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농어민신문 김영민 기자] 

민간 보유 재고 많고
대형마트 저가미 판매 나서
총선 전 추가대책 없으면
지금보다 더 떨어질 수도

통계상으로 산지 쌀값이 안정세를 찾아가는 형국이지만, 현장에선 4월 국회의원 선거 전에 추가대책이 없을 경우 현재보다 쌀값이 낮아질 것을 우려하고 있다.

통계청의 2월 25일 산지 쌀값은 20kg 정곡 기준 4만8417원으로 전회 조사에 비해 42원인 0.1%가 올랐다. 이로써 통계청 산지 쌀값은 지난해 수확기 이후 14회차 만에 내리막을 멈췄다. 수치로만 보면 쌀값이 안정세를 찾아가고 있는 형국이다.

현장에서는 지금의 상황을 두고 앞으로 반등은 힘들 것이며 현재 쌀값보다 더 낮아질 것이라는 부정론이 나오고 있다. 부정론의 근거는 아직 민간이 보유하고 있는 재고가 많은 상황에다 3월부터 대형할인마트에서 할인행사를 진행하면서 저가미가 시중에 많이 나오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농협경제지주에 따르면 1월말 기준 농협의 벼(조곡) 재고는 118만6000톤으로 전년 같은 기간에 비해 22만8000톤이 더 남아 있다. 이는 농협의 재고물량만을 따진 것으로 일반 도정공장이나 RPC(미곡종합처리장)의 물량까지 포함하면 더 많은 재고가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여기에 최근 대형할인마트들이 할인행사에 돌입하면서 적지 않은 저가미가 판매되고 있다. 실제로 홈플러스는 최근 10kg 쌀을 2만2900원에 판매하는 할인행사를 하고 있다. 20kg로 환산하면 4만5800원이다. 홈플러스의 판매가격을 감안하면 20kg 쌀 납품가격은 4만1000~4만2000원대로 예상할 수 있다. 통계청이 조사한 쌀값과는 차이가 크다.

A 농협 통합RPC 대표는 “정부는 올해 수급을 안정적이라고 하는데, 농협의 전산 재고를 보면 1월말 기준 작년보다 22만8000톤이 더 많다. 이 상황을 어떻게 봐야 하는지 모르겠다”며 “20만톤 정도면 폭등과 폭락을 오갈 수 있는 물량이다. 정부와 현장의 재고 수준의 차이가 커 올해는 도저히 감을 잡을 수가 없다”고 말했다. B 농협 통합RPC 대표는 “정부의 예상대로 수급이 맞다고 하면 쌀값이 안 오르는 이유를 모르겠다. 지금 볏값은 어느 정도 안정적으로 가고 있는데 쌀값은 안 오른다”며 “작년의 학습효과로 인해 조바심이 작용하는 것 같다”고 현 상황을 진단했다.

이러한 상황을 종합적으로 판단하면 앞으로 쌀값이 오를 것이라는 기대보다는 보합세를 유지할 가능성이 커 보인다. 따라서 향후 쌀값이 반등하기 위해선 정부의 추가대책이 필요하다는 것이 중론이다.

C 농협 통합RPC 대표는 “볏값은 지금 보합 수준이다. 이것이 쌀값으로 반영이 되는 것인지는 조금 더 봐야 할 것 같지만, 재고가 많은 탓에 쌀값은 앞으로 조금 더 낮아질 것으로 보인다”며 “정부의 5만톤 추가 해외 식량원조 대책의 효과가 아직은 미미한 것 같다. 따라서 총선 전에 추가대책이 나올 것이냐에 따라 쌀값에도 변화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영민 기자 kimym@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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