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우협회 총회서 ‘제11대 협회 회장단 선거’

[한국농어민신문 이진우 기자] 

제11대 전국한우협회 회장 선거에서 대의원 만장일치로 기립박수를 받으며 추대된 민경천 당선인(오른쪽)이 정윤섭 선거관리위원장으로부터 당선증을 받아들고 손을 번쩍 들어올리며 인사하고 있다.  
제11대 전국한우협회 회장 선거에서 대의원 만장일치로 기립박수를 받으며 추대된 민경천 당선인(오른쪽)이 정윤섭 선거관리위원장으로부터 당선증을 받아들고 손을 번쩍 들어올리며 인사하고 있다.  

2월 28일 천안 재능교육연수원에서 열린 전국한우협회 ‘2024년도 대의원 정기총회’에서 제11대 회장에 민경천 후보가 대의원 만장일치로 추대됐다. 협회의 단합이 강조된 선거로 평가된다.

또 2023년도 협회 사업감사 결과에서는 협회와 한우자조금사무국이 협의해 한우산업과 한우가격 안정을 위해 대승적인 결단을 내려달라는 주문이 제기돼 눈길을 끌었다.

한편, 총회에서 대의원들은 총 25억6000만원 가량의 2024년도 한우협회 예산안을 원안 통과시켰고, 한우산업 안정대책을 촉구하는 결의문을 채택해 정부에 전달키로 했다.  
 

찬반투표 아닌 기립박수로 추대“우리가 힘 실어줘야 할 시기”

제11대 회장 및 부회장, 감사 당선인들. 좌측부터 이성희 감사 당선인·임종선 감사 당선인 ·정윤섭 선거관리위원장·민경천 회장 당선인·한양수 부회장 당선인. 

2월 28일 열린 전국한우협회 대의원 정기총회에서 단연 주목을 끈 대목은 제11대 협회 회장단 선거였다. 제11대 전국한우협회 회장단에 민경천 회장 후보(전 광주·전남도지회장 및 한우자조금관리위원장)와 한양수 부회장(전북 정읍) 후보가, 감사에는 임종선(경기 광주)·이성희(경북 구미) 후보가 입후보 한 가운데 경쟁자 없이 진행되는 선거는 찬반투표로 당선 여부가 판가름 나는 상황이었다.

이에 따라 찬반을 묻는 선거가 진행될 경우 찬성파와 반대파로 협회가 나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었고, 특히 올해 최대 도축두수가 예상되면서 가뜩이나 한우가격 하락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협회가 찬반으로 나눠질 경우 대응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지적도 나왔었다.
 

찬반 투표 없이 제11대 회장단을 만장일치로 추대하자는 제안에 기립박수로 답하고 있는 전국한우협회 대의원들. 
찬반 투표 없이 제11대 회장단을 만장일치로 추대하자는 제안에 기립박수로 답하고 있는 전국한우협회 대의원들. 

이 같은 우려 속에 진행된 선거는 찬반투표가 아닌 만장일치 추대로 마무리 됐다. 민경천 후보에게 한우인의 힘을 실어 주자는 게 중론이었던 것으로 보인다. 선거가 시작되자 한 대의원이 “찬반을 물을 상항이 아니라 저희가 힘을 실어줘야 할 시기”라면서 “만장일치 박수로 추대를 하자”는 의견을 제시했고, 또 다른 대의원이 “정견도 이미 영상으로 들었으니 다시 들을 필요가 있겠느냐?”면서 “만장일치로 추대해 협회가 화합하는 모습을 대내외에 알리고, 합심하는 모습을 보이자”면서 만장일치 추대를 재차 제안했다. 이에 대의원들은 일제 기립박수로 민경천 후보를 제11대 전국한우협회 회장으로 추대했다.
 

민경천 당선인 “머리 숙여 현장 의견 경청한우인 목소리 정책 반영 최선”

제11대 전국한우협회장에 만장일치 추대로 당선된 민경천 당선인.
제11대 전국한우협회장에 만장일치 추대로 당선된 민경천 당선인.

당선소감을 밝히는 과정에서 눈시울을 붉히기도 한 민경천 당선인은 제11대 회장으로 추대된 후 “정말 어려울 때 저를 만장일치로 대의원 여러분께서 추대해주신 데 대해 다시 한 번 머리 숙여 감사드린다”면서 “생산자단체다운 협회를 만들겠다”고 약속했다.

