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농산물 시장 개방에 대비, 막대한 예산을 들여 조성한 경기여주군 가남면 연대리의 자동화 시설채소 시범단지가 시설자체 결함으로 농민피해만 가중시키고 있다. 지난 12일 여주군과 농민들에 따르면 92년 정부는 농어촌 발전기금과 융자금, 자부담 등 총 17억6천8백만원을 들여 여주군 가남면 연대리 10농가 1만6백79평 규모에 시설채소 시범단지를 조성, 자동 온도조절기 및 개폐장치가 설치된 폴리카보네이트(PC) 온실 30개동을 설치했다는 것. 그러나 PC온실은 햇볕 투과율이 크게 떨어져 생육장애와 기형 농산물 발생 및 생산량 저하로 농민들은 막대한 경영 손실을 입고 있으며,지난해부터 연간 4백∼5백만원씩 상환해야 할 융자금 원금과 이자 부담으로 시름에 젖어 있다. 또 온풍기와 CO2발생기, 관수시설 등도 제대로 작동이 안돼, 대부분농가가 PC자체를 걷어내고 개인 비용을 들여 비닐온실로 재설치 하거나 일부는 경작을 포기, 묘목·육묘 등으로 재배작물을 변경하고 있는실정이다. PC온실 3개동(5백평)을 설치한 농민 이봉배(40·가남면 연대리)씨는“땅을 묵힐 수 없어 농사를 짓고 있지만 인건비는 물론 생산·자재비조차 건지기 힘들다” 며 “당국이 충분한 사전검토 없이 졸속으로 단지를 조성하고, 사후관리 미비로 농민들만 피해를 보고 있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이에 대해 여주군 관계자는 “PC온실의 노후화로 시설 개보수를해야 하지만 책정된 예산이 없어 어려운 실정”이라며 “설치농가들이농협 등에서 융자를 받아 직접 교체할 것”을 권유하고 있다. 그러나 이씨는 “정부는 벤처, 유망 중소기업 등에는 적극 지원을해주면서, 농업 관련분야의 지원은 인색하다”며 “당국이 실효성 없는 온실을 설치해 놓고 농가부채에 시달리고 있는 농민에게 또다시 빚 을 얻어 농사를 짓게 하는 것은 농업을 포기하라는 것”이라며 당국을강력 비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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