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농촌경제연구원 김용렬 선임연구위원

[한국농어민신문] 

농촌문제 해결은 우리나라 미래와 연결
투자·지원 강화하고 고령화 적극 대응
지역 공동체 활성화·주민 참여 촉진을

한국의 농촌 지역은 인구 감소와 고령화, 경제적 침체 등으로 인해 심각한 소멸 위기에 직면해 있다. 이는 단순히 인구의 감소를 넘어서, 지역사회의 공동체 기능과 경제적 활력의 상실로 이어지고 있다. 농촌의 인구 변화는 우리나라의 10년 후의 모습을 미리 보여주기 때문에 이에 대한 대응은 우리나라 미래를 위해서도 매우 중요하다.

통계청 인구총조사의 장래인구추계 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2025년 고령인구 비율이 20%를 넘는 초고령 사회에 진입하고, 2030년 고령인구 비율은 25.3%까지 증가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농촌의 고령화는 어떨까?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의 ‘농업전망’에 따르면, 농촌의 고령화율은 2020년 23.0%, 2022년 25.0%(면 지역 32.4%)로 이미 초고령사회로 진입했다. 농촌의 인구 고령화는 우리나라 인구 고령화의 모습을 8년 이후를 보여주고 있고, 면지역의 고령화는 10년이나 15년 이후의 모습이다. 지역소멸의 위기를 맞고 있는 지방 소도시의 10년 후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고 할 수 있다.

농촌소멸의 주된 원인은 저출산과 고령화이다. 청년층의 도시 이주는 농촌 지역의 인구 감소를 가속화시키고, 남아있는 고령 인구는 지역 경제 및 사회 활동을 제한하고 있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의 '농업전망 2023'에 따르면, 2020년에 약 976만 명이었던 농촌(읍·면) 인구는 2030년에는 943만 명, 2040년에는 900만 명, 2050년에는 845만 명으로 감소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농촌 지역의 인구 감소는 농촌 경제와 사회 구조에 깊은 영향을 미치며, 지역 공동체의 기능과 활력을 약화시키게 될 것이다.

이러한 수치들은 농촌 지역의 사회적·경제적 변화를 이해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인구 감소와 고령화는 농촌 지역의 경제 활동 감소, 서비스 및 인프라의 축소, 사회적 고립과 같은 문제들을 야기할 수 있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에 따르면 인구 감소에 따라 서비스 수요가 감소하고 농촌 중심지에서 서비스를 제공하는 시설들이 폐업·휴업하면서, 주민들이 생활 서비스 이용에 불편을 겪는 지역이 증가하고 있다고 한다. 면 지역 인구가 3천 명 이하로 줄어들면 병원이 사라지기 시작한다. 인구 2000명 이하로 줄면 식당, 세탁소, 이·미용실 등이 폐업하기 시작한다고 한다. 이러한 통계적 근거들은 농촌 지역의 지속 가능한 발전뿐만 아니라 지방소도시와 대도시 인구과소화 지역에 대한 미래 대응에 대한 귀중한 증거가 될 것이다.

농촌 지역의 인구 변화는 고르지 않은데 수도권 및 대도시 인근 농촌의 인구는 늘어나는 반면, 비수도권 군 지역에서는 인구 감소가 두드러질 전망이다. 특히, 면 지역의 인구 절벽이 우려되는 상황이다. 농촌 인구의 고령화보다 더 빠르게 고령화되고 있는 농가의 경우 2022년 고령화율이 49.8%에 이르렀다고 하니 놀라지 않을 수 없다.

이러한 통계들은 한국 농촌 지역의 현재 상황을 반영하며, 우리나라 미래의 모습을 담고 있다. 따라서, 농촌의 문제 해결이 우리나라 미래 문제 해결책과 연결돼 있다고 할 수 있다. 그래서 농촌 인구 문제를 소홀히 다룰 수 없는 것이다. 농촌 지역의 지속 가능한 발전과 재생을 위한 노력이 중요한 이유이다. 인구 감소와 고령화 문제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정부와 지역 사회의 협력, 청년층 유입 촉진, 그리고 농업 및 농촌 경제의 다각화와 현대화가 필요하다.

이러한 문제에 대응하기 위해서 많은 제안들이 있었다. 첫째, 농촌 지역에 대한 투자와 지원을 강화해야 한다는 점이다. 인프라 개선, 공공서비스 확충, 농업 및 농촌 경제의 다각화를 통해 농촌 지역의 매력을 높이고 청년층의 유입을 촉진할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둘째, 농촌 지역의 고령화 문제에 대응하기 위한 정책을 적극 마련해야 한다. 의료, 복지, 주거 등의 고령화 대응 인프라 구축은 농촌 지역의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 데 기여할 것이기 때문이다. 셋째, 농촌 지역의 혁신과 기술 발전을 촉진해야 한다. 스마트 빌리지, 스마트 농업, 농촌관광, 신재생 에너지 등 새로운 산업 분야의 농촌 적용은 농촌 지역의 경제적 활력을 되찾는 데 중요하기 때문이다. 마지막으로, 지역 공동체의 활성화와 주민 참여를 촉진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주민들이 주도적으로 참여하는 프로젝트와 공동체 활동은 농촌 지역의 사회적, 문화적 가치를 높이는 데 기여할 것이다. 그리고 지역 특성에 맞는 사업을 통해 지속성을 확보하고, 지역주민의 참여를 높임으로써 실효성과 전통성도 함께 확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렇듯 한국의 농촌 지역 소멸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노력은 농촌 지역 살리기와 같은 단일한 주제가 아니다. 고령화와 인구 과소화가 예상되는 지방 소도시와 한국의 미래 문제를 선제적으로 대응하는 것이다. 그래서 농촌에 대한 투자와 관심을 소홀히 해서는 안된다. 농촌을 의도적으로 배제하고자 하는 ‘도시’와 ‘비도시’로 나누어 접근하는 것과 같은 근시안적이고 도시 중심적 사고를 철저히 경계해야 한다. 농촌의 재생과 활력 회복이 우리나라 전체의 미래 성장력 회복과 직결돼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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