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년 경력’ 보은의 유병구 씨
300평 당 수확량 6톤 달해

[한국농어민신문 이평진 기자] 

올해로 사과 농사 경력 28년의 유병구씨. 그는 특별한 과수원을 조성해 놓고 있다. 팔메트 수형이 그것이다. 이 수형은 다축과 함께 평면 수형의 한 형태로 꼽힌다. 다축은 국내서 시도하는 농가가 꽤 된다. 국내 처음 시도한 게 7년 전 쯤이고 이제는 대세라 할 정도로 인기가 많다. 경북지역을 필두로 신규과원을 다축으로 조성하는 농가가 많다. 그러나 팔메트 수형은 손에 꼽을 만큼 드물다.

충북 보은군 유병구씨 과원은 올해 6년째 들어선다. 보은지역 선도농가 몇몇과 함께 뉴질랜드 견학을 간 게 계기가 됐다. 거기서 수형을 보고 ‘하면 되겠다’ 싶어 선뜻 시도했다고 한다. 수형에 관한 자료나 기술전수 받은 것도 없이 스스로 수형을 만들었다고 한다.

팔메트 수형은 형태가 다축과 정반대라고 보면 된다. 다축은 주간을 옆으로 누이고 주지를 수직으로 올린다. 그러나 팔메트는 주간을 수직으로 세운 다음 주지를 옆으로 받는 것이다. 사람 몸에 비유하면 옆으로 뻗은 팔이 다리 아래부터 머리 끝까지 여러 개 있다고 보면 맞다. 주지는 보통 7단에서 8단까지 받는데 유인줄에 묶어서 고정을 시킨다. 이때 주지간 거리는 50cm 정도가 된다.

팔메트 수형은 여러 가지 장점이 있다고 한다. 우선 보통의 사과수형보다 생산량이 많다고 한다. 유씨의 경우 작년에 주당 콘티상자 한 짝을 땄다. 냉해나 탄저병 없이 정상 수확을 하면 평균 두 짝 수확이 가능하다고 한다. 이를 300평 면적으로 환산하면 6톤 가량 된다.

일손도 크게 절감된다. 수형이 단순하다보니 적화와 적과, 수확까지 모든 작업이 편하다고 한다. 또 수간이 단순해 방제효율도 높다고 한다. 단순한 수간은 사과품질을 높이는 데도 큰 도움이 된다. 햇빛이 잘들어 색이 잘나고 당도가 높게 나오기 때문이다.

물론 유씨는 시행착오를 많이 겪었다. 본받을 만한 표본이 없었고 재배메뉴얼도 없던 탓이다. 팔메트 수형의 핵심은 맨 하단부터 최상단까지 주지 세력이 일정해야 한다고 한다. 그러나 유씨는 묘목을 심은 그 해 맨하단에 주지를 받아 기부가 지나치게 강해졌다고 한다. 그러다보니 5단 위쪽으로는 주지가 약해 충분히 뻗지를 못한 상태다. “아래가 강하면 상단 주지 세력이 약해 공간을 다 채우지 못합니다. 묘목을 심고 다음 해에 주지를 최소 4단까지는 받을 수 있도록 모양을 잡는 게 중요한 것 같습니다.”

그는 내년쯤이면 최상단인 7단까지 주지를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보은=이평진 기자 leepj@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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