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준석 한국해양교통안전공단 이사장

[한국농어민신문 김관태 기자] 

한국어선협회로 출발해 올해 45주년을 맞이한 한국해양교통안전공단이 바닷길 안전을 책임지는 기관으로 거듭나고 있다. 선박검사 선진화에서부터 안전한 조업 기반 마련, 빅데이터에 기반한 해양교통안전 서비스 제공 등 공단의 역할과 기능을 업그레이드하고 공공성 강화를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것이다. 김준석 공단 이사장은 지난 5일 기자들과 만나 “공단이 바닷길 안전의 패러다임을 바꿔 나가겠다”며 올해 공단이 추진할 주요 사업계획을 밝혔다. 
 

어업인 생명·안전 지키는 일, 선박검사 만으론 한계안전·보건체계 정착 뒷받침

김준석 한국해양교통안전공단 이사장.
김준석 한국해양교통안전공단 이사장.

우선 김 이사장은 현재 ‘산업안전보건법’에 포함된 어선원 안전·보건 업무가 ‘어선안전조업법’으로 이관(2025년 1월 시행)됨에 따라 안전·보건 관련 재해기준이나 위험성 평가기준 등 제도적 기반이 마련돼야 한다고 설명했다.  

“해수부 수산정책 실장으로 있을 때 노사정 협상을 하며 여러 반대에도 법안까지 만들어 놓고 퇴직을 했어요. 이제 5명 이상 상시 고용하는 어선은 고용노동부 소관이 아니라 해수부 소관이 된 것이죠. 그런데 정부가 모든 걸 다 할 순 없어요. 현장에서 법 집행을 하려면 전문적으로 서포트 해주는 기관이 필요한데 공단이 역할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동안 공단의 주요 업무가 선박 중심의 안전 관리였다면, 앞으로는 어선원 등 어업인 안전·보건 체계를 점검한는 일까지 공단의 기능과 역할을 확장시킬 준비를 하는 것이다.

그는 “바다에서 선박 사고로 돌아가신 분들을 보면 사실 선박을 불법 개조하거나 기상이 악화해서 그런 것이 아니라 30~40% 정도가 양망기에 끼거나 안전 관리가 소홀해 인명 피해가 발생하고 있어요. 선박 검사만으론 어업인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는데 한계가 있죠. 어선원이 스스로 안전 관리를 할 수 있는 체계를 갖추는 것이 중요한데 현장에 이런 체계가 잘 정착하도록 지원하는 역할이 필요합니다.”라고 강조했다.

 

2톤 미만 어선도 원격검사국가어항 내 검사장 확충·해양교통정보 맞춤형 제공

해양교통안전정보시스템(MTIS) 모바일 앱 첫 화면(왼쪽)과 해상교통 혼잡 정보를 안내하는 화면. 
해양교통안전정보시스템(MTIS) 모바일 앱 첫 화면(왼쪽)과 해상교통 혼잡 정보를 안내하는 화면. 

기존 선박 검사 관련 업무도 어업인 편의성을 높이며 서비스를 개선해 나가고 있다. 카카오톡과 협업해 △선박검사 일정 안내 및 전자증서 조회 △연안여객선 운항정보 △지역별 해양교통정보 등을 대화 형식의 스마트 챗봇(해수호봇)으로 확인할 수 있게 했고, 선박 검사에 따른 시간적·경제적 손실을 줄이기 위해 2톤 미만 어선까지 원격검사를 확대했다. 국가어항 내 어선검사장도 계속 확충할 계획이다. 

김 이사장은 “섬 지역에서 나오기 어려우신 분들을 위해 2톤 미만의 단순 검사는 원격검사를 확대하고 있고, 엔진이나 기자재 위주에서 감속기 등으로 원격검사 대상도 늘릴 예정”이라며 “카카오톡 서비스와 연계해 당일 검사를 완료하고 그자리에서 검사증까지 발급할 수 있는 체계도 만들고 있다”고 설명했다. 

공단은 해양교통안전 정보도 수요자 맞춤형으로 서비스를 고도화하고 있다. ‘해양교통안전정보시스템(MTIS)’의 경우 △선박관리 △여객선 교통정보 △해양사고현황 등의 정보를 제공하고 있는데, MTIS 월 평균 이용횟수가 2023년 1분기 3937회에서 4분기 8만4237회로 급증했다. 여기에 접속하면 선박소유자의 검사·사고이력부터 해상교통 혼잡도, 여객선 운항정보까지 다양한 정보를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다. 

김준석 이사장은 “올해 1분기는 아직 집계가 안됐는데 접속자 수가 더 많이 늘어났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특수한 사이트임에도 많은 사람들이 활용을 하고 있는 것”이라며 “또한 여객선 교통정보는 네이버와 협력해 길찾기 서비스로도 이용이 가능하도록 추진 중”이라고 설명했다. 

김 이사장은 공단이 바닷길을 책임지는 기관으로서 그 역할을 계속 확장해 나갈 계획. 그는 “현재 정부가 국가 해상교통망 구축을 준비 중에 있다”며 “바다에 있는 도로라고 생각하면 되는데, 중장기적으론 공단이 해상 교통량과 같은 정보를 취합하고 물리적으로 관리하는 부분까지 역할을 확대해 나가도록 준비해 나가겠다”라고 말했다. 

김관태 기자 kimkt@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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