민 당선인은 “여러 말들이 많은 것 같다. 그러나 제가 한 발 늦추고 또 머리 숙여 현장의 의견을 경청해 한우인의 목소리를 바탕으로 정책이 추진될 수 있도록 하겠다”면서 “도지회뿐만 아니라 시군지부에서도 요청이 있으면 회의에 참석해 의견을 듣고, 이를 중앙차원의 정책추진에 반영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며칠 전 이런 이야기를 했다. ‘제가 회장이 되면 농림축산식품부와 농협을 비롯해 한우와 연관되는 모든 기관·단체 찾아가서 서한을 전달하겠다’는 것이었다”면서 “우선 가격인하요인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떨어지지 않는 사료가격을 반드시 내리도록 강력하게 대응하겠다”고 강조하면서 정부에 대해서도 “김삼주 회장께서 못 다 이룬 사업들이 있는데 그 부분에 대해서 강력하게 대응하겠다”며 “머리를 깎는 삭발 집회도 불사하면서 모든 방안을 동원하겠다”며 강경한 입장을 밝혔다.
 

제10대 김삼주 회장, 협회 단합 강조“한우법 통과 역량 모아달라”

총회 인사말에서 한우농가와 협회 및 회원 간의 단합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는 제10대 김삼주 회장.
총회 인사말에서 한우농가와 협회 및 회원 간의 단합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는 제10대 김삼주 회장.

제10대 김삼주 회장도 “무엇보다 화합해서 이 어려운 상황을 이겨내야 된다”며 협회의 단합을 강조했다.

김 회장은 대의원 정기총회 인사말을 통해 “중앙집행부에서 어떤 안을 제안해 추진할 때 회원분들이 동조해서 함께하는 그런 모습이 보여줘야 된다”면서 “반대를 위한 반대가 지속적으로 이루어지고 선거로 인해서 편 가르기가 되고 하는 모습은 굉장히 보기 좋지 않다. 우리 내부뿐만 아니라 전체 한우산업을 바라보는 외부적인 시각도 굉장히 안타까워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제가 3년간 계속 해왔던 것이 바로 한우법 제정인데 이걸 통과시키기 위해서 많은 노력을 했지만 마무리를 다 못 지었다. 지금 법사위까지는 한우법이 가 있다”면서 “오늘 총회를 마지막으로 내일이면 저는 임기를 마치게 되는데, 차기 회장의 지도·지휘 아래 반드시 한우법이 꼭 통과될 수 있도록 역량을 모아 달라”고 대의원에게 요청했다.

송아지생산안정제에 대해서도 김삼주 회장은 “10년을 넘게 협의를 계속해 왔지만 굉장히 어려웠다. 다행히 실질적으로 송아지생산안정제가 시행될 수 있도록 협의가 마무리 단계에 와 있다”면서 “이런 부분 하나하나가 정책에 반영되어서 우리 한우농가들이 마음 놓고 한우를 사육할 수 있는 기반이 되어야 될 것”이라고 강조하면서 “11대 회장단 및 집행부에 힘을 실어 달라”고 재차 요청했다.
 

협회 추진 사업 홍보 강화·자조금과 관계 정립 요구도 나와

협회와 한우자조금 간의 관계 정립을 요구하는 감사결과를 내놓은 박완욱 전국한우협회 감사.

감사에서는 한우자조금과의 관계정립을 요구하는 지적사항이 나와 눈길을 끌었다.

박완욱 한우협회 감사는 2023년도 한우협회 감사를 통해 △협회 추진 정책 및 사업에 대한 도지회 및 시군지부 홍보 강화 △협회 OEM사료 자조금 예산 추경 반영 △한우자조금과의 관계 정립 등을 요구했다.

박 감사는 향후 개선요구사항으로 “협회가 추진하는 정책이나 사업계획 및 성과에 대해 지역에서 알지 못하는 부분이 많은 것으로 파악됐다”면서 “한우법과 같이 지역의 관심과 협조가 필요한 사항들을 포함해 협회가 추진 중인 정책과 사업들을 도지회 및 시군지부가 잘 알 수 있도록 홍보를 강화해 달라”고 요구했다.

또 지난 한우자조금대의원대회에서 전년대비 사업비가 감액된 협회 OEM사료 관련 사업비에 대해서는 “협회는 OEM사료 가격을 수차례 인하하는가 하면 중앙회에서 원재료 가격을 파악하고 농림축산식품부에 주기적인 건의를 통해 사료값 인하를 유도하는 한편, 사료회사를 견제하는 역할을 수행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면서 “이는 또 사료업체의 가격 인하를 견인함으로써 농가에게 생산비 절감 혜택을 주는, 전체적인 공익에 부합하는 사업”이라면서 삭감된 자조금 예산을 복원시킬 것을 주문했다.

그는 이어 “2024년도 한우자조금 예산 계획안을 보면 협회 위탁사업 예산이 상당히 축소됐는데 협회 사업예산 축소로 인해 시군지부와 도지부의 활동도 위축될 것으로 예상되며, 중앙회에도 악영향을 줄 것”이라면서 “한우산업이 어려운 가운데 협회와 자조금사무국이 단합해 한우산업과 한우가격 안정을 위해 대승적인 결단을 내려주고, 농가들이 거출한 재원이 효과적으로 사용되어 한우산업을 견인하는 역할을 하도록 노력해 달라”고 강조했다.

