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농어민신문 이우정 기자] 

지난 18일 윤석열 대통령의 ‘대파 한 단 875원 합리적인 가격’이라는 발언을 시작으로 전국이 대파 얘기로 떠들썩하다. 일각에서는 대파 총선이라고 말하기도 할 정도로 대파 대전이 이어지고 있다. 이에 총선 주요 이슈가 농산물이 되기는 했지만, 그 기저에 농민이 없다는 점은 참 씁쓸하다.

‘합리적이다’ 어떠한 이론이나 이치에 합당한 것을 의미하는 말이다. 윤 대통령이 어떤 이치와 합당함을 가지고 대파 875원을 합리적이라고 표현했는지는 모르겠지만 그 속에 ‘농민’이 들어가 있지 않은 것은 누구나 쉬이 알 수 있다.

경제불황과 물가 상승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이상기후에 따른 공급량 부족으로 농산물 가격이 상승하는 자연스러운 이치 속에서 농가는 언제나 그랬듯 ‘금’이라는 수식언이 붙은 말 등으로 물가 상승의 주적으로 몰리고 있다.

정부는 날이 갈수록 심각해지는 이상기후와 인건비 상승, 농자재값 상승 등 생산비 증가로 피해를 입은 농가에 대한 합리적인 대안은 없이 가격 낮추기에만 혈안이다. 농산물은 국민들의 식탁에서 ‘금’보다 가치 있는 역할을 하고 있지만 늘 그랬듯 수입을 늘리고 관세를 줄이는 등 농산물이 ‘금’이 되지 않기를 바라고 있다. 물론 소비자 물가 안정도 중요하다. 하지만 농가는 고려하지 않는 정부의 이러한 행보는 합리적이지 않다. 미래 식량안보를 고려 했을 때 당장 농축산물 가격 안정을 위한 자금 투입보다는 농축산물 생산 및 수급 안정을 위한 방안과 자금이 투입되어야 하는 것이 합리적이라고 본다. 이러한 상황에 한 나라의 대통령이 생산비 절반도 안 되는 대파 한 단 875원이 ‘합리적’이라고 말하는 것은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다.

농업을 미래산업이라고 전망이 좋다고 말하지만 농업인들은 미래가 없다고 이야기하며 자식들에게 농업을 시키길 꺼리는 것이 현실이다. 농업·농촌을 지키며 공익적 가치를 생산하고 국민의 생명을 지키고 있지만 ‘합리적’인 대우는 받지 못하고 있는 것이 농가의 현실이다.

때문에 대파 한 단 875원 ‘합리적’이라는 말이 더욱 비수처럼 꽂힌다.

농가도 합리적이고 싶다. 농가는 그 역할과 가치에 맞는 합리적 대우를 받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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