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만평의 광활한 고랭지채소단지가 위치한 태백산 줄기 매봉산 삼수봉 자락. 지나가는 바람에 흙먼지만 뿌옇게 날린다. 예년같으면 배추 모종을 심으며 기대에 부풀어 있을 농부들은 바싹 말라 스프링클러도 소용없는 땅에서 한방울의 지하수라도 더 뿌리기 위해 안달이다. 배추농사 5만평을 하고 있는 태백시 상장동 최흥식(39)씨는 지난 15일 정식해 오는 7월 25일경에 출하할 계획이었으나 가뭄으로 배추 한 포기 심지 못하고 하늘만 쳐다보고 있다.최씨는 “7월말 출하시기를 맞추지 못하면 자칫 생산비도 못 건진다”며 “가뭄이 계속되면 금년 농사를 포기해야 할 실정”이라고 깊은 한숨만 내쉬었다.강릉지방기상청은 금년 3월부터 시작된 봄 가뭄으로 15일 현재 강수량이 평년의 20% 수준에 그치고 있으며 오는 6월초에나 비 소식이 있다고 전망해 비를 기다리는 농가들을 더욱 애태우고 있다. 고랭지채소 농사는 특성상 지금 정식하지 않으면 여름철 출하 시기를 맞추기 어렵기 때문. 태백, 정선, 삼척 등 고랭지농가들은 지난해 가격하락으로 생산비도 못 건지고 빚만 늘어 금년 농사에 기대를 걸었는데 하늘도 무심하다며 어려움을 토로했다.고랭지양파 생산단지로 알려진 평창군도 가뭄으로 허덕이고 있었다. 스프링클러를 이용해 모종을 심어봤지만 가뭄을 견디지 못하고 말라죽는 것이 많아 정식을 중단한 상태다. 또한 이미 심은 파와 감자도 싹이 트지 않아 대부분 말라죽고 있다.태백·평창=백종운 기자 baekjw@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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