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농어민신문 구자룡 기자] 

남해축협 직원들이 남해읍 거리에서 조합장의 사퇴와 농협중앙회의 각성을 촉구하는 내용의 피켓을 세워두고 탄원서 서명을 받고 있다.
남해축협 직원들이 남해읍 거리에서 조합장의 사퇴와 농협중앙회의 각성을 촉구하는 내용의 피켓을 세워두고 탄원서 서명을 받고 있다.

노동부 조사·수사 진행 중
직원대책위 탄원서·서명운동
경남지역 여성단체도 합류

“상습적인 성희롱, 성추행, 폭언, 폭행, 직장 ‘갑질’을 하는 남해축협 조합장을 당장 구속 수사로 엄벌에 처하고, 조합장을 즉시 파면시킬 것을 강력하게 촉구합니다.”

‘남해축협 갑질 조합장 구속과 퇴출을 위한 직원 대책위원회’(위원장 이광호)는 이와 같은 내용으로 시작하는 탄원서를 작성해 3월 12일부터 남해읍 거리 등에서 서명을 받고 있다.

대책위는 이 탄원서와 성명서 등을 통해 “남해축협 조합장의 폭언과 폭행, 갑질과 관련해 피해 직원이 작년 말 노동부에 진정을 낸 결과 ‘갑질’로 인정됐다”고 알렸다.

또한 “상습적으로 조합장에게 폭행과 폭언을 당한 직원과 성희롱·성추행을 당한 직원들이 사법당국에 고소하고 노동부에 진정을 접수함에 따라 조사와 수사가 진행되고 있다”고 전했다.

대책위는 “직장 갑질, 괴롭힘, 성희롱, 성추행, 폭행, 폭언, 부당노동행위, 부당징계, 부당해고, 노동착취 등 남해축협에서 일어나는 일은 소왕국의 왕이 된 조합장이 농축협에서 저지를 수 있는 비리와 불법행위의 ‘끝판왕’을 보여준다”며 “사적업무 동원 사례도 넘친다”고 성토했다.

특히 “수시로 여직원들에게 성 취향을 묻고, 음담패설 등 민망을 넘어 혐오스런 말들로 모욕하고 비하했다”면서 “피해 여성들에게 회유를 시도하고, 사건이 언론에 보도되자 오리발을 내밀고 있어 추가 2차 피해를 막기 위해서라도 구속 수사가 절실하다”라고 강조했다.

대책위는 “남해축협 조합장의 변태적이고 비상식적 직장 갑질로 농협 직원들은 신변을 위협받고, 남해축협과 농민조합원의 명예가 심각하게 훼손되고 있다”면서 사법당국의 철저한 수사, 농협중앙회의 특별감사, 노동부의 특별근로감독 실시 등을 촉구했다.

남해군여성농민회도 15일 성명서를 통해 “승용차 안에서 여직원 어깨를 주무르거나 손을 잡는 등 신체접촉을 일삼고, 조합장실에서 여직원 어깨를 쓰다듬은 것은 물론, 입술을 깨물어 버리겠다는 등의 성적 발언을 한 것과 관련해 남해축협 직원들이 구속수사와 파면을 요구한다”며 “조합장을 규탄하고, 상처받았을 여직원들에게 위로의 마음을 전한다”라고 밝혔다. 경남여성연대·경남여성단체연합도 19일 보도자료와 21일 기자회견으로 규탄의 목소리를 높였다.

남해축협 대의원들은 조합장 해임안 처리를 위한 조합원 총회 개최를 요구하고 나섰다. 강미연 남해축협 대의원은 “폭언, 폭행, 성희롱, 성추행, 직장 내 괴롭힘으로 조합의 명예를 실추시키고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조합장에 대한 해임안 처리를 목적으로 대의원 22명의 동의서를 받아 지난 18일 조합에 제출했다”고 전했다. 그는 “작년 금융사고에 이어 올해 낯 뜨거운 조합장의 추문이 알려져 남해축협 이름에 먹칠을 하고 있지만, 조합은 살아야 하고, 일할 직원은 있어야 한다”면서 “사퇴하지 않는다면 조합원들의 손으로 해임시켜야 한다”고 피력했다.

남해=구자룡 기자 kucr@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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