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능금농협이 새롭게 태어나고 있다.국내에서 단일품목 1만8천여명의 최대 조합원을 거느린 경북능금농협(조합장 박상도)은 80년 조합역사와 전통을 배경으로 한국능금산업을 발전시키고경북사과산업의 80%이상을 점유하고 있다. 90년대 들어와 농협가공사업을대표하는 능금주스 생산으로 ‘1백% 우리능금주스’의 신화창출에 이르기까지 전문농협의 대표적 모델정착을 위해 동분서주해 왔다.하지만 영세한 자본여건과 치열한 시장경쟁논리 앞에서 의욕 하나만으로 대응하기에는 분명한 한계가 있었다.그러나 가공사업 시작 후 초창기 적자누증이라는 위기 속에서 전문경영인체제 도입과 조합 전직원의 뼈를 깎는 희생, 철저한 성과급제도 시행 등 조합회생과 자립을 위해 지난 3년간의 고통스런 노력으로 97·98년 2년 연속 흑자결산을 시현해냈다.이제 경북능금농협은 그 동안의 성과와 경험을 바탕으로 2000년대 경북능금산업의 새로운 지평을 열고 생산·가공·유통을 포괄하는 그야말로 사과부분 종합산업의 메카로 나서기 위한 채비를 하고 있다.경북능금농협이 97년 1천8백만원의 흑자에 이어 98년에도 5천2백만원의 흑자결산을 시현했다.95년 22억원과 96년 12억원을 포함 총 34억원의 결손을 처리하는 위기 속에서 최근 2년 연속 흑자를 낼 수 있었던 것은 가공, 판매 등의 경제사업과신용사업 각 부분별 적자요인을 철저히 분석하고 인원 감축 등과 같은 ‘극약처방’에 가까운 조치를 단행하는 등 적자탈출을 위한 다각적인 노력에기인한다.현재 경북능금농협의 총 외형 규모는 신용 포함 총 3천7백억원 규모이며 경제사업만도 2천70억원 규모에 이른다. 이 수치는 95년말 기준 50%이상의사업량 확대를 보여주는 단적인 지표이다.98년말 현재 1만8천여 조합원들의 과수재배면적은 1만3천ha, 사과생산량 32만톤으로 경북도내 재배면적과 생산량 대비 80%를 차지하고 있다. 또 출자금 72억 등 자본금 91억7천7백만원, 총자산 2천3백22억4천만원이며, 20개시·군 단위 지소 운영과 함께 조합직원 3백31명이 종사하고 있다. 경영개선 추진상황3년 전 당시 능금농협의 적자행진이 이어질 때만 해도 조합은 대내외적으로크게 불신을 받았다. 조합원과 조합직원간의 내부 알력, 거기에다 노조 결성, 92년 능금주스 가공사업에 4백20억원을 투자하는 것과 관련된 과투자논쟁, 95년 하반기부터 주스판매가 부진해져 96년 3백60억원 매출에서 2백억원대로 떨어지는 위기에 직면했던 것이 사실이다.하지만 96년도에 들어 신임 박상도 조합장은 전문경영인체제 도입과 함께조합경영개선을 위한 실질적인 작업을 시작해 개혁의 실체를 하나하나 잡아내기 시작했던 것.무엇보다도 최근 2∼3년간에 걸친 조합경영개선을 위한 각 분야별 집중적인구조개혁은 내부조직 결속, 수지·지출 원칙 고수, 조합구조조정, 사업방향전환과 합리적 고정투자를 비롯한 조합원 정책자금 확대, 주스사업 군살빼기와 안전 경영기반 조성 등 다각적으로 진행됐다.우선 내부조직 결속 부분에서 조합경영정상화 시기까지 노조의 활동유보를유도했으며 개인별 사업목표 부여와 함께 사업수행 업무지침서 작성 등 각지소 및 사업소별 목표관리는 물론 상벌제도 시행과 독립채산제 실시 등 확실한 초석을 다졌다.여기에다 업무전산화를 통한 직원 자질향상과 재무구조 개선을 위한 제적립금 확충 노력으로 각종 충당금을 95년 대비 70억 이상 적립시켰으며 2백77억원 가량을 일반시중금리에서 5%대 저리자금으로 대체해 금융비용을 획기적으로 절감했다.