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중평균’ 적용해야 하는 이유

[한국농어민신문 김경욱 기자] 

도매시장에서 월요일부터 목요일까지 돼지 경락가가 5000원이고 금요일만 4000원이었다면 주간 평균 시세는 5일 가격을 합친 2만4000원에서 나누기 5를 해 4800원이 돼야 할까. 얼핏 보면 맞는 답처럼 보이지만 ‘돼지 주간 평균 시세’를 정함에 있어선 옳지 않은 방식이라고 한돈업계가 주장하고 있다. 각 요일 시세의 중심축이 되는 경매 두수를 반영하지 못했고, 특히 금요일 두수가 현격히 줄어들기 때문이다. 
 

‘토요일 유통 공백’에 금요일 경매두수·시세 하락5일 평균치 적용, 농가에 불리

겨우내 저돈가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평균 주간 돈가를 갉아먹는 금요일 시세를 주간 평균에서 격리해 농가 수취가를 조금이라도 높여야 한다는 분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이렇게 되면 농가엔 1년에 1000만원 이상의 추가 수익이 발생할 수 있을 것으로 분석된다.

한돈업계에 따르면 양돈 농가와 육가공업체의 생돈 거래 계약은 주로 도매시장의 주간 평균 시세로 거래가를 정한다. 이와 관련 한돈업계에선 ‘주간 평균 시세’를 정하는 과정에서의 ‘단순평균’과 ‘가중평균’ 차이를 비교하며, 기존 주 관행처럼 이뤄지고 있는 단순평균이 아닌 가중평균을 적용해야 한다며 이를 본격적으로 알리고 있다. 한마디로 매매인이나 매참인 모두 관심이 없어 경매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금요일 시세를 가중평균을 통해 그 비중을 대폭 낮춰야 한다는 것으로 가중평균엔 5일간의 도매시장 일별 출하 돼지 두수와 체중, 낙찰가 등이 모두 반영된 평균값이다.

돼지 기준 가격은 8개 도매시장의 평균 가격으로 산정한다. 양돈의 경우 도매시장 출하 비중이 5%가 채 안 되지만, 도매시장에서 이뤄지는 경락가가 주 판로인 양돈 농가와 육가공업체·상인 간의 기준가가 된다. 문제는 다수 거래가 5일 평균 가격을 거래 기준 가격으로 삼는다는 것인데 대체로 농가와 업체 간 기준 가격은 월~금의 시세를 더해 5를 나누는 단순평균 방식을 취한다. 하지만 이는 양돈 농가에 상당히 불리하다. 
 

실례로 주중에 휴일이 없는 2월의 유일한 주간이자 삼겹살데이와 학교 개학 등으로 인한 급식 계약을 앞둬 중요한 시점이었던 2월 넷째 주(19~23일) 경락가와 경매 두수가 이를 여실히 보여준다. 2월 넷째 주 월요일(19일) 경매 두수는 2377두에 경락가는 4246원(kg)이었다. 이는 목요일까지 비슷한 흐름을 보였다. 화요일(20일)은 2091두에 4259원, 수요일(21일)은 2143두에 4355원, 목요일(22일)은 2138두에 4266원이었다. 하지만 금요일이었던 23일 경매 두수는 344두에 그쳤고 지육 시세 역시 3975원에 불과했다. 이를 단순 평균해 5로 나누면 2월 넷째 주 평균 시세는 4220원이지만, 가중평균을 적용할 경우 4269원이 된다. 주간에 휴일이 없던 최근 3주간 경매 두수와 경락가를 비교해도 2월 넷째 주보다는 차이가 줄었지만, 금요일 모두 두수와 경락가가 월~목보다 낮았다. 금요일 경매 두수와 시세가 모두 낮은 이유는 주 5일제 정착 후 토요일 유통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중도매인의 경매 참여 관심이 크게 줄어 가격이 낮게 형성됐고 이에 농가에서도 출하를 자제하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가중평균 적용시 농가 생돈 1kg당 34원 더 받아1년에 1000만원 추가 수익

한돈협회 정책유통팀이 지난해 1월부터 11월까지 48주간 가중평균과 단순평균 시세를 비교한 내용을 보면 가중평균이 높았던 주는 79%인 38주나 되며 평균 가격 차이는 42원이었다. 단순평균이 높았던 주는 19%인 9주에 불과했고 평균 차이는 14원이었다. 1주는 가중평균과 단순평균 가격이 같았다. 단순평균 가격이 높았던 주도 휴일이 끼었거나 아프리카돼지열병 발생 등의 요인으로 분석된다. 만약 지난해 1~11월 농가가 육가공업체와 가중평균으로 생돈 거래 시 단순평균보다 1kg당 34원을 더 받고 두당 3000원, 11개월로 치면 1000만원(국내 평균치=모돈 200두, MSY 18두, 출하체중 115kg, 지급율 76.7% 적용)의 추가 수익이 발생한다. 

이에 한돈협회에선 2월 말부터 가중평균가격이 적용되는 축산물품질평가원 가격 정보를 홈페이지와 농가 푸쉬앱 등을 통해 알리고 있다. 

정병일 한돈협회 정책유통팀장은 “경매 두수에서 현격한 차이를 보이는 금요일 시세는 주간 시세에서 그 비중만큼만 가격을 반영하는 게 합당하다. 이에 가중평균시세를 농가에 집중적으로 알리고 있다”며 “농가에서도 이를 참조해 합리적인 거래 관계가 형성되었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최대 양돈단지’ 홍성선 이미 시작‘500두 미만’ 경매 시 거래기준가서 제외도

국내 최대 양돈단지가 조성돼 있는 충남 홍성에선 이미 한 대형 육가공업체에서 월~목 시세를 적용해 농가와 거래를 하고 있다. 이를 내세우며 홍성 농가들은 타 업체와의 거래에서도 500두 미만으로 경매가 이뤄지는 날(주로 금요일)은 계약 시 주간평균시세에 적용하지 않는 쪽으로 업체와 방향을 잡고 있고 조만간 실현될 것으로 관측된다.

김영찬 한돈협회 홍성지부장은 “현재 농가들은 저돈가로 매우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다. 이제라도 계약 시 가중평균시세를 적용해 조금이나마 농가 수취가를 높여야 한다고 보고 있고, 이미 지역의 한 대형업체와 그렇게 거래를 하고 있어 이를 대대적으로 확대할 계획”이라며 “농가들은 금요일 시세를 가중 없이 반영할 시 계약을 하지 않겠다는 단호한 입장까지 보이며 현재 업체들과 500두 미만 거래가 이뤄지는 날은 계약 거래 기준가에서 제외하는 쪽으로 방향을 잡았고 조만간 그렇게 시행할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김경욱 기자 kimkw@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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