 


#25억원 규모 예산안 원안 통과
올해 사업 규모 25억6000만원…‘한우 먹는 날’ 등 34개 추진

정기총회에서 대의원들은 25억6000만원 규모의 2024년도 한우협회 사업계획안을 원안 통과시켰다. 이에 따르면 한우협회 회원이 내는 회비 8억1250만원(전년대비 2670만원 증가), 찬조회비와 위탁수수료 및 이월금 등을 합쳐 총 25억6034만원을 총수입으로 잡고, ‘대한민국 한우먹는 날’을 비롯해 총 34개 사업 등에 이를 투입키로 했다.

또 이날 대의원들은 “한우는 고유의 유전자원으로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문화유산이며 한국을 대표하는 먹거리이자 농업·농촌을 유지하는 근간이다. 따라서 국가는 한우산업을 민족산업이자 농촌을 살리는 기반산업, 국민의 식량자원으로 보호하고 육성해야 할 의무가 있다”면서 “그러나 지금 한우산업은 수급상황과 소비 위축 등으로 어려운 상황에 있으며, 한우를 기를수록 적자가 나는 상황이 발생하고 있다” 는 주장을 펼치면서 한우산업 안정대책 마련을 촉구하는 한편, 이를 위한 요구사항을 밝혔다.

이들은 ‘한우산업 안정대책 촉구 결의문’을 통해 △한우 가격안정을 위한 정부의 대대적인 소비촉진 예산 확대 △최소 생산비 보전을 위해 사료값 안정 특단의 대책 마련 △한우 경영안정을 위한 정부 정책예산 기한 연장 및 무이자 지원 △한우산업 안정을 위한 법 제정 및 안정제도 개선을 요구하면서 한우가격이 폭락할 경우 이에 대응해 ‘나부터 지자체, 지역 국회의원을 찾아가 대책을 촉구하고 필요시 전국 한우농가 투쟁에 적극 참여한다’는 결의를 다졌다. 

한편, 한양수 부회장 후보자를 비롯해 임종선·이성희 감사 후보자도 대의원 만장일치로 추대됐다. 회장단의 임기는 2024년 3월 1부터 2027년 2월 28일까지 3년간, 감사는 2026년 2월 28일 2년간이다. 
 

정기총회에 앞서 열린 전국한우협회 우수지부 시상식에서 수상한 11개 지부 지부장들.
정기총회에 앞서 열린 전국한우협회 우수지부 시상식에서 수상한 11개 지부 지부장들.

정기총회에 앞서 열린 전국한우협회 우수지부 시상식에서는 △경기 양평군지부 △강원 인제군지부 △충북 옥천군지부 △충남 천안시지부 △전북 부안군지부 △전남 해남군지부 △경북 김천시지부·영주시지부 △경남 의령군지부 △울산 북부지부 △제주 서귀포지부 등 11개 지부가 지부장을 중심으로 회원들이 일치단결해 산업과 농가의 권익보호 등 한우산업 발전에 기여한 공로로 우수지부상을 수상했다. 수상한 지부에는 조직 활성화비 50만원이 함께 전달됐다.

이진우 기자 leejw@agrinet.co.kr
 

한우산업 안정대책 촉구 결의문 전문
한우산업 안정 대책을 촉구하는 결의문을 채택하고 있는 전국한우협회 대의원들. 
한우산업 안정 대책을 촉구하는 결의문을 채택하고 있는 전국한우협회 대의원들. 

한우는 고유의 유전자원으로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문화유산이며, 한국을 대표하는 먹거리이자 농업·농촌을 유지하는 근간이다. 따라서 국가는 한우산업을 민족산업이자 농촌을 살리는 기반산업, 국민의 식량자원으로 보호하고 육성해야 할 의무가 있다. 

그러나 지금 한우산업은 수급상황, 소비 위축 등으로 어려운 상황에 있으며, 한우를 기를수록 적자가 나는 상황이 발생하고 있다. 

이에 우리 전국의 한우인들은 한우산업 안정대책 마련을 촉구하며 우리의 요구사항을 밝힌다.


- 우리의 요구 -

하나. 한우 가격안정을 위한 정부의 대대적인 소비촉진 예산을 확대하라!

하나. 최소 생산비 보전을 위해 사료값 안정 특단의 대책을 마련하라!

하나. 한우 경영안정을 위한 정부 정책예산 기한 연장 및 무이자 지원하라!

하나. 한우산업 안정을 위한 법 제정 및 안정 제도를 개선하라!

하나. 한우값 폭락에 대응해 나부터 지자체, 지역 국회의원을 찾아가 대책을 촉구하고 필요시 전국 한우농가 투쟁에 적극 참여한다!

2024년 2월 28일 
전국한우협회 회원 일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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