이와 함께 조직개편을 단행해 31개소의 지소와 사업소를 20개로 개편했으며, 7개소의 출장소를 폐지시켰다.또한 신유통체제를 위한 시설보강으로 도내 10여곳의 청과물종합처리장 임차운영과 집하장, 포장센터 등 유통물류분야의 투자도 병행했다.주스가공사업 현황과 전망92년 11월 경북 군위군 의흥면 원산리 소재 동양최대 규모의 주스가공공장가동과 함께 단일 품목으로 94년 3백60억원 이라는 놀랄만한 매출실적을 거둔 주스가공사업은 95년부터 지난해까지 2백억∼2백30억대 매출에 그치는한계를 나타내고 있다.여기에는 대기업과의 유통경쟁과 소비심리 위축, 소비자층의 기호도 변화등 여러 난제와 함께 주스가공사업의 투자논란 등이 또 하나의 장벽으로 대두됐던 것.하지만 조합 측은 철저한 경영분석과 가공사업을 통해 사과재배농민이 얻을수 있는 유발효과를 홍보하는 등 지속적으로 노력해 왔다.여기에는 경북도내 사과생산량의 15%선에 해당하는 6만∼7만톤의 가공용사과를 소진시킴으로 인해 생과 가격지지와 출하물량 조절로 연간 6백억∼7백억원대의 농가소득 증대효과를 가져왔고 97년말까지 6천7백억원의 간접효과를 가져왔다는 연구결과가 능금조합의 이러한 노력을 뒷받침해 주고 있다.주스사업의 중·장기 전망은 결코 어둡지만은 않다는 것이 조합의 평가이다.지난 한 해 1백% 싱글주스를 선두로 다양한 소비층을 겨냥한 20여종의 신제품 개발과 95년 1백85억원에 달했던 재고를 98년에 들어와 1백58억원대로끌어내림과 동시에 신규물량으로 재고를 전량 교체했다는 것과 농축 반가공판매시장을 60억원대로 끌어올린 데서 주스판매 위축의 돌파구를 찾아낸 것이 그것이다.또 1백20여개에 달했던 주스판매 대리점의 일대 정지작업을 단행, 부실대리점 40여개를 과감히 정리한 것도 거기에 해당한다.주스가공사업을 확고부동한 전략사업으로 정착시키기 위해 조합은 내년부터철저한 시장분석을 바탕으로 합리적인 경영을 통한 매출이익 극대화와 함께자립도약을 최우선 과제로 설정하고 모든 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다.즉 매체광고와는 별도로 새로운 이미지 창출과 소비자들의 인식을 높이는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또 사과 단일주제의 신제품 개발에 주력하여 능금주스에 대한 제2단계 이미지업을 시도해 ‘우리 것’에 대한 소비자 인식을제고하는 한편 조합원과 조합직원이 직접 세일즈맨이 되어 발로 뛰는 판촉활동을 강화할 계획이다.재고누적의 위험요소 제거, 적정매출환경 유지, 결손매출의 대체사업 개발이성공적으로 이뤄질 경우 2000년에 주스가공사업은 연간 4만톤 가공에 3백억원 매출시대를 충분히 구가할 수 있다는 것이 조합의 전망이다.지난 3년간 파격적인 경영개혁을 시도하며 경북능금조합의 경쟁력 제고방안마련에 몰두해온 정윤수 상임이사(58)는 “조합원과 임직원의 합의와 협력을 통한 양대 주체의 참여가 협동조합운영의 기본원칙이라는 것을 최근 능금농협 운영에서 뼈저리게 느꼈다”며 “변화의 물결 속에서 인내의 미덕을보여준 조합원과 임직원이 있었기에 능금농협 회생이 가능했다”고 전제하고 “탄탄한 조합기틀이 마련된 만큼 공격적 경영으로 21세기를 맞이할 수있을 것”이라며 조합미래에 대한 자신감을 보였다.<대구=박두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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