 대부분이 아직까지 지급되지 않고있는 것은 물론 영남권 돈가하락의 주 원인으로 작용, 농가손해를 부추기고있다는 지적이다. 전문 돈육수출업체인 이들 업체들의 부도로 인해 수출돼야할 물량이 내수용으로 영남지역에 집중 공급, 과잉현상을 빚게 됨에 따라평상시 서울지역의 돈가보다 높게 형성되던 이 지역의 돈가가 오히려 낮게거래되고 있다는 것. 지난 2일 현재 영남지역의 돈가는 2천3백~2천4백원대로 서울 2천7백~2천8백원대보다 4백~5백원 정도 낮은 것으로 조사됐다. 게다가 지난 1~7월까지 부광 2천3백95톤, 대성종합식품 6백80톤 등 올해 대일돈육수출실적이 전체 수출업체중 10위권 안에 속하는 이들 두 핵심업체의부도는 돈육수출업계에 커다란 충격일뿐 아니라 향후 대일 돈육수출 촉진에막대한 지장을 줄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또한 대성종합식품의 경우 양돈농가와의 계약에 의한 수출규격돈의 확보보다 중간상인을 통한 수출물량 조달로 규격에 맞지 않는 돼지고기를 수출,반품되는 등 돈육수출과정에서 제기된 문제점도 이번 부도에 영향을 미쳤다는게 업계 관계자의 설명이다.물론 이같은 부도사태는 대형 유통업체뿐만 아니라 중소 육가공업체의 부도로 이어지면서 돈육 유통업계 전체에 미치는 부정적 파급효과가 매우 큰것으로 분석되고 있다.따라서 정부와 일선 행정기관 등이 부도원인에 대한 정확한 현장실사를 통해 유망업체에 대한 정부차원의 특별자금 지원과 부도유예 조치, 농가피해구제자금 지원 등 대책마련이 시급한 실정이다.<엄일용 기자>발행일 : 97년 9월 11일
한국농어민신문webmaster@agrinet.co.kr
저작권자 © 한국농어민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