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농어민신문 구자룡 기자] 

경남도의회 농해양수산위원회 안으로 제출된 ‘잦은 강우와 일조량 부족에 따른 농작물 피해 대책 마련 촉구 대정부 건의안’에 대해 백수명 부위원장이 제안 설명을 하고 있다.
경남도의회 농해양수산위원회 안으로 제출된 ‘잦은 강우와 일조량 부족에 따른 농작물 피해 대책 마련 촉구 대정부 건의안’에 대해 백수명 부위원장이 제안 설명을 하고 있다.

경남도의회가 잦은 강우와 일조량 부족에 따른 농작물 피해 대책 마련을 정부에 촉구했다.

경남도의회 농해양수산위원회(위원장 김현철)는 지난 7일 ‘잦은 강우와 일조량 부족에 따른 농작물 피해 대책 마련 촉구 대정부 건의안’을 심사해 통과시켰다. 농해양수산위원회가 제안한 이 건의안은 14일 도의회 본회의 의결을 거쳐 중앙정부와 국회와 정당대표 등에게 보내진다.
 

최근 10년 새 일조시간 최저잦은 비·흐린 날씨에 함안·창원 수박 생산량 감소 

백수명 농해양수산위원회 부위원장의 이날 제안 설명에 따르면 농촌진흥청의 일조량 조사결과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2월 20일까지 우리나라 총 일조시간은 389.9시간에 불과했다. 이는 평년 459.2시간의 84.9% 수준이다. 2013년 이후 10년간 같은 기간 측정된 일조시간 가운데서도 가장 적은데, 400시간을 넘지 못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일조시간이 가장 많았던 2021∼2022년 518.5시간에 비해서는 128.6시간이나 적은데, 한 달 일조시간과 맞먹는다.

특히 경남지역에는 2014년부터 2023년까지 10년간 1월부터 2월까지 평균 일조시간이 416시간이었지만, 올해 같은 기간은 319시간에 불과했다. 10년 평균 대비 97시간(23.3%)이 부족하다. 10년간 평균 일조시간이 가장 적었던 2020년과 비교해도 67시간 적은 82.6% 수준이다.

일조량이 부족한 상태가 지속되자 전국 곳곳에서 수박, 딸기, 멜론 등의 시설농작물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함안군과 창원시에서 전국 겨울 수박의 70% 이상을 생산하는데, 올 겨울 잦은 비와 흐린 날씨 탓에 생육부진, 수정불량 피해를 입은 수박농가가 속출하면서 전년 대비 40% 이상 생산량이 감소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이미 파악된 피해액만 20억원에 달한다. 함안군의 경우 지난달 강수일이 14일, 강수량이 125.6mm이었다. 10mm이상 강수량을 기록한 날이 4일 이상이다. 이 시기 역대 최대 강수량과 강수일이다.
 

일조량 부족, 농업재해 해당되지만 재해보험 대상 아냐피해조사·지원금 촉구

백수명 부위원장은 “‘일조량 부족’은 ‘농업재해대책법’ 제2조 제2호에 따른 ‘농업재해’에 해당된다”고 상기시켰다. 그러나 “현재 농작물재해보험(원예시설) 약관에는 시설재배 농작물의 경우 구조체 등 시설물에 직접적 피해가 발생했거나, 자연재해로서 작물피해율이 70% 이상 발생해 시설물 내 전체 작물의 재배를 포기하는 경우 등으로 제한하고 있기 때문에 일조량 부족에 따른 작물 피해 등은 농작물재해보험 보상 대상에 포함되기 어려운 실정이다”고 토로했다.

이에 경상남도의회는 “이상기후 등으로 농업재해 위험이 다변화되고 커질 것을 대비해 농가에 실질적인 도움이 되도록 농작물재해보험에서 보상하는 손해 범위를 확대하고, 일조량 부족에 따른 농작물의 피해조사를 실시하여 재난지원금 지급 등 지원 대책을 마련하라”고 촉구했다.

김현철 농해양수산위원장은 “이상고온 초여름 더위, 때 이른 열대야와 폭염, 늦가을 고온, 2월 이상저온과 강추위, 가을철 이른 추위, 초겨울 강한 한파, 이상강수 장맛비와 8월 집중호우 등 이상기후가 1년 내내 계속 이어졌다”면서 “예측 못한 병충해 발생과 농작물 생산량 감소는 농업인에게 직간접적으로 큰 피해를 입히는 만큼, 정부의 대책 마련이 절실하다”라고 피력했다.
 

경남도의회 농해양수산위원회 조영제 의원이 김인수 경남도 농정국장, 곽세훈 함안군의회 의장, 조만제 함안군의회 부의장 등과 함께 함안수박 피해상황을 점검하고 있다.
경남도의회 농해양수산위원회 조영제 의원이 김인수 경남도 농정국장, 곽세훈 함안군의회 의장, 조만제 함안군의회 부의장 등과 함께 함안수박 피해상황을 점검하고 있다.

한편 경남도의회 농해양수산위원회는 잦은 강우와 일조량 부족으로 피해를 입은 함안군 대산면과 창원시 대산면 일대의 수박 농가를 지난 11일 방문해 피해상황을 점검하고, 경남도 농정국과 농업기술원에 다각적인 지원책 마련을 촉구했다.

창원=구자룡 기자 kucr